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재철 CBS PD]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철학자 칼 포퍼의 말이다. 삶의 문제는 매번 밀물처럼 새롭게 들이닥치고, 해결의 수고스러움은 또 썰물처럼 속절없이 빠져나간다. 힘겨운 해결 후에는 다음 문제가 대기 순번을 받아놓고 기다린다. 산다는 건, 이렇게 ‘문제’와 ‘해결’ 사이를 진자 운동하는 일이라는 해석, 수긍이 간다. 문제는 언제나 상황 속에서 발생한다. 어떤 상황은 선택과 책임을 요구한다. 특히 죽음, 생존, 투쟁, 죄악 등 실존이 피할 수 없는 극한의 국면은 철학 용어로 ‘한계상황’이라 한다. 과학은
[PD저널=박수선 기자] KBS , 넷플릭스 등 47개 작품이 제36회 한국PD대상 본심에 진출했다. 한국PD연합회는 지난 2월 20일부터 28일까지 TV·라디오·지역 부문 예심을 거쳐 본심 진출작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실험정신상 TV부문에는 KBS 창립 50주년 대기획 와 SBS , EBS 가 예심을 통과했다. 작품상 TV 시사·다큐 부분에선 KBS < 다큐인사이트> '이태원' 편과 EBS '교육격차'·
[PD저널=오학준 SBS PD] “하루면 될 줄 알았던 74일 파업의 시작이었다.” 싸움은 점이 아니다. 아무리 작은 싸움도 길이를 가진다. 싸움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 불안감에 함께 모이는 사람들, 싸움을 막기 위한 목소리와 끝내 터지고 마는 싸움의 순간들, 수습을 위해 애쓰는 이들과 조용히 잊히길 바라는 자들의 줄다리기, 스치듯 지나가는 카메라와 그 이후로 길게 이어지는 남은 자들의 삶이 저마다의 길이로 싸움의 시간 위에 줄지어 있다. 카메라는 싸움의 아주 짧은 순간을 발췌해 이곳에 싸움이 있다고 사람들을 향해 떠든다. 세상은
[PD저널=오학준 SBS PD] 피를 토하는 쥐 몇 마리가 계단 위에 나뒹굴고,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할 때가 되면 이미 도시는 거대한 수용소가 되어 있다. 원인도 모른 채, 대책도 없이 서서히 퍼지는 질병 앞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응한다. 누군가는 신을 찾고, 누군가는 타인을 저주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기약도 없이 해야 할 일을 한다.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로서 전쟁을 은유한다. 전쟁이란 끝 모를 안개 속에서 사람들은 방향을 쉽게 잃는다. 모든 것이 지나간 후의 우리는 어떤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았는지
[PD저널=오학준 SBS PD] 픽션은 개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오늘날 픽션의 문제다. 그리고 개연성은 9·11 테러 같은 사건을 본 사람들이 처음 떠올릴 단어는 아니다.(톰 울프) 해가 느리게 지고 달빛이 굴절 없이 비추던 시절엔 밋밋한 현실에 독을 부어 소설을 쓰곤 했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는 현실의 독이 너무 지독해서 물을 타지 않으면 소설이 되지 않는다. (이병주) 오늘날 논픽션이 인기를 얻는 장르가 되었다는 사실은, 세상이 더 이상 개연성 없는 충격적인 사건들의 연속체가 되었음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소설가가 공들여 개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284회 이달의 PD상 TV 지역 부문에 포항MBC에서 방송된 다큐 2부작이 선정되었다. 은 빅데이터를 통해 세계에서 독도를 어떻게 보는지를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한 작품이다.을 연출한 박찬열 PD는 “데이터 세상 안에서 독도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데이터 분야를 어떻게 활용해야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더 잘 지킬 수 있을지 제안했는데 상을 받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제작 이야기가 궁금해
[PD저널=박수선 기자] “암벽을 오르면서 등반 과정이 TBS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TBS 구성원들이 이 도전을 보며 함께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김한슬 TBS PD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TBS TV 에서 김동찬 촬영감독과 직접 암벽 등반에 도전했다. 김 PD가 등산학교에 입학해 5주 동안 북한산 백운대, 인수봉에 등반하는 과정은 앞서 TBS 유튜브 채널 ‘서울랄라’ 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연출을 맡은 김 PD가 직접 출연자로 나서게 된 건 현재 TBS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PD저널=박수선 기자] KBS ·, SBS 등 일곱 작품이 284회 이달의 PD상을 받는다. 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21일 출품작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TV 시사·다큐 부문에선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제작한 KBS (연출 이은규, 작가 김초롱)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59명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자와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이태원
[PD저널=오학준 SBS PD] 작고 가느다란 팔뚝은 영락없는 아홉 살 초등학생의 것이었다. 붉고 넉넉한 티셔츠를 걸친 탓에 더욱 몸집은 왜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누구의 손에 이끌리지 않고 두 발로 대열에 서 있던 그가 들고 있던 메가폰으로 말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의 말을 따라 했다.“누구의 학교인가?” “우리의 학교다!” “누구의 도시인가?” “우리의 도시다!”소년이 다니던 시카고 남부 워싱턴 하이츠 지역의 마커스 가비 초등학교는 폐교 명단에 올라 있었다. 시카고 시장 램 이매뉴얼이 강하게 밀어붙인 공
[PD저널=오학준 SBS PD] 조귀동 기자의 은 시작부터 흥미롭다. 민주당 일각에서 수사로서 사용한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워딩을 진지하게 수용해서, 한국 사회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정치와 경제 사이의 어긋남이 '선진국화'의 결과물임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당이 선전하는 '선진국' 워딩에는 그러한 어두움이 가려져 있었지만 말이다.1980년대까지는 인구 증가, 경제 성장의 효과를 바탕으로 '중산층'이라는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편입되길 선호하는 계층을 두텁게 양성하자는 데 정부-기업-국민 사이의
[PD저널=오학준 SBS PD] 2005년 4월 25일, 일본 효고현의 아마가사키시에서 열차 탈선사고가 일어났다. 'JR서일본' 산하 후쿠치야마선 쾌속열차가 곡선구간에서 선로를 벗어나 근처 아파트 1층에 충돌한 것이다. 사망자는 107명, 부상자는 562명이었다. 아사노 야시카즈씨는 하루아침에 아내와 여동생을 잃었다. 둘째 딸은 중상을 입었다. 아내의 '다녀올게'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사고 발생 2년 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의 원인은 젊은 운전자의 브레이크 사용 미숙으로 밝혀졌다.
[PD저널=오학준 SBS PD] 두께가 얇지만, 내용의 무게를 달아볼 저울이 있다면 크게 기우뚱할 책들이 있다. 바비 젤리저, 파블로 J. 보즈코브스키 그리고 크리스 W. 앤더슨의 은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다. 얇지만 만만한 책은 아니다.그들은 오늘날 저널리즘 제도가 ‘정보원, 규범, 수용자’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저널리스트들은 정보원으로부터 소재를 확보하고, 그것을 일정한 규범에 따라 뉴스로 생산하며, 이를 소비한 수용자는 의견을 형성하고 이를 자신의 사회적, 정치적 행위에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