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허항 MBC PD] 올 초부터 육아휴직을 하고 있다. 입사 후 거의 공백기 없이 달려오다가, 반년 넘게 방송을 떠나 지내는 일상은 적응이 될 듯 말 듯 아직도 어색하다. 특히, 휴직 중에는 시간이 흘러가는 형태가 현장에 있을 때와는 다른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은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기 때문에 10년여 간 나의 시간 역시 일주일을 마디로 흘러갔다. 회의하고, 캐스팅하고, 녹화하고, 편집하고, 방송을 내고, 다음날 하루의 휴일로 지난 6일간 쌓인 피로를 푸는 것. 그 일주일의 사이클이 내 시간의 한 ‘마디’였다. 그런데 육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아마도 미드 원작을 본 시청자라면 tvN 가 어딘가 답답하다 느꼈을 것이다. 는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비롯한 장관들,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사망한 상황에 대통령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이 60일 간의 권한대행을 맡아 벌어지는 이야기다.미드 원작에서는 지정생존자로서 대통령직을 맡게 된 주인공은 과감하고 신속한 선택들을 해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식으로 해석된 는 과감하고 신속한 선택보다
[PD저널=이은미 KBS PD] 전시장에 갔다가 작품보다 더 흥미로운 구경을 한 적이 있다. 아니다. 흥미롭게 구경했다고 하기에는 심각한 일이었다. 모처럼 한산한 전시관에서 큐레이터에게 요즘 미술 트렌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다.그런데 한 중년의 여인이 큐레이터에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더니 지하 전시실로 내려가는 것이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평일 낮에 미술작품을 보러 오는 중년 여성들이 풍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 심각한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하긴 미술관 오가는 사람들의 분위
[PD저널=박재철 CBS PD] 프랑스 국기는 단출하다. 별다른 문양 없이 삼색이 나란히 놓여있다. 블루, 화이트, 레드가 도미노 칩 마냥 이웃해있다. 프랑스 혁명의 가치인 자유, 평등, 박애를 각각 표상한다고 한다. 1990년대, 폴란드의 크지쉬토프 키예슬롭스키 감독은 이 세 가지 색을 영화적으로 변주해 자신의 유작을 남겼다. 강렬한 색채만큼이나 잊히기 힘든 영상 이미지를 선사했다. 내게도 이 삼색 빛깔을 띠는 세 명의 진행자와 일할 기회가 있었다. 흰 편지지연극배우 손숙. 문자향(文字香)이 나는 분이다. 제작진보다 늘 먼저 와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배우들이 예능에서 전방위 활약 중이다. 그동안 이미지 소모를 이유로 예능 출연을 꺼린 배우들이 캐릭터가 아닌 자신의 얼굴을 카메라에 보이는 걸 이제는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영화나 드라마 홍보를 위해 스튜디오 중심의 토크쇼 혹은 연예프로그램에 종종 출연했던 배우들인 최근 본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배우들이 부담감을 덜고 출연하기에 편한 관찰‧여행 예능이 주무대가 됐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노출하면서 대중에게 새로운
[PD저널=정서현 TBN 한국교통방송 경남본부 PD] 2년여 전 ‘취준생’이었던 시절, 한 회사의 자기소개서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지금까지 특별히 몰입했던 일이나 활동, 취미 등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남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소위 ‘덕질’을 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고 배웠나요?’‘너의 덕질은 무엇이니?’라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여행이라고 대답한다. 배낭가방과 카메라 하나면 몇 날 며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보낼 수 있어서다. 여행으로 거창한 것을 얻으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즐거울 뿐이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강경대응하라’고 지시했다는 MBN의 단독보도가 최근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논의조차 된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지난주 청와대와 MBN이 주고받은 공방전이다. 후속 보도가 나오지 않아 진실은 또 다시 세월 속에 묻힐 가능성이 높다.뒤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듯이 뒤늦은 진실도 진실의 가치를 반감시킨다.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진위 논란은 저널리즘의 기본 공식과 원칙으로 풀어내야 한다. 법적 공방은 이해당사자들의 몫이고 그것은 오랜 시간과 인내를 요구하는
[PD저널=박수선 기자]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반발로 일본제품들이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운동단체가 에 광고를 가장 많이 한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에 들어간다.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이하 언소주)은 지난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에 광고를 많이 한 기업을 집계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수 윤조 에센스 광고(5회)로 1위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2위는 이 기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에 지면광고가 실린 삼성전자(건조기 그랑데, 갤럭시 노트10), SK하이닉스
[PD저널=박수선 기자] JTBC가 창사기획 다큐멘터리 를 제작하면서 국방부의 허가 없이 협찬사인 기아자동차의 광고를 비무장지대에서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자 결국 다큐멘터리 제작을 중단했다. JTBC가 하반기 내보낼 예정이었던 는 북한의 DMZ인 판문점 내 판문각을 촬영해 남과 북의 시선으로 DMZ의 의미를 새롭게 조망해보자는 의도를 내세웠다. 본편에 앞서 지난 15일에 프롤로그가 전파를 탔다. 제작진이 국방부의 반대에도 합찬사인 기아자동차의 광고 촬영을 비무장지대에서 강행한 사실은 SBS 보도를
[PD저널=박수선 기자] 메인뉴스에서 대주주 사업을 노골적으로 홍보한 JIBS제주방송 보도의 여파가 대주주 사퇴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제주방송은 회장이 운영하는 테마파크를 뉴스에서 홍보해 지난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위로부터 ‘관계자 징계’ 결정을 받았다. 민영방송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까지 받았지만, 제주방송은 꼬리자르기식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언론노조 JIBS제주방송지부는 지난 14일 낸 성명에서 “입장발표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여론이 들끓고 나서야 고작 보도제작본부장과 보도국장의 보직사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튜브나 SNS에 올라온 일방적인 주장과 의견을 언론이 무분별하게 받아쓰는 보도를 관행으로 치부해도 되는 것인가.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가 유명인의 막말을 퍼트리는 역할을 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최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쏟아낸 막말은 연합뉴스와 등의 언론을 통해 그대로 전파됐다. 는 지난 12일 “홍준표 ‘김정은·트럼프 짝짜꿍에 한 사람은 쪼다 돼’”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에서 “요즘 김정은, 트럼프가 짝짜꿍 하는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MBC 가 새로운 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실상 예고편을 선보인 는 방송을 앞두고 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3년간 방영된 종영 이후 1년 4개월 만에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다시 호흡을 맞춘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김태호 PD는 한 인터뷰를 통해 “유재석과 함께할 때 예상되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런 고민을 내려놓고 새로운 예능을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