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국 10년 맞은 아리랑국제방송 장 명 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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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이미지 전쟁에서 문화 외교관 역할”



아시아-문화콘텐츠, 유럽-뉴스와 정보로 승부 재원확보 시급…법정 기구화-수익 다각화 활로 모색

지난 3일 아리랑국제방송이 개국 1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10년의 역사에 걸맞지 않게 아리랑국제방송의 재정 상황은 좋지 않다. 전체 재원의 60%를 차지하는 방송발전기금이 정부의 기금운용정책에 따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본지는 개국 10주년을 맞아 9일 장명호 사장을 서울 서초동에 있는 아리랑국제방송 집무실에서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 개국 10주년의 의미는

해외방송 10년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아시아권에서 국가홍보방송이라는 기치를 들고 방송을 시작한 곳은 아리랑TV가 처음이다. 많은 나라들이 자신들의 국가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애를 쓴다. 국가이미지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독점했던 해외방송 시장에 영국 BBC가 추격하고 있고 최근에 생긴 ‘프랑스 24’ ‘러시아투데이’ 아랍권의 알자지라 영어방송까지 가세했다.

-국가홍보방송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방송기획부터 제작까지 국가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이다. 아리랑국제방송은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그리고 해외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에티켓을 배우기 위한 국내 시청자들도 주 시청자다. 세계 공영방송사들이 ‘월드’라는 이름으로 국제방송을 진행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사의 콘텐츠를 홍보하고 방송사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 아리랑TV 영향력이 어느 정도라 생각하나

국내에서는 그 영향력을 잘 모른다. 나 자신도 그러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아리랑TV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최근 아랍여성이 한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방송을 잘보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아리랑TV로 인해 먼 이국땅의 문화에 관심과 애정이 생겨난 것이다. 문화 외교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일본에서 아리랑TV를 벤치마킹 한다던데.

일본 내부에서 NHK 이외의 국가홍보 방송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일본 외무성이 해외방송실태를 조사한 결과 CNN이 1위, BBC World가 2위, 6위가 CCTV, 7위가 아리랑TV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10위는 KBS World, 12위는 NHK World인 것으로 조사됐다. NHK 다나카 책임연구원은 논문을 통해 아리랑TV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으며 일본에도 유사한 방송사의 도입을 제안했다.

- KBS월드와 기능이 중복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가홍보방송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KBS가 이런 기능을 수행할 때 분명히 정체성 문제가 생긴다. 국가로부터 독립되어야할 공영방송사가 직접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KBS월드와 각각 독립된 역할과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 8월 아리랑TV 부사장 인사청탁설로 국회에서 시끄러웠는데 그 내막을 밝힐 수 있나

인사청탁이라고까지 할 수 없다. 다만 당시 상당히 곤혹스러웠다. 청와대와 정부의 실세가 거론됐기 때문이다. 8월에 불거지긴 했지만 두달전인 6월부터 내부적으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다시 그 문제를 거론하고 싶지 않다.

- 재원확보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나

현재 어려움이 많다. 아리랑TV 재원의 경우 국고에서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노사가 함께 대안을 모색한 공사화의 경우 재원확보를 위해 법적 위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영어콘텐츠를 활용한 사업과 국제행사를 진행하는 컨벤션사업 등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 공사화가 유일한 대안인가

그렇지는 않다. 지난해 미래전략TFT를 구성해 논의한 결과 공사화 추진만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아리랑TV는 법적 위상이 애매해 국고지원 등이 어렵다. 특별법을 통해 국고지원을 명문화하든지 아니면 문화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게 하는 방법 등이 있다.

- 앞으로 추진 과제는

현재 아시아겴??월드1)과 북남미겲틋?월드2)으로 나뉘어 있는 채널의 성격을 아시아권과 기타지역으로 재조정할 계획이다. 7개국 시청행태 조사 결과 아시아권 시청자들은 드라마와 한류 등 문화콘텐츠를 그리고 유럽지역 시청자들은 한국에 대한 정보와 뉴스를 얻고 싶어 했다. 따라서 시청 타켓을 명확하게 편성하고 문화적인 특성을 고려할 계획이다. <이선민 기자-사진 임영무>

장명호 사장은 …

68년 MBC PD로 입사해 방송제작1부장(1983년), 정책기획이사(1995년) 등을 거쳐 MBC 자회사 애드컴 사장을 역임했다. 방송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그 이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장(1999년)과 MBC 상임감사(2002년)을 거쳐 2006년 4월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으로 취임했다.

아리랑 TV는?

1997년 2월 케이블 방송으로 개국한 아리랑TV는 현재 전세계 188개국 5300만 수신가구를 대상으로 24시간 영어방송을 하고 있다. 2004년에는 아랍어 위성방송을 시작했다. 현재 해외 위성방송 3개 채널(월드 1, 2와 아랍)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아리랑국제방송은 비영리 민간재단으로 예산의 일부를 국고와 방송발전기금에서 지원받고 있으며 광고를 통한 수익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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