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재철 CBS PD] 풍경은 치유의 기능이 있다.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욱 그러하다. 시간은 많고 주머니는 헐하고 딱히 할 일도, 갈 곳도 없을 때 버스를 탔다. 생소한 번호의 버스를 타고, 낯선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까지 갔다. 돌아올 걱정이 해질녘 노을처럼 조용히 가슴속에 내려앉으면 맞은편에서 다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바라본 풍경은 무심했다. 그 무심함이 바라보는 이를 위로했다. 버스 창을 뚫고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은 빨랫줄을 축 늘어뜨린 젖은 이불 같은 마음을 천천히 말렸다. 그때의 버스는 낭만의 이름이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여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일상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여행 소비 심리가 높아지고, 여행 관련 콘텐츠도 봇물 터졌다.여행 콘텐츠들은 이국적인 볼거리와 ‘먹방’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여행 콘텐츠 홍수 속 웨이브 오리지널 가 지난 24일 공개됐다. “사라져버리고 싶을 때 떠나는 딱 하루의 여행”이라는 로그라인처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다. 매회 약 25분 내외의 미드폼 드라마로 오는 31일 5~8화가 공개된다.배우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세계 각국 제작사들의 최대 수요처가 된 지 오래다. 2020년 팬데믹 이후 미국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작 주도권을 쥐고 있다. 2023년 5월 현재 스트리밍 콘텐츠 유통 수익 배분 상승과 AI의 작가성 인정 여부 등을 두고 파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 작가조합(WGA)도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건물 앞에서 더 많은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힘이 크다는 이유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2년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PD저널=박수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임기 두달을 남겨놓고 면직했다.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지휘·감독 책임과 의무를 위배해 3명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켰다”며 “본인이 직접 중대 범죄를 저질러 형사 소추되는 등 방통위원장으로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면직한 것”이라고 면직안 재가 사유를 밝혔다.정부는 한 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와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기소된 이
[PD저널=김창룡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SBS 출연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이딴 식으로 할 거면 페지하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한편으로는 “대통령이 특정 프로그램에 나왔다고 게시판에 와서 비판하는 것은 비정상”이라는 주장도 있다.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는 각자 판단의 몫이다. 정치권력의 TV 오락 프로그램 출연은 늘 논란거리가 되지만 앞으로도 시청자들은 종종 목격하게 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방송 출연을 남는 장사로 판단하기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른 채 매일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도시인들이 어느 날 우연히 가게 된 한적한 시골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만일 도시의 치열한 경쟁에 지친 사람이라면 어딘가 한가로운 그 정경만으로도 치유 받는 느낌을 갖지 않을까. JTBC 수목드라마 는 그런 드라마다. 물론 이 드라마의 서사는 복수극의 틀을 갖고 있다. 평범하게 돼지농장을 꾸려가며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려했던 영순(라미란)에게 닥친 일련의 비극들이, 돈과 권력에 눈 먼 송우벽(최무성)이나 오태수(정웅인)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제277회 이달의 PD상 TV 교양정보 부문에 KBS ‘서부동 사람들’ 편이 선정됐다. ‘서부동 사람들’ 편은 2021년 '미라클 작전'으로 구출된 아프가니스타인이 국내에 정착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 심사위원으로부터 차별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수상 소감과 함께 어떻게 제작하게 되었는지 뒷이야기가 궁금해 ‘서부동 사람들’ 편 연출한 문주은 PD와 지난 12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문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지난 3월 방송된 ‘서
[PD저널=오학준 SBS PD] 스마트폰이 없는데도 느껴지는 ‘유령 진동’에 한동안 시달렸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중요한 연락을 놓칠까 불안했던 걸까? 주기적으로 허벅지 바깥쪽 근육이 미세하게 떨렸다.허둥지둥 몸을 더듬다 주머니가 비어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공포가 밀려왔다. 잃어버린 걸까? 못 찾으면 어쩌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쯤, 소파 틈새에 꽂힌 스마트폰을 발견한다. 부리나케 달려가 화면을 두드리면, 심심한 알림 창이 나를 비웃는다.중독자의 증상이었다. 밥을 먹을 때에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에도, 영화를 볼 때에도
[PD저널=임경호 기자] MBC 소수노조가 2년 전 사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MBC 보직자 148명 중 132명이 언론노조 조합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를 저격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허위사실’이라고 일축하면서 ‘노사단체 간 상호 불간섭’ 등을 규정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을 위배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MBC노동조합(제3노조)는 10일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노조 MBC본부의 조합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MBC문화방송의 보직자 132명이 본부장, 국장,
[PD저널=박재철 CBS PD] “사람은 신문처럼 정치면, 경제면, 사회면, 문화면 이렇게 섹션화 되어 있지 않아요. 일방적인 분류일 뿐이죠. 인간은 총체적인 존재예요.” 십여 년 전, 한 취재원의 말이다. 우리 사회가 분업화를 넘어 극도로 세분화하는 경향을 비판하는 맥락이었지 싶다. ‘인간은 총체적이다’ 이 말은 평범하다 못해 진부한 측면이 있다. 사실, 조금만 살펴봐도 경제적인 것은 사람들의 심리와 깊이 연결돼 있고, 정치는 그 사회의 문화적 습속과 얽혀 있다. 최근 출간된 (이기병 저)은 고통 역시 총체적인 상호
[PD저널=임경호 기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언론의 부족한 취재와 보도 책임을 묻는 보고서가 나왔다.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4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관련 보도 평가와 권고’ 보고서를 내고 “9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저널리즘의 참사이기도 했다”며 “참사 초기 ‘기레기’ 호명의 핵심 이유 중 하나였던 ‘검증 없는 받아쓰기식 보도’가 9년 동안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팽목항 인근 바다에서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
[PD저널=박수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비판이 거세다. 국민의힘이 제기한 오역 논란에 인터뷰한 기자가 원문을 공개하자 26일 아침신문에선 무슨 망신이냐는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윤 대통령의 방미 출국날인 24일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비판 여론이 일자 국민의힘은 ‘무릎 꿇어라는 것에 받아들일수 없다’ 문장에서 생략된 주어는 일본이라는 취지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생략된 주어’ 자리에 ‘저는’ 이라고 적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