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문주은 KBS PD] 우리 아빠는 TV에 나오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는 구세대다. 어느 날 벌건 얼굴로 밤늦게 집에 들어오신 아빠의 한 마디. “이번 주 금요일에 다들 일찍 들어 온나. 아빠 테레비 나온다”밥 먹으러 갔다가 마침 촬영 나온 맛집 프로그램 제작진의 눈에 띄어 인터뷰를 했으니 본방사수를 하라는 당부였다. 손꼽아 기다린 방송 날. 막상 TV에 나온 아빠는 ‘술에 취해 기분 좋은 아저씨3’ 정도의 존재감만 겨우 발휘했다. 아주 짧고도 특별할 것 없는 맛집 소개 멘트. 그럼에도 아빠는 충분히 즐거워 보였다. 아빠
[PD저널=박수선 기자] ‘박원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고소 사실 유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서울시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제기됐다. 15일 조간은 이번 사건에 서울시의 ‘성폭력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진상규명 요구에 힘을 실었다.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 피소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등은 전달자로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을 지목했다.는 15일자 1면 기사에서 “임순영 젠더특보가 고소 당일인 지난 8일 박 시장에게 피소를 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PD저널=박수선 기자]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와 조문을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13일 조간은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침묵하는 여권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2차 가해를 우려했다.박원순 서울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지 말아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이틀만에 5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과 별개로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고소인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는 5면 에서 “그의 극단적인 선택이 이 고소와 연관된 것인지, 연관됐다면 억
[PD저널=박수선 기자] ‘3선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10일 종합일간지는 1면에 일제히 박원순 시장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의 배경과 정치권의 파장 등을 분석했다.는 2면 에서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배경엔 비서실에서 일하던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당한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SBS 보도 등에 따르면 박 시장 비서로 일하던 직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PD저널=오학준 SBS PD]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현금의 ‘직수효과’는 굉장했다. 팬데믹으로 얼어붙었던 소비가 늘고, 집권 3년차 정부 지지율은 60%를 넘겼다. ‘매표’행위라며 비아냥대던 목소리도 어느새 사라졌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가 재난지원금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정치권 이곳저곳에선 기본소득을 말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팬데믹은 기본소득을 정치의 장으로 빠르게 끌어들였다. 2016년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던 때완 사뭇 다른 분위기다. 잔뼈가 굵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도 진의야 어떻든 기본소득을 언급했다.지름길의 폐해일
[PD저널=박상연 기자] 코로나19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보도는 우리 사회에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이 여전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을 '게이클럽'이라고 강조한 언론은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한 주범이었다. 성소수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면 일부 언론과 일각의 시선이 얼마나 비틀려 있는지 드러난다. 지난달 24일,14일 두차례 대면·전화인터뷰로 만난 김철수 씨(31)는 미디어에도 여러번 소개된 성소수자 유튜버다. 2015년 개설한 이후 현재 18만명이 구독하고 있는 '채널 김철수'는
[PD저널=김윤정 기자] MBC 새 DJ로 발탁됐던 정영진이 발표 이틀 만에 대중의 거센 반발을 받고 하차했다. 정영진의 DJ 발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온라인에서는 그의 과거 여성 혐오 발언이 재확산되면서 지상파 라디오 DJ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이는 지난 2월 방송인 김용민이 KBS 1TV 하차 과정과 유사했다. 당시에도 김용민의 MC 발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과거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을 “유영철을 풀어 강간해서 죽이자”고 한 발언 등이 회자되면서 여성 혐
[PD저널=이미나 기자] MBC 의 새 DJ로 발탁됐던 방송인 정영진이 첫 방송 전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과거 방송과 팟캐스트 등에서의 여성혐오 발언이 재조명되고,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한 탓이다. MBC는 8일 " 진행자로 내정한 정영진을 둘러싼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영진을 진행자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앞서 MBC는 봄 개편에 맞춰 의 기존 진행자였던 방송인 강석‧김혜영이 하차하고, 정영진‧배기성이 후임으로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는
[PD저널=박상연 기자] 제241회 이달의 PD상에 MBC 와 SBS 등 7편이 선정됐다.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20일 각 부문 출품작을 심사하고 총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TV 시사교양 정규 부문에는 SBS (연출 최삼호 안윤태 유혜승 박기상 박기영, 작가 이해연 조혜림)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는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소시민이 1인칭 시점으
[PD저널=박상연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 조주빈에 주목한 언론이 성범죄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조주빈의 과거와 입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해 사건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현장에서 '피해자 중심' 보도의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BC는 지난달 24일부터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명을 ‘집단 성 착취 거래 사건’으로 규정했다. “돈을 주고 가입한 공간에서 성착취 행위를
[PD저널=이미나 기자] 거대 양당이 총선 미디어분야 공약에서 방송통신 관련 조직개편을 내걸었다. 방송·통신 진흥과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손봐야 한다는 내용이지만 공약의 배경과 방향은 다르다. 각 정당이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별도로 발표한 정책공약집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미디어를 관장하는 정부 조직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미디어 담당 부서를 모아 방송통신기구를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하게 나왔지만, 정부와 국회 차원의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PD저널=박상연 기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피의자를 악마화하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언론이 가해자를 괴물로 묘사하는 보도에 집중하면서 디지털 성착취 범죄의 심각성과 범죄 예방 등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세)의 신상은 24일 서울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결정이 나오기 하루 전에 언론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지난 23일 단독으로 조주빈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SBS 의 보도가 방아쇠가 됐다. SBS는 ’[단독] ‘박사방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반에서 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상식적일까. 나서서 막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박새로이(박서준)가 전학 간 학교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았다.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데도 나서는 친구 하나 없고, 심지어 선생님도 모르는 척을 했다. 이유는 그 가해자가 장대희 회장(유재명)의 아들 장근원(안보현)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아버지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상식을 넘어서는 행동조차 받아들여지는 현실.하지만 박새로이는 상식대로 행동한다. 그리고 그 행동 때문에 퇴학당하
[PD저널=이미나 기자] 어쩌면 갈등은 언론의 중요한 자양분이다. 의견의 대립이 만들어내는 역동성은 언론이 포착하기 딱 좋은 '그림'이다.'XX 대 OO', 'OO Vs. XX'와 같은 구도가 기사 제목에서부터 구성에 이르기까지 즐겨 사용되는 건 그래서다. 게다가 193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객관주의 저널리즘을 아직까지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 한국 언론계에서는 '객관성'을 명분으로 이쪽 편과 저쪽 편의 주장을 '반반' '균형감 있게' 담으려는 경향이 강하다.최근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숙명여대에 합격했으나 입학을 포기한 A씨를 둘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이 시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의 여배우들이 한 영화에 출연했다. 멋진 여배우들이 서너 명도 아니고 수 십 명씩 한 영화에 출연하다니 이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그런 영화가 가능한 걸까?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세기의 여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보게 되다니, 라고 생각하고 만다면 오산이다. 당신은 그들의 얼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영화 에는 여배우뿐 아니라 감독, 작가, 제작자, 영화사 대표 등 96명의 영화
[PD저널=박예람 기자] 언론이 그동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젠더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나 조직을 꾸리면서 젠더 분야의 취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젠더 이슈를 단순히 '남녀 갈등'으로 소비하는 보도 행태에서 벗어나 성평등 사회를 위한 담론을 적극적으로 펼쳐보겠다는 의미다.젠더는 최근 몇 년 간 한국사회를 달군 화두였다. 미투(#Metoo) 운동부터 '채용 성차별'과 탈코르셋까지. 여성의 성폭력 및 성차별 고발이 나올 때마다 이에 대한 백래시(backlash, 반발·반격) 현상이 일어나 ‘젠더 갈등’, ‘젠더 차별’ 논란이
[PD저널=박수선 이미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일단락된 ‘조국 사태’는 정치권과 검찰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무거운 숙제를 안겼다. 언론이 두 달 동안 화력을 집중한 조국 전 장관 가족 의혹 보도는 ‘언론 개혁’이라는 미완의 과제를 다시금 불러냈다. 검찰이 흘리는 정보로 '조국 의혹'을 쏟아낸 보도가 결국 언론 개혁의 명분이 된 셈이다. 내부에서도 “세월호 보도 참사를 능가한 보도 참사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언론은 지난 두 달 여간 고장난 기관차처럼 폭주했다. 광장에서 모인 시민들은 ‘언론 개혁’을 외치며 언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