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엄재희 기자] 故 이재학 청주방송 PD 3주기를 맞아 추모집 가 출간된다. 이재학 피디 추모사업회는 방송노동자 이재학 PD와 방송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출간 펀딩을 텀블벅에서 오는 5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목표금액은 330만원이다. (▷추모집 펀딩 바로가기)(Hi JP, Bye JP)는 고 이재학 PD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록을 담았다. 이재학 PD의 동생, 소송을 맡은 변호사, 대책위를 이끈 활동가, 직장 동료, 취재기자 등이 참여했다. 김성희 만화작가는 웹툰 '친구를 위하
[PD저널=오학준 SBS PD] 연쇄살인범의 얼굴은 궁금하지 않다. 여러 사람을 죽이고, 그 주변 사람들의 삶을 죽음보다 못한 상태로 몰아넣은 사람의 얼굴이 특이할 리 없으니까.그에게 곧 ‘사이코패스’ 검사를 시행할 것이란 속보 자막이 뜬다. 그에게 사이코패스라는 도장을 찍고 예외 처리하면 다 끝날까? 평범한 얼굴에 찍힌 도장은 금세 희미해질 것이다. 문제의 근원을 드러내기보다 격리만 반복한다면 또 다시 말간 얼굴의 범죄자는 도시를 헤집고 다닐 것이다.얼마 전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를 읽었다. 설정이 충격적이다. 제지 회사에
[PD저널=오학준 SBS PD] 매주 수요일 밤, 리모컨을 든 아내의 손이 바빠진다. 사냥감을 향해 곧바로 달려가듯 망설임 없이 버튼을 누르던 손이 멈추면, 우리는 입에다 둥글게 깎은 감을 물고 연신 우물거리며 화면을 본다. 의 시간은 그렇게 온다. 이미 연애를 졸업(!)한 아내에게 물었다. 왜 보는 거야? 남의 연애는 언제나 재밌지. 현세의 비루함과 지루함이 거세된 공간에서, 오로지 사랑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짧은 시간 동안 사랑하며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즐겁다고 했다. 다
[PD저널=오학준 SBS PD] 6.3초. 2022년 일본 대중가요의 인기곡 상위 스무 개의 평균 도입부의 길이다. 2011년, 그리고 그보다도 훨씬 더 전에는 17초 정도로 비교적 일정했다.이 ‘배속 일본’ 기획 기사에서 일본이 이른바 ‘고속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로 든 사례다. 기사에서는 이 현상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좋아하는 곡을 골라 듣는데 부담이 크게 줄었고, 더 많은 곡을 더 짧게 듣고 판단하게 되면서 제작자들 역시 그 짧은 시간에 노래가 소비자의 귀에 감기도록 도입부의 길이를 줄
[PD저널=오학준 SBS PD] 하마터면 신혼여행을 시작도 못 해보고 돌아갈 뻔했다. 입국 심사장에서 지문과 사진을 찍고 간단한 질문에 답변을 던지고 나서 돌아보니, 아내가 난감한 표정으로 심사장에 붙잡혀 있었다. 얼굴에 난 점 하나를 뺐는데, 그 때문에 사진과 다르다며 입국 승인이 안 났던 것이다. 실랑이 끝에 사무실까지 불려갔고 초조하게 기다리며 인터뷰까지 마쳤다. 한국계 미국인 공무원이 아니었다면 1시간만에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여권 사진과 주민등록증 사진이 똑같은데다, 한국에서 출국할 당시에도 안면 인식에 문제가 없었으니
[PD저널=오학준 SBS PD] ‘함께 읽기’란 꽤 귀한 경험이다. 성공 조건을 달성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야 하고, 비슷한 책을 좋아해야 한다. 동시에 읽어야 하는데다 다른 사람에게 읽은 바를 설명할 줄도 알아야 한다. 지난한 과정을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수도 적은데다, 책모임이 만들어진다 해도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 물론 이 경험은 귀하고 특별하게 즐겁기에, 실패를 예감하면서도 꾸준히 모임을 시도하게 된다.박동수의 은 낮은 확률(!)을 뚫어 낸 ‘함께 읽기’의 결과
[PD저널=장세인 기자] MBC뉴스 유튜브 채널이 매달 조회수 기록을 경신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MBC뉴스 유튜브 채널의 8월 월간 조회 수는 5억 8천만뷰로 사상 처음으로 5억 뷰를 돌파했다. 국내외 유튜브 채널의 인기 순위를 제공하는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 8월 MBC뉴스는 국내 언론사 유튜브 뉴스 채널 1위를 차지했고, YTN, JTBC, SBS,KBS가 뒤를 이었다. MBC뉴스 유튜브 채널은 지난 6월 3억 5천만뷰, 지난 7월 4억뷰를 넘긴 데 이어 8월에 5억뷰를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PD저널=장세인 기자] 태풍 ‘힌남노’ 북상에 방송사들이 정규방송을 결방하고 뉴스특보를 편성했다.재난방송주관방송사인 KBS는 5일 아침 6시부터 태풍 힌남노가 물러날 때까지 연속 재난 생방송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5일 1TV , , , , 등이 줄줄이 결방된다.KBS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를 촉진하기 위해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MBC도 5일 오후 7시 5분 방송 예정이었던 일일드라마
[PD저널=오학준 SBS PD] 범죄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흥미와 메시지 사이에서 위태로운 외줄을 탄다. 좋은 메시지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외로운 비명으로 전락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수위가 어느 선을 넘어서면 메시지는 장면이 주는 자극에 무너진다. 나는 종종 그 줄 위에서 무너졌는데, 보통은 메시지에 집중하느라 재미있게 만들지 못해서 사달이 나곤 했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옳은 말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소리들이 뼈아팠지만, 솔직히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반복되는 곡예를 실패한 사람으로서, 괴로울 때면 범죄 소설에 빠
[PD저널=박정욱 MBC PD]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불의의 총격에 사망했다. 치안을 자랑하던 일본에서 백주대낮에 전임 총리가 테러리즘에 희생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정중의 조의를 표했다. 대통령이 주한일본대사관을 찾아 직접 조문했고, 일본에는 조문 특사단을 파견했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정부의 조문 외교는 적절한 행보라고 생각한다. 조문 외교는 국익을 도모할 기회다. 난 국민들이 자신의 신념과는 별개로 정부의 그러한 기능을 이해하고 인정해주었으면 한다.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생계에 종사하는 국민
[PD저널=오학준 SBS PD] 시카고대학에서 공부하는 친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숙소에서 도심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자주 이용했다. 대학병원 앞 이스트 57번가 정류장에서 4번 버스를 타면 다운타운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었는데, 며칠간 같은 버스를 타니 흥미로운 풍경이 눈에 띄었다. 출발할 때만 해도 승객 대다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으나,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백인이 점차 늘더니 종점에서 내릴 때면 백인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내려야 했다. 건물의 높이와 반비례하는 버스 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숫자는, 분리된 도시의 풍경을 함축하고
[PD저널=김지원 EBS PD] 근래 2년간 초등학교 2학년 교실을 장기 관찰했다. 한 번은 지방의 한 도시에서, 한 번은 군 단위 지역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했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을 보는 것은 오랜만이어서 촬영 전에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함께 하는 촬영 감독도 마찬가지여서, “초2면 애기나 다름 없는데 잘하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을까. 다들 예쁘고, 착하지 않을까. 공부랄 것이 특별히 뭐가 있을까” 라고 우리끼리 과연 잘 찍을 수 있을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첫 촬영을 떠났더랬다.요즘의 초등학교 2학년은 국어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