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김자영 KBS PD] “형, 빵이랑 우유는 더 비싸잖아”라고 툭 내던지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말을, 10년 전 여름 어느 지역 아동센터에서 들었다. 그때 나는, 센터의 아동들에게 과일을 챙겨 먹이자는 캠페인 방송을 위해 답사 중이었다. 급식이 나오지 않는 아침은 어떻게 먹냐고 물어보니, 아이들은 대개 부모나 보호자들이 부재한 식탁에서 홀로 끼니를 챙기고 있었다. 그중 식빵 한두 쪽과 우유 한 잔으로 때운다는 열두 살의 대답에 열 살이 이어간 대꾸였다. 그 아이의 아침은 맨밥에 김치, 혹은 가끔 라면이었다. 밥에 김치
[PD저널=엄재희 기자] TV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 중 89.2%가 분리징수에 반대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언론노조 KBS본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고 개정안 의결을 강행하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독단적이고 폭력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방통위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언론노조 KBS본부는 3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폭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 우려의 뜻을 표한 국민
[PD저널= 홍수정 영화평론가] 6월 여름, 극장가는 뜨겁고 즐겁다. 디즈니·픽사의 화사한 애니메이션 을 선두로 15년 만에 돌아온 해리슨 포드의 , 전작의 흥행을 이어가는 까지. 여기 DC 스튜디오의 히어로물 와 웨스 앤더슨의 신작 도 빼놓을 수 없다.하지만 이 모두를 조용하고 과감하게 압도하는 작품이 있다. 6월 극장가로 한정해 평가하기 미안해진다. 나의 관심과 이목을 온통 앗아간 (이하 )를 보며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MBC(이하 )가 여행 예능 범람 속에서 선전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TV에서는 여행 예능이 쏟아졌다. 해외로 떠나고 싶은 시청자의 마음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이색적인 여행지를 찾거나 출연진을 변주하고 있지만,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사를 막론하고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미미한 편이다. 특히 MBC는 와 등 주말 간판 예능 시청률이 4%대 안팎에 머무르며 고전 중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일요 예능 가 웹툰 작가 기안8
[PD저널=엄재희 기자] 지상파 방송 4사 시사교양 방송작가들이 TV수신료 분리징수로 공영방송의 공적 기능이 위축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KBS·MBC·SBS·EBS 시사·교양·다큐멘터리 작가 300여 명으로 구성된 '방송4사 시사교양 작가협의회'는 29일 공동 성명을 내고 "언론이 비판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사회, 공영방송이 약자의 목소리를 전하지 못하는 사회를 민주사회라 할 수 있을까"라며 "시청률과 상업적 논리가 지배하는 방송 현장에서 방송의 공적 기능이 무엇인가 고민한 우리 작가들은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수신
[PD저널=엄재희 기자] 한국PD연합회가 29일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지명하려는 정부에 지명 포기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한국PD연합회는 이날 "이동관은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 '언론특보'를 맡아서 '좌편향 진행출연자 교체' '방송사 무소신 간부 퇴출보직변경' '지방선거 앞 계도활동 강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방송 장악에 앞장선 인물"이라며 "권력에 부역하여 방송을 농단한 전형적인 권언유착의 상징인데, 이런 인물이 방송과 통신의 정치적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방통위원장
[PD저널=이봉우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객원연구원] 2023년 6월의 우리 사회는 1980년대를 그린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와 기이한 방식으로 만났다. 대통령이 연일 ‘나쁜 놈들’을 지목하고 당국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주인공이 지금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언론이다. 언론은 대통령이 지목한 ‘나쁜놈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여론의 분노를 북돋아 존재감을 과시한다. 국가의 물리적 공권력과 언론의 상징 권력을 합친 이 거대한 힘은 마치 다음 먹잇감을 찾는 맹수처럼 어슬렁거리는데 대통령의 지시
[PD저널=엄재희 기자] KBS , EBS 등 일곱 편이 제 279회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21일 출품작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TV 시사다큐 부문 수상작인 KBS (연출 박병길·정용재·신다현, 작가 송현숙)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 씨와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정황을 동행취재했다. 심사위원회는 "전우원 친모와 비자금 은닉 수법을 최초 인터뷰하고 최측근의 최초 자백
[PD저널=오학준 SBS PD] 도서관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처럼 책을 사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좁은 집들로 자주 이사하다 보면 책을 구입하는 게 꽤 사치스러운 일이라는 걸 쉽게 깨달을 수 있으니까. 지금껏 도서관은 한 번도 나를 거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가까이에서 나에게 가진 것을 내주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마다, 마음 속 도서관은 넓어졌다.도서관이 나를 조건 없이 환대했기에, 도서관이 홀대 당하는 모습은 고통스럽다. 특히나 책과 도서관을 두고 씨름하는 한 자치단체장의 말들에 어려 있는 완고함은 걱정스럽다. 도서관과 책은 불
[PD저널=엄재희 기자] “TBS 혁신안은 그동안 지적된 공정성 문제를 해소하기엔 미흡했고, 출연금이 지원된다 하더라도 2024년 이후의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출연은 무의미하다”이종환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국민의힘)은 26일 열린 제6차 정례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73억원 규모의 ‘TBS 출연 동의안’ 안건을 표결에 붙였다. 민주당 시의원 3인이 퇴장한 가운데, 재적의원 9인 중 6인 반대로 안건은 부결됐다. 출연금 삭감으로 경영난에 빠진 TBS는 ‘정치권력에 백기투항’이라는 평가를 받은 혁신안까지 내놓으며 추가 예산을
[PD저널=엄재희 기자] 한국방송협회와 한국OTT협회 등으로 구성된 플랫폼연대가 창작자의 정당한 보상권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한국독립PD협회가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한국독립PD협회(이하 독립PD협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개정안에 따른 보상은 방송이나 영화 한 편당 기껏해야 20~30만 원으로 추정되는 수준이지만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독립PD들에게는 제작하던 프로그램이 종영되고 다른 프로그램을 찾는 기간의 생활고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큰 힘이 되는 금액이다”며 “이 쥐꼬리만 한
[PD저널=엄재희 기자] 정부가 TV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한 가운데 KBS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내부 여론도 들끓고 있다. KBS PD협회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회원을(재적인원 731명, 투표율 70.3%) 대상으로 '수신료 분리징수 입법화 사태에 대한 현 경영진의 사퇴 여부'를 묻는 투표 결과 ‘찬성’은 335명(65.1%), ‘반대’는 179명(34.8%)로 나왔다. KBS PD협회의 투표 결과는 정부의 TV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PD저널=김창룡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TV수신료 분리징수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임명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다수 언론과 여론이 반대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그는 왜 무리하게 밀어붙이며 여론은 개의치 않아하는 것일까. TV수신료와 방통위원장 임명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먼저 TV수신료 문제는 언젠간 다뤄야 할 중요이슈다. 수신료 인상을 포함한 공영방송의 위상 재정립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거쳐야 할 공공 이슈다. 그런데 느닷없이
[PD저널=엄재희 기자] TBS 추경 예산안이 26일 부결됐다.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73억원 규모의 예산을 TBS에 추가 지원하는 'TBS 출연 동의안'을 재적의원 9인 중 반대 6인으로 부결했다. 국민의힘 시의원 전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시의원 3인은 표결에 앞서 퇴장했다.이종환 문광위원장(국민의힘)은 “지난 6월 12일 발표된 혁신안이 그동안 지적되었던 공정성과 공영성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미흡했다”며 “출연금이 지원된다하더라도 자체 수익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TBS 조례’가 폐지되는 2024년
[PD저널=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숏 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바이트댄스(Bytedance)라는 중국 기업이 대주주라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퇴출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틱톡은 이미 미국 Z세대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자리 잡았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2023년 틱톡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MAU)는 8억 3,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젊은 세대들은 틱톡에서 모든 것을 찾는다. Z세대들은 뉴스 역시 뉴욕타임스와 구글 대신, 틱톡에서 검색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PD저널=엄재희 기자] 영국 BBC, 독일 ZDF, 호주 ABC 등이 참여한 세계 공영방송사 협의체 GTF가 한국의 TV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 대해 “공영방송 근간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세계 8대 공영방송사 사장들의 협의체인 GTF는 22일 성명을 통해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KBS는 재정적으로 심각한 손해를 입게 되고, 공적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어 한국인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한국 공영방송 근간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GTF는 “허위정보와 여론 양극화가
[PD저널=엄재희 기자] 임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두고 면직처분을 받은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법원에 낸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23일 한 전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면직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면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방통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방통위 심의·의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뿐만 아니라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해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해 공공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