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의 MBC 계열사(부산·마산·울산·진주 MBC)를 통합하기 위한 광역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 MBC계열사들은 지난해 11월말 광역화 TF팀을 구성하고 활동 2개월 만에 광역화 초안을 마련했다. 광역화 TF팀은 본사에 초안을 보고했으며 해당 지역사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또 광고수입과 각 사의 지분문제 해결을 위한 컨설팅을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했다. MBC 본사는 상반기 중으로 광역화의 기본틀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MBC 계열사 광역화 논의가 서둘러 추진된 이유는 지역사들의 매체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부산방송이 경남 전체로 방송권역을 확대하면서 경남지역에서 지역 MBC 계열사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자 논의를 서두르게 됐다. 임기를 1년 앞둔 최문순 MBC 사장의 의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장공모 당시 지역 방송사의 광역화를 사업계획서로 제출해 이에 대한 이행이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 광역화 TF팀 결성도 본사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MBC 광역화 초안은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인력과 기능축소가 아닌 지역MBC의 사업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PD저널이 입수한 광역화 초안에 따르면 부산·울산·마산·진주MBC를 하나의 법인으로 설립하고 대표이사 1명을 두고 그 아래에 경영본부장과 방송본부장 등을 두도록 하고 있다. 또 부산·마산·진주·울산 지역은 각각 지역본부장을 두고 일부 로컬 방송을 유지하고 지역주재 기자를 두게 했다. 단, 부산·마산·울산·진주 MBC가 통합하면서 생길 수 있는 구조조정에 대한 인력감축을 최대한 배제하기로 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MBC 노조는 광역화 논의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광역화라는 중대한 결정을 2월 말 임기가 만료하는 노조가 결정하기에는 심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논의를 3월로 연기한 상태다.
광역화 TF팀은 광역화로 제작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 경남 지역이 광역화가 됐을 때 광역화 첫 해 자체제작 편성 비율을 25%로 끌어올리고 최대 5년이 지난 뒤에는 자체제작 편성 비율을 30%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종수 MBC 관계회사팀장은 “각 사마다 데일리 프로그램에 매달려 있던 PD들이 광역화가 되면서 다른 프로그램에 제작할 수 있는 여유인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며 “광역화로 PD들은 예능과 드라마의 자체 제작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역화 초안에 대해 지역MBC의 발전방향과 로드맵이 나타나 있지 않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지역MBC 한 PD는 “기능적인 통합과 외형확대만 제시돼 있지 방송통신융합 시대 지역MBC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며 “광역화 초안에 기구표 이외에 구체적인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부산겙繹舊熾だ?광역화 논의는 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MBC본사는 부산·경남 지역 이외에 대구경북지역에도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