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재철 CBS PD] “눈에 그려지듯 쓴다.” 묘사에 대한 풀이다. 묘사란 물감이 아니라 말로 그리는 것이다. 언어로 시각화하는 일이다. 이 묘사에 능한 작사가를 떠올릴 때 박주연이 빠지면 좀 허전하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양손에 쥔 가사들이 적잖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노랫말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머릿속에서 스틸 컷 몇 장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노는 아이들 소리/저녁 무렵의 교정은/아쉽게 남겨진 햇살에 물들고/메아리로 멀리 퍼져가는/꼬마들의 숨바꼭질 놀이에/ 내 어린 그 시절/커다란 두 눈의 그 소녀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 (CBS 진행)] 파리의 ‘원주민 마을’에서 일하는 꼬마 소녀 딜릴리. 뉴칼레도니아의 어린 토착민인 딜릴리는 후원자의 집에서 살면서 프랑스어 교육을 받고 상류 프랑스인들의 행동과 예절을 배운다.벨 에포크 시대. 문화와 예술이 만개한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도시에서 어린 소녀들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딜릴리는 오렐과 함께 실종된 소녀들을 찾기 위해 단서를 찾는다. 두 사람은 곧 파리의 문화예술인들을 만나 목격담이나 힌트가 될 만한 말들을 듣고 엠마 칼베의 든든한 후원을 받으며 소녀들의 자취를
[PD저널=이미나 기자] MBC (이하 )가 지난 24일 방송에서 언론이 집중 조명한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의 사실 여부를 따졌다.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은 지난 1월 SBS의 보도로 시작됐다. 이후 언론은 손 의원이 등록문화재인 전남 목포 원도심 내 건물들을 투기를 위해 무더기 매입했으며, 이로 인한 시세차익이 4배 이상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냈다.24일 방송된 는 최초 보도 이후 한 달 동안 9870건이 쏟아진 '손혜원 투기 의혹' 보도가 목포 원도심 주민들의
[PD저널=박재철 CBS PD] 기억이 가물가물한 옛 영화를 떠올리는 ‘아리아드네의 실’은 사람마다 다를 텐데, 청산도에서 찍었다는 의 유장한 롱테이크 컷이나, 키스신 모음 장면에서 흐르던 엔니오 모리꼬네의 선율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의 이소룡 같은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나 처럼 구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스토리 역시 망각의 미로에서 영화를 탈출시킨다. 나에게 1994년 작품인 는 한 줄의 대사로 소환된다.'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해결책이 있다!'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
[PD저널=이은주 기자] 유튜브로 간 라디오는 전쟁터 같은 유튜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지난 18일, 19일 한국PD연합회가 주관한 는 유튜브 시장에서의 라디오의 전망을 살펴보는 자리였다. 듣는 라디오에서 ‘듣고 보는’ 라디오로 콘텐츠의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라디오는 유튜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보이는 라디오를 유튜브 생중계하거나 아예 외전 형식의 유튜브 콘텐츠를 별도로 제작하기도 한다. CBS 의 외전 성격인 에 이어 tbs
[PD저널=이미나 기자] 전파법을 어기고 AM라디오의 송신 출력을 낮춰 운영해온 KBS와 MBC, CBS 등 14개 방송사가 무더기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2018년 전파법 위반이 적발된 KBS는 위반행위를 계속 시정하지 않아 과태료에 과징금까지 총 5509만원을 물게 됐다.방통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허가사항 위반으로 KBS는 과태료·과징금 5509만원을, MBC와 지역MBC 11개사는 과태료 1200만원을, CBS는 과태료 5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KBS는 대북방송인 '한민족방송', 장애인 대상 방송인 '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여야 4당이 의견을 모은 국회 개원 요구가 ‘단독소집’ 인가. 국회 정상화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나온 ‘단독국회’ ‘단독소집’ 용어는 이론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17일 CBS 라디오 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저희가 어쨌든 단독으로 국회 문을 어떤 방식으로든 열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겁니다“라고 말했다. 도 “바른미래‧평화‧정의 '국회 단독개최'…민주, 오늘 최고위에서 결정” 제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
[PD저널=박재철 CBS PD] 화살이 과녁에 정확히 꽂힐 때 묘한 쾌감이 인다. 질문이 답을 향해 다가가면서 정곡을 찌를 때도 비슷한 감정을 유발한다. 어찌 보면, 화살과 과녁의 관계는 질문과 응답의 관계를 닮아있다.그러나 세상사, 질문과 답의 일대일 대응만으로 보기에는 복잡다단하다. 틀에 박힌 질문이 뻔한 답으로 향해 갈 때 진부터 빠지는 경험은 나만의 것이 아닐 테다. 오히려 엉뚱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 것, 그 자체가 이야기를 만든다.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좋은 이야기가 되려면 무엇보다
[PD저널=박재철 CBS PD] 고자질, 삿대질, 비럭질처럼 ‘질’이라는 어미에는 폄하와 자조의 뉘앙스가 따라다닌다. 얼마 전 ‘박 PD’에서 ‘박 부장’으로 호칭이 변할 때는 몰랐다. 왜 선임들이 부장 업무를 ‘부장질’로 피식 웃으면서 불렀는지. 여우가 제 꼬리를 감춘다고 해도 오래 못 가듯이 부장 직책 뒤에 붙은 ‘질’은 곧 그 본색을 드러내게 마련이다.“직장인이 봉급하고, 때에 걸맞은 승진 아니면 뭘로 보상받겠나?”라는 드라마 의 대사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법하지만 방송사에서 승진의 의미는 좀 다르다.방송사는
[PD저널=신지혜 시네마 토커(CBS 진행)] 스페인의 작은 마을. 이곳에서는 지금 천재 감독이라 불리는 토비가 돈키호테를 모티브로 한 CF를 찍고 있다. 하지만 자꾸만 무언가가 어긋나고 시간만 흐르는데 은근슬쩍 압박을 가하는 보스가 나타나고 보스의 아내는 호시탐탐 토비를 노리고 있다.의욕이 떨어진 토비는 우연히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든 졸업 작품을 보다가 ‘돈키호테’역으로 영화에 출연했던 구둣방 할아버지 하비에르를 기억해 내고 그를 찾아 간다. 그렇게 만나게 된 구둣방 할아버지는 영화를 찍은 이후 실제로 ‘돈
[PD저널=이은주 기자] SBS , EBS 등 6편이 230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17일 각 부문 출품작에 대한 심사를 거쳐 수상작 6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TV 시사·교양 정규부문상은 지난달 14일 방송된 (연출 박진홍, 작가 이은정)가 받는다. 수직적 서열 의식과 권위주의에 익숙한 한국인의 사고가 언어 습관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탐구하고, 권력을 의식하는 태도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살폈
[PD저널=박재철 CBS PD] 지자(智者)는 긴 이야기를 짧게 하고, 우자(愚者)는 짧은 이야기를 길게 한다고 하던데 수상 소감에서 이 격언은 진가를 발휘한다. 수상은 대체로 누구에게나 기쁜 일이고, 가끔은 누군가를 향한 진한 고마움을 전하는 일이다.하지만 주체 못할 기쁨을 남발하고 여우 꼬리 같은 감사 리스트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수상 소감은 어느새 수상 ‘유감’을 지나 수상 ‘반감’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한 사례를 꼽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일성을 떠올리겠다.“영화는
[PD저널=박재철 CBS PD] 트루디의 안색이 어둡다. 남편 루디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비보를 방금 들어서다. 트루디는 늘 말했었다. “일본에 가보고 싶어. 후지산과 벚꽃을 당신과 함께 꼭 한번 보고 싶어. 당신 없이 구경하는 건 상상할 수 없어.”이 말에서 두 가지를 암시 받는다. 둘은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길에 오를 것이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것. 두 가지는 곧 현실이 된다. 둘은 길 위에 서고, 둘 중 하나는 그 길 위에서 사라진다.하지만 예감의 적중률은 5할이다. 길 위에서 사라진 이는 시한부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태양의 노화로 지구가 위험해진다. 이에 지구인들은 마음과 생각을 모아 세계연합정부를 세우고 인류의 존속을 위해 엄청난 프로젝트를 감행한다. 다른 태양계의 적당한 곳을 물색한 지구인들은 현재의 궤도에서 지구를 통째로 들어내 그 곳으로 옮기고자 하는데, 이를 위해 지구상에는 만 개의 기지가 세워지고 적도를 따라 지구의 이동 동력을 심어 놓는다.250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유랑지구’. 그렇게 지구는 자신의 궤도를 벗어나 광활한 우주를 향해 모험을
[PD저널=김혜인 기자] CBS 출신인 변상욱 기자가 진행을 맡은 YTN (이하 )가 지난 15일 첫선을 보였다. 지난 15일 변상욱 앵커는 “뉴스다운 뉴스로 여러분의 저녁에 신뢰받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오프닝 멘트로 (오후 7시30~오후 9시) 첫방송을 시작했다.변상욱 앵커는 36년 기자 경험을 살려 ‘문재인 대통령의 4차 남북정상회담 제안’, ‘아시아나 항공 매각’, ‘강원 산불’ 등을 전하면서 뉴스의 맥락을 짚고, 해설을 가미하면서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북한 김일성
[PD저널=박재철 CBS PD] 거문고 현 위에 가느다란 손가락을 얹어 놓고 백아는 잠시 고민했을 것이다. 내가 고른 이 음(音)이 종자기에게 어찌 다가갈지. 백아의 기쁨, 백아의 슬픔이 오롯이 그 음에 실려 종자기에게 가닿을지.춘추전국시대, 백아 앞에서 귀를 기울이는 청중이 수천수만이어도 단 한 사람, 오직 한 사람의 귓바퀴로 흘러 들어갈 음만을 백아는 고르고 또 골랐을 것이다.목적지가 정해진 기차처럼, 백아의 관심은 종착지인 종자기에게로 정확히 향해 있었을 것이다. 그 둘의 아름다운 사랑 같은 우정을 우리는 지음(知音)이라는 고
[PD저널=이미나 기자] 한국PD연합회(회장 안수영)가 주최하는 제31회 한국PD대상에서 MBC 이 ‘올해의 PD상’을 받았다. 2018년 제작거부를 주도하며 ‘방송 정상화’의 물꼬를 튼 공을 인정받아 ‘올해의 PD상’을 수상한 지 1년 만이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제31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박건식 MBC PD는 “이 상의 5%는 MBC 동료에게 돌리고 싶다. 파업까지 겪으며 온갖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던 동료들이 없었다면 지금 도 없었을 것”이라며 “95%는 제보자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