[PD저널=오학준 SBS PD] 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상식만천하 지심능기인). 얼굴 아는 사람은 세상 가득하지만 속마음을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김소영의 를 읽으며 영화 속 영지를 떠올렸다. 한문 학원 교사 영지(김새벽)는 은희(박지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먼저 물어보는 유일한 어른이다. 그는 안정적으로 보이던 세계가 조금씩 무너지던 1994년,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무심히 살아가는 어른들을 보며 고통스러워하던 은희를 살게 하는 버팀목이었다. 그가 남긴 작은 말들은, 은희가 부서진 파편에 발을 다치지
[PD저널=허항 MBC PD] 직업 탓일까, 성격 탓일까. 우울해지는 영화를 잘 안 보게 된다. 인생의 어두운 부분을 클로즈업했거나, 잔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를 보면 최소한 며칠 동안은 우울한 기분에 시달린다.생각이 너무 많고 잘 우울해지는 성격이, ‘예능PD’인 내 본업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까봐 늘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래서 일부러 즐거운 것 웃긴 것을 찾아보며 ‘인생은 즐거워 즐거워’ 주문을 걸곤 한다. 그렇다보니, 너무 보고 싶은데 못보고 있는 영화들이 쌓여 있다. 최근에는 가 그랬고, 지금은
[PD저널=이미나 기자] 몇 년 전부터 명절에 큰집에 가지 않았다. 차례 지내고, 밥 먹고 나면 해가 저물도록 딱히 할 것이 없는 무료한 시간이 아쉬웠다. 속내를 털어놓긴 애매하게 먼 '가족'들이 건네는 덕담 혹은 조언은 크게 와 닿지 않았고, 나의 시큰둥한 반응이 그들에게도 달갑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렇게 명절 연휴는 느지막이 일어나 집에서 뒹굴 거리며 밀린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책을 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지,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미혼남녀 셋 중 둘은 고향에 가지
▲EBS / 5일 오후 11시 45분“그의 음성엔 영혼이 담겨있고, 그 영혼은 모두의 가슴을 울렸다”흑인 소년 레이는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서 7살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인이다. 그러나 아들이 혼자의 힘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기를 원했던 어머니 아레사의 엄한 교육 덕분으로 세상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창문 밖 벌새의 날개짓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타고난 청각과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발판으로 흑인 장애인이 받아야만 했던 모든 편견을 물리치고 가수로서의 삶을 시작한 레이. 가스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