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1|내가 ‘술 담배 스트레스에 관한 첨단보고서’와 함께 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개월전이었다.긴 작업의 끝이 보이는 지금, 그 3개월간 일어난 변화들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변화는 내 자신에서부터 시작되었기에 더 크게 느껴졌고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사실 우리네 방송쟁이들만큼 스트레스에 찌들고, 술 담배를 가까이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우리 pd들은 평균 수명이 짧기로 유명하다나? 바야흐로 목숨을 걸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상황이다.우리뿐만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그 어느 누구도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푼다는 미명 아래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신다. 그러나 그 사이에 우리의 건강은 치명적인 해를 입고 만다.“‘술-담배-스트레스’라는 보이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까?”“선진국은 담배 소비가 줄어드는데 후진국은 늘어간다. 여기에 어떤 음모가 숨어있는 건 아닐까?”“보다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어찌해야 하나?”이러한 사회적인 물음에서 이 프로그램은 출발했다.해답을 찾는 과정에 있어서는 최대한 과학적으로 접근했다.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변화를 통해 (술과 담배와 스트레스를 둘러싼) 우리 문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자 했다.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세계적 의학 저널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과 ‘the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등에 실린 각종 관련 논문을 집중 분석했고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선진 각국의 세계적 석학들을 취재하면서 같이 실험했다. 일년 동안의 제작기간에 촬영 테이프만 700개가 넘는다. 프리뷰 하는 데만도 한달 가까이 걸렸다. 그리고 지난 1월 10일, 제1편 ‘간접흡연-그 동반자살의 실체’가 첫 방송의 전파를 탔다.나름대로 우리는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방송이 나간 다음날 아침, 사무실로 걸려오는 시청자의 전화로 인해 제대로 업무를 볼 수가 없었고, pc통신에는 재방요청이 쇄도했다. 일간지는 사설을 통해, 라디오는 생방송을 통해 간접흡연의 위험에 대해 소리 높였고 보험회사는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보험료를 차등화시키기 시작했다. 흡연문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가슴 벅차 오르는 순간이었다.방송이 끝나 가는 지금, 애초의 기획의도가 얼마나 충실하게 전달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길게는 일년, 짧게는 3개월간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공은 시청자들에게로 넘어갔다. 시청자들이 보고, 느끼고, 평가할 따름이다.다만, 그 3개월을 통해 내가 얻은 한가지 진실이 있다.“흡연, 그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smoking, it’s heartbreaking)!”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선 제작현장을 누비고 있는 pd선후배 여러분!담배를 끊읍시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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