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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모사 달인 안윤상씨 새 마빡이 선보인 네티즌 ‘개콘’ 등 출연
일반 시청자 참여폭 넓어져…저작권 문제·동영상 질 향상 과제

 

UCC가 지상파를 ‘접수’했다.
2006년 최고의 키워드였던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가 인터넷과 TV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UCC 동영상이 지상파 TV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KBS <쇼 파워 비디오>(연출 안진·이지운·김종연)는 지난해 11월 개편을 실시하면서 UCC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청자들이 보내온 영상을 소개하던 기존의 프로그램 형식도 사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개편을 하면서 ‘굳이’ UCC라는 용어를 내세운 것은 “앞으로 UCC가 방송 소재·장르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UCC의 활성화 및 저변 확대”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쇼 파워 비디오>는 ‘UCC야 놀자’, ‘강추! UCC’, ‘특종 UCC’ 등 UCC 동영상을 활용한 다양한 꼭지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출장! UCC 동영상 뒷담화’란 코너에선 인기 개그맨들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UCC의 주인공을 찾아내 동영상의 탄생 배경을 재연, 재구성한다. TV 콘텐츠가 UCC의 창조적 모태로 활용되던 관계가 역전돼 UCC를 원천으로 한 TV 콘텐츠가 제작되는 것이다.


이렇게 확대된 UCC의 영향력은 인터넷의 스타를 TV라는 무대로 옮기고 있다. KBS <폭소클럽>(연출 서수민·이형진)은 지난해 12월 30일 방송에서 ‘UCC계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불리는 안윤상 씨를 직접 출연시켰다.

 

<개그콘서트>(연출 김석윤·김상미)도 지난 14일 ‘골목대장 마빡이’ 코너에서 새로운 마빡이 동작을 선보인 네티즌을 무대에 올려 직접 시범을 보이게 했다. 특히 <개그콘서트>는 매주 네티즌이 만든 ‘마빡이 동영상’을 소개, 가장 반응이 좋은 동작을 다음 회에서 선보이고 있다. 김석윤 담당 PD는 “시청자들이 먼저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해서 코너에 반영하게 됐다”며 “UCC 열풍을 발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SBS <재미있는 TV천국>도 최근 ‘내가 만든 TV천국’을 신설, 금주의 화제 동영상 BEST 5를 소개하고 아이디어와 작품성·완성도·연기력을 평가한다. 케이블방송 tvN의 <단무지>에도 ‘화제의 UCC 배틀’이라는 코너가 있어서 매주 새로운 동영상들이 TV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이렇게 UCC에 대한 수요가 높아가는 가운데 저작권 문제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UCC의 저작권은 원저작권자(UCC에 활용된 콘텐츠), 초상권자, 제작자, 포털과 같이 플랫폼 역할을 하는 온라인서비스업체, 방송사 등이 얽힌 미묘하고도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작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 <쇼 파워 비디오> 제작진은 순수 창작물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정한 후, UCC 제작자로부터 원소스를 받아 방송하고 있다.


안진 PD는 “어떤 UCC도 저작권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지 못 할 것”이라고 말한다. UCC라는 개념이 생성 초기 단계인 탓에 저작권 문제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 한 상태이고, 아직은 ‘시청자 접근권’이나 ‘공유’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양질의 콘텐츠 공급도 중요한 관건이다. 인터넷 상에는 수많은 UCC들이 떠돌아다니지만 저작권 문제로부터 자유로우면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지난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인터넷 인기 동영상을 소개하던 코너 ‘검색대왕’이 단명(2개월 만에 종영)한 사례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또 흥미 위주, 말초적 내용의 콘텐츠만 집중돼 퍼블릭 액세스의 의미가 무색하기도 하다. UCC가 방송 콘텐츠의 다양화와 시청자 참여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지만, UCC를 통해 진정한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킬링 타임용’ 콘텐츠로 전락할 수 있다.


하지만 등장 1년 만에 급속도로 성장한 UCC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웹 2.0 시대를 맞아 사용자(user)가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인터넷 제작 툴도 발달하면서 UCC와 이를 활용한 방송도 진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다. 안진 KBS PD는 “UCC는 모든 아이템이 가능한 그릇”이라며 “앞으로 일반 시청자가 방송의 한 몫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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