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강준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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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강준만 교수
“방송개혁 우선 과제는 방송인 자존심 회복”무기한 전국순회 언론강연 돌입 … 조선일보 ‘응징’에 나서
  • 승인 1999.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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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대통령 정책기획위원장 최장집 교수(고려대)와 월간조선·조선일보간의 사상시비논쟁이 맥없이 일단락되었다. 이 사건은 비단 한 공직자와 언론사간의 다툼이기에 앞서 학문과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유발시켰던 만큼 양측의 급작스런 화해는 많은 아쉬움과 여운을 남겼다. 이에 ‘조선일보 제 몫 찾아주기 운동’이라는 이름아래 무기한 전국순회 언론강연에 돌입한 강준만 교수(전북대)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contsmark1|- 일부에서는 ‘최장집 사상검증 사건’을 통해 이룬 소기의 성과를 자축하고 있습니다만, 무기한 전국 순회 언론강연회를 계획하신 취지 및 목표는 무엇입니까?
|contsmark2|“저 역시 일부에서 자축한다는 ‘소기의 성과’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언론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제가 생각하는 건 매우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건 소위 ‘개혁세력’의 보신주의(補身主義)와 게으름입니다. 과거 김영삼 정권 시절의 김정남씨와 한완상씨를 생각해 봅시다. 이 두 분은 과거에 조선일보에 그렇게 당한 이후 무슨 일을 했습니까? 놀라지 마십시오. 조선일보의 개혁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여전히 노력을 할 뜻도 없는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에 대한 정당한 응징은커녕 사적인 복수심조차 없다는 겁니다. 전 최장집 교수도 김정남씨, 한완상씨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입니다.그러니까 쉽게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반민주, 반개혁 세력은 민주인사, 개혁인사에 대해 마음대로 매카시즘 공세를 취합니다. 그 어떤 짓을 해도 상대편 세력의 사전엔 ‘응징’이라는 단어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마음대로 장난을 칩니다. 개혁세력은 그 공세를 겨우 막아냈습니다. 개혁세력은 ‘그것만해도 대단한 일이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만족합니다. 무언가 허전한지 언론개혁은 한판 승부가 아니라는 말씀까지 하시면서 말입니다. 앞으로는 조선일보가 그런 못된 짓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위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방어’만 있고 ‘공격’은 없는 사람들, 억울하게 당하지 않게 된 것만도 큰 발전으로 여기는 수세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들, 그게 바로 개혁세력의 실체라는 겁니다. 절대 그래선 안된다는 거죠. 그래서 저래도 나서야겠다는 겁니다.”
|contsmark3|-‘조선일보 죽이기,’ 강 교수님 표현으로는 ‘조선일보 제몫 찾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계신데 조선일보의 ‘제몫’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contsmark4|“조선일보의 색깔과 윤리수준으로 보아 조선일보는 우리나라 신문시장의 5% 이하를 점유하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조선일보의 몫이라는 겁니다. 저는 그 몫은 존중합니다(월간 한국논단처럼 말입니다). 누가 그것마저 안된다고 주장하면 전 조선일보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왜곡된 역사, 그간 누려온 기득권의 프리미엄, 수구 기득권 세력의 지원, 다른 언론과 지식인의 침묵, 방송의 신문에 대한 굴종, 탈정치화된 대중 등과 같은 이유로 터무니없이 큰 몫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걸 바로 잡아야 ‘정의사회 구현’이 가능해집니다.”
|contsmark5|- 언론개혁의 주 타겟으로 조선일보를 지목하신 이유는.
|contsmark6|“‘최장집 죽이기’와 같은 시대착오적이고 반민주적이고 비윤리적인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신문은 조선일보밖에는 없습니다. 또 조선일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그런데도 판매에 있어서 수위권에 속하고 있으니 조선일보를 주 타겟으로 지목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contsmark7|- 지식인에 대한 실명비판으로 ‘악명’이 높으신데 그 취지는 무엇이며 이에 따른 반향은 어떠한지요.
|contsmark8|“우리 사회는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입니다. 비판조차도 싸잡아 추상적으로 하는 비판만이 횡행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요. 허공에 대고 헛수작 하는 거지요. 그런 비판으로 그냥 제법 양심적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 하는 짓인데 무엇 때문에 실명비판을 해서 원수를 만듭니까? 제가 직접 해보니까 이게 정말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을 너무 많이 만들어요. 공개적으로 달려들면 좋겠는데 꼭 뒤에서 칼을 찌릅니다. 지나가는 한마디로 칼을 찌르고요. 저의 실명비판을 상업주의적 전력으로 보는 인간들도 아주 많습니다. 그걸 공개적으로 글로 좀 성의있게 써주면 저도 성의있게 반론을 펼텐데 절대 그렇게 하진 않습니다. 뒤에서 음지에서 스쳐 지나가는 한마디로만 그러지요. “세상 다 그렇게 사는 건데 너 혼자 잘 났냐, 이 새끼야?”하는 심보로 그런다고 생각합니다.” - 사실상 한국언론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 있어 방송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체입니다. 현재 방송개혁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 중에 있습니다만, 특별히 방송개혁을 위한 우선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contsmark9|“미안한 말씀입니다만, 전 방송개혁위원회 별로 믿지 않습니다. 과연 무엇이 개혁인지 그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게 가장 큰 문제이겠습니다만, 그 이전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당사자들로부터의 로비에 초연할 수 있고 ‘개혁’을 외칠 만큼 당당한 과거를 가진 인사들이 거기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을까요? 우선 과제는, 방송인들의 자존심(自尊心)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신문에의 굴종부터 청산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게 먼저 이루어져야 진정한 의미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가능합니다. 신문은 마음대로 방송의 따귀를 올려붙이고 들었다 놓았다 하는데 방송은 신문에 대해 비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신문이 방송을 취재하는 데 방송이 왜 신문을 취재 못합니까? 신문은 매일 방송관련 기사를 내보내는데 방송은 도대체 얼마만에 신문 관련 기사를 내보냅니까? 1년에 한 번? 두 번?특히 조선일보의 이중성은 거의 가증스러운 수준입니다. 이른바 ‘방송 엄숙주의’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신문이 바로 조선일보인데, 대중문화를 가장 야하게 지면에 팔아먹는 신문이 또 조선일보입니다. 짐작으로 하는 소리 아니냐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제 제가 수시로 월간 ‘인물과 사상’ 지면을 통해 그 증거를 생생하게 제시할 겁니다.”
|contsmark10|- pd연합회보는 현업 pd 2,500여명을 회원으로 가지고 있는 pd들의 신문입니다. 언론개혁을 위한 pd들의 역할과 따가운 충고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contsmark11|“방송의 신자(信者)가 되어야지 환자(患者)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신자와 환자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신자는 사회와 교류합니다. 그러나 환자는 사회와 교류하지 않습니다. 환자에게 사회는 지옥일 뿐입니다. 환자는 오로지 죽어서 천국에 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래서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관심이 없습니다. 어디 관심만 없나요? 별 생각없이 악의 편에 서기도 합니다. 사회와 동떨어진 기도나 잘 해서 천당만 가면 그만이라는 거지요.pd들에게 천당은 시청률일 겁니다. 그러나 과연 그게 전부입니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시청률 경쟁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방송 엄숙주의’에 대해 혀를 끌끌 차는 사람입니다. 저는 "방송 엄숙주의’가 자꾸 pd들을 환자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같잖은 소리들이 난무하니까 아예 귀를 막아버린 겁니다. 아무리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거지요. 그런데 그 ‘방송 엄숙주의’라는 게 어떻게 해서 생겨난 건지 아십니까? 그게 바로 조선일보와 같은 이중적인 신문의 상술 때문에 생겨난 겁니다. 진정 ‘방송 엄숙주의’에 대해 분개하는 pd들이라면 단호하게 조선일보 구독을 끊어야 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진행 남은지기자>|contsmark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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