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미나 기자] "그들이 투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생각이 많이 났지요. 저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울까."1975년 3월 17일. 유신 정권이 언론 탄압에 맞서 옛 건물(현 일민미술관)서 농성을 벌이던 동아일보·동아방송 소속 언론인들을 강제 해산시켰던 그 날은 황윤미 전 동아방송 아나운서에겐 45년이 된 지금도 잊히지 않는 공포의 기억이다.막내 아나운서였던 그는 기지를 발휘해 기상청 핫라인을 통해 CBS에 상황을 알렸고, 아무도 모르게 묻힐 뻔했던 이른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 사건은 세상에
[PD저널=박수선 기자] 31일 CBS 출연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아들의 학술 포스터 저자 참여 의혹을 제기한 MBC 보도에 대해 “국제적 망신”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김현정 앵커의 '아들 의혹' 질문에도 “이 정도 하시죠” “호의적으로 출연했는데 악의적으로”라고 대꾸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나경원 아들 특혜 의혹을 제기한 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나경원 의원은 이날 에 출연해 “의원실에서 와 인터뷰한 IEEE 측 관
[PD저널=박예람 기자] 주말을 낀 명절 연휴는 더욱 짧게 느껴진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속절없이 흘려보내고 있는 이들과 설을 홀로 보내는 '혼설족', 연휴에도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 라디오 만큼 위안을 주는 게 없다. 올해 라디오 설 특집 방송은 달라진 설날 풍경과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와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끈다.SBS 파워FM(107.7MHz) (오후 11시~ 오전 1시)는 25일 설 특집 코너를 통해 ‘의외로 혼자’ 설을 보내는 이들과 함께 한다. 1인가구 비중과 명절 스트레스로 혼자 설을 보내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7살 꼬마 소녀 클로이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늘 클로이에게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당부한다.어느 날 귓가에 울리는 음악 소리에 클로이는 금기를 깨고 몰래 창문의 커튼을 들춘다. 눈앞에는 환하게 쏟아지는 햇살 아래 색색의 아이스크림이 그려진 차가 서 있고 한 소녀가 막 아이스크림을 사고 있다. “하퍼, 쵸코 아이스크림 가져다 줘. 제발”이라고 중얼거린 클로이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아이스크림을 손에 든 소녀는 클로이의 집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
[PD저널=박재철 CBS PD] 이맘때면 어느 조직이나 신년 인사(人事)가 한창이다. 사람이 들고 나는 것도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는 자연의 이치인 양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차가 됐다. 그러던 와중에 낯선 일 하나를 떠밀리듯 맡게 됐다. 바로 전임 국장에게 건넬 감사패 문구를 쓰는 일이다. 인터넷에 ‘감사패’를 검색해보니 다양한 감사 문구들이 쏟아졌다.“귀하는 평소 남다른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만남과 헤어짐은 자연의 순리이건만, 차마 아쉬움만은 감출 길이 없어...”“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철한 성실함을 발휘하여...”
[PD저널=이미나 기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빨랐던 한 해였다. OTT를 비롯한 유료방송 시장은 사업자간 합종연횡이 거듭되면서 무한 경쟁의 서막이 올랐고, 전통적인 방송 시장은 뉴미디어의 공세 속에서 생존 투쟁을 이어갔다. MBN은 2011년 설립 당시 제기된 의혹의 실체가 올해 드러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9년 한 해 동안의 방송 산업의 흐름을 정리해 봤다.통신사 주도 유료방송 재편...방송 공공성 약화 우려도올해 통신사 주도의 케이블TV 인수·합병이 급물살을 타면서 유료방송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이곳에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는 듯하다. 남의 일에 이런 저런 참견을 늘어놓는 노인도, 깔끔하게 머리를 빗어 넘기고 잔뜩 멋을 낸 청년도, 극장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어른 흉내를 내며 아는 척을 하는 꼬마들까지... 모두들 스크린에 정신을 빼앗긴 듯 바라보며 울고 웃고 발을 구르며 영화를 본다. 함께 감정을 나누고 경험을 쌓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하면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 의 이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새삼 깨닫는다. 극장에서
[PD저널=박재철 CBS PD] 주차 과태료 고지서는 언젠가 올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두 손에 쥐고 나면 께름칙한 대상이다. 받는 순간 종이 구겨지듯 마음이 몇 겹으로 접힌다. 연말 송년회도 비슷한 심사를 자아낸다면, 좀 과장일까. 올 한해 수레바퀴 자국 같은 의미들이 가슴 속에 남았다며 자평하기에는 좀 남세스럽다. 작년과 올해는 대체적으로 데칼코마니다. 남의 옷을 입을 때 전해지는 어떤 헐거움 같은 격려의 말을 서로에게 건네는 것도 계면쩍다. 상대나 나나 그 말 값을 후하게 쳐주지 않는다. 앉아서 즐길 처지가 아니라 서서
[PD저널=박재철 CBS PD] “손가락을 보지 말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라.”불경에서 유래한 말이다. 실상, 본질, 핵심에 주목하라는 의미일 테다. 널리 애용되긴 하나 이 말은 현실에서는 반만 맞는 듯싶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누구의 것인가에 따라 사람들은 달을 볼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고개를 달로 돌리려 해도, 가리키는 이의 신뢰와 권위가 전제된다. 사실, 말의 무게는 상당 부분 말의 내용보다는 발화자의 존재감에 따라 그 근수가 달리 매겨진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달이 아니라 오히려 손가락일 수 있다.얼마 전, 편
[PD저널=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팀장·언론학 박사] 미국 TV 프로그램(주로 드라마와 시트콤)을 연출하는 여성‧소수인종 감독의 비중이 올해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감독노조(Directors Guild of America, DGA)에 따르면 미국 에피소드형 TV 프로그램을 연출한 여성 감독 비중은 2014년에 14%에서 5년 만에 31%로 증가했다. 2018년 25%와 비교해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TV 프로그램 제작의 다양성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미국의 감독노조는 TV 감독 사회의 성별과 인종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한 여배우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다. 관록이 묻어나는 몸짓에 스스럼없는 태도를 보이는 여배우, 그의 이름은 파비안느이다.평생을 영화배우로 살아온 파비안느의 회고록이 출간되고 미국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고 있는 하나뿐인 딸 뤼미르와 배우인 사위 행크 그리고 귀여운 손녀 샤를로트가 파비안느의 집을 찾는다. 전 남편 피에르까지 찾아든 파비안느의 집은 따사로운 햇빛을 닮은 활기로 넘쳐나고 모두의 웃는 얼굴은 평온함을 안겨 준다. 그런데 어머니의 자서전을 모두 읽은 뤼미르가
[PD저널=박수선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대표적인 ‘정치 심의’로 꼽히는 RTV 에 내려진 제재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21일 이 방송심의 규정 ‘공정성’ ‘객관성’ ‘사자 명예훼손’ 조항 등을 위반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관계자 징계 및 경고를 받은 RTV가 낸 제재 취소 소송에서 제재가 정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뒤집고 RTV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방송 내용의 객관성 공정성 균형성을 유지하는지 심의할 때는 매체별, 채널별, 프로그램의 특성을 모두 고려해야
[PD저널=박재철 CBS PD] 노루 꼬리만큼 남아 있는 가을이다. 며칠 전, 낡은 앨범에 꽂혀있는 가을 운동회 사진을 보게 됐다. 가을 운동회, 백미는 역시 박 터트리기였다. 교육적인 효과는 아마 이것이 아니었을까. “정확히 던지면 반드시 열린다.” 한 분야에서 20여년 가까이 밥벌이를 하다 보니 교육 강좌나 직업 소개 자리에 불려 나가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항상 처음의 레퍼토리는 ‘PD란 무엇인가’다. 자장면이 나오면 나무젓가락부터 둘로 가르고 시작하듯, 정체성 규정은 이런 자리에서는 누가 뭐래도 첫 단추다. 나름 오랫동안 던진
[PD저널=이미나 기자]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에 대비해 이진숙 전 MBC 사장을 영입한 것을 두고 언론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에 이어 이 전 사장이 언론인 경력을 마감한 대전MBC와 대전 지역사회에서도 영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MBC 세월호 보도 참사와 노조 탄압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이 전 사장은 1일 CBS 에 출연해 '과거 MBC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김현정 PD의 질문에 "그건 해명할 문제가 아니"라며 "저는 회사 일을 했을 뿐"이라고
[PD저널=박재철 CBS PD] 연륜은 쌓일수록 주례사를, 명성은 쌓일수록 추천사를 부른다. 물론 나에게는 그런 제안이 한 번도 없었다. 연륜도 명성도 없기에 당연하면서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줄곧 그랬으면 좋겠다.최근 인품 좋은 한 선배가 주례사를 부탁 받고 며칠 동안 고심하는 모습을 보았다. 조심스레 말을 꺼내는 쪽 만큼이나 승낙도 조심스러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지난 8월엔 장관 후보자의 고3 딸이 쓴 책에 인도 대통령의 추천사가 실려 인사 청문회를 시끄럽게 한 일도 있었다. 읽어보지도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이 시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의 여배우들이 한 영화에 출연했다. 멋진 여배우들이 서너 명도 아니고 수 십 명씩 한 영화에 출연하다니 이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그런 영화가 가능한 걸까?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세기의 여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보게 되다니, 라고 생각하고 만다면 오산이다. 당신은 그들의 얼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영화 에는 여배우뿐 아니라 감독, 작가, 제작자, 영화사 대표 등 96명의 영화
[PD저널=이미나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건설업자 접대 의혹을 보도한 와 기자 등을 고소한 데 대해 "사과를 꼭 받아야겠다"며 "( 등이) 사과를 한다면 고소를 유지할지 재고하겠다"고 말했다.윤석열 총장은 17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사가 고소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이 같이 답했다.앞서 는 11일자 1면 기사 등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에 들러 접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