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상연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 조주빈에 주목한 언론이 성범죄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조주빈의 과거와 입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해 사건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현장에서 '피해자 중심' 보도의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BC는 지난달 24일부터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명을 ‘집단 성 착취 거래 사건’으로 규정했다. “돈을 주고 가입한 공간에서 성착취 행위를
[PD저널=이미나 기자] 거대 양당이 총선 미디어분야 공약에서 방송통신 관련 조직개편을 내걸었다. 방송·통신 진흥과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손봐야 한다는 내용이지만 공약의 배경과 방향은 다르다. 각 정당이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별도로 발표한 정책공약집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미디어를 관장하는 정부 조직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미디어 담당 부서를 모아 방송통신기구를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하게 나왔지만, 정부와 국회 차원의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PD저널=박상연 기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피의자를 악마화하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언론이 가해자를 괴물로 묘사하는 보도에 집중하면서 디지털 성착취 범죄의 심각성과 범죄 예방 등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세)의 신상은 24일 서울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결정이 나오기 하루 전에 언론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지난 23일 단독으로 조주빈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SBS 의 보도가 방아쇠가 됐다. SBS는 ’[단독] ‘박사방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반에서 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상식적일까. 나서서 막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박새로이(박서준)가 전학 간 학교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았다.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데도 나서는 친구 하나 없고, 심지어 선생님도 모르는 척을 했다. 이유는 그 가해자가 장대희 회장(유재명)의 아들 장근원(안보현)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아버지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상식을 넘어서는 행동조차 받아들여지는 현실.하지만 박새로이는 상식대로 행동한다. 그리고 그 행동 때문에 퇴학당하
[PD저널=이미나 기자] 어쩌면 갈등은 언론의 중요한 자양분이다. 의견의 대립이 만들어내는 역동성은 언론이 포착하기 딱 좋은 '그림'이다.'XX 대 OO', 'OO Vs. XX'와 같은 구도가 기사 제목에서부터 구성에 이르기까지 즐겨 사용되는 건 그래서다. 게다가 193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객관주의 저널리즘을 아직까지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 한국 언론계에서는 '객관성'을 명분으로 이쪽 편과 저쪽 편의 주장을 '반반' '균형감 있게' 담으려는 경향이 강하다.최근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숙명여대에 합격했으나 입학을 포기한 A씨를 둘
[PD저널=신지혜 시네마토커·(CBS 진행)] 이 시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의 여배우들이 한 영화에 출연했다. 멋진 여배우들이 서너 명도 아니고 수 십 명씩 한 영화에 출연하다니 이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그런 영화가 가능한 걸까?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세기의 여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보게 되다니, 라고 생각하고 만다면 오산이다. 당신은 그들의 얼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영화 에는 여배우뿐 아니라 감독, 작가, 제작자, 영화사 대표 등 96명의 영화
[PD저널=박예람 기자] 언론이 그동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젠더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나 조직을 꾸리면서 젠더 분야의 취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젠더 이슈를 단순히 '남녀 갈등'으로 소비하는 보도 행태에서 벗어나 성평등 사회를 위한 담론을 적극적으로 펼쳐보겠다는 의미다.젠더는 최근 몇 년 간 한국사회를 달군 화두였다. 미투(#Metoo) 운동부터 '채용 성차별'과 탈코르셋까지. 여성의 성폭력 및 성차별 고발이 나올 때마다 이에 대한 백래시(backlash, 반발·반격) 현상이 일어나 ‘젠더 갈등’, ‘젠더 차별’ 논란이
[PD저널=박수선 이미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일단락된 ‘조국 사태’는 정치권과 검찰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무거운 숙제를 안겼다. 언론이 두 달 동안 화력을 집중한 조국 전 장관 가족 의혹 보도는 ‘언론 개혁’이라는 미완의 과제를 다시금 불러냈다. 검찰이 흘리는 정보로 '조국 의혹'을 쏟아낸 보도가 결국 언론 개혁의 명분이 된 셈이다. 내부에서도 “세월호 보도 참사를 능가한 보도 참사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언론은 지난 두 달 여간 고장난 기관차처럼 폭주했다. 광장에서 모인 시민들은 ‘언론 개혁’을 외치며 언론에
[PD저널=김혜인 기자] 8일 김성준 전 SBS 앵커가 '불법촬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SBS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SBS는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언론인이 김성준 논설위원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 곧바로 사직서를 수리하고 '김성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김성준 논설위원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성준 논설위원은 지난 3일 밤 11시 55분께 서울 영등포구청역 안에서 한 여성을 몰래 촬영한
[PD저널=김혜인 기자] 예능 프로그램들이 혐오·차별 표현을 사용한 자막으로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 쓰이는 용어를 무분별하게 가져오는 제작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자막 사고는 반복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TV조선 은 지난달 25일 방송에서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아버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전라디언’이라는 자막을 사용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라디언’은 호남 지역인들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극우 성향의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TV조선은 곧바로 “제작
[PD저널=김혜인 기자] '미투운동' 이후 성평등 문화 정착에 나섰던 방송사들의 성평등 감수성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예전에는 그다지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던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은 줄었지만, 성평등 프로그램 제작까지는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2018년 초 시작된 ‘미투운동’에 방송사들도 성폭력 관련 내규를 개정하고 성평등 전담 기구를 마련했다. MBC와 SBS는 노조 산하에 성평등위원회가 구성됐고, KBS는 지난해 11월 방송사 최초로 성평등센터 문을 열었다. MBC와 SBS의 경우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징계 수위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tvN 토일드라마 은 ‘출판사라는 오피스’에서 ‘책으로 밥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획의도다. 제작진은 여기에 ‘별책부록’으로 로맨스가 있다며 ‘책을 만들었는데 로맨스가 따라왔다’고 덧붙였다.이런 카피는 드라마를 설명하고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중요한 문구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출판사 ‘겨루’에서도 책 한 권을 어떤 방식으로 소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케팅 회의가 벌어지는 것처럼, 이 문구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이 드라마를 쓴 정현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