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1|2.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 방송 비판과 미디어 교육신설된 코너 중 단연 돋보이는 건 kbs의 ‘tv속으로’와 mbc의 ‘우리도 한마디’라고 할 수 있다. 이 코너들은 시청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형식을 도입, 방송사의 기득권과 타성을 제한하고 더욱 진솔한 시청자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다. ‘tv속으로’의 경우 첫회는 kncc가 참여하여 경제청문회 보도의 문제점을, 2회는 민주언론운동연합에서 ‘대학생 참여 오락프로그램’의 문제점을, 3회는 여성민우회에서 ‘여성 앵커의 이미지 만들기’를 각각 다뤘는데, 방송 비판의 기본 기능을 다하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제작에 참여한 시청자와 집에서 보는 시청자 모두에게 집중적인 미디어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걸음마 단계인 만큼 여러 문제가 따르겠지만 - 프로그램의 질 문제, 대표성있는 시청자단체를 꾸려내는 문제 등등 - 앞으로 더욱 잘 가꾸고 확대할만한 코너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시청자단체의 치열한 노력과 방송사의 열린 자세가 함께 발맞추어 나가며 서로 격려해주는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kbs는 이미 활동중인 시청자단체가 아이템 및 구성안을 제시하면 담당 pd가 기술적인 지원을 하는 형식으로 제작하며, mbc는 모니터단체, 대학방송반을 포함한 모든 시청자들에게 tv비평 프로그램을 공모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모든 시청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mbc의 방식이 옳겠지만 미디어 교육이 황무지 상태나 다름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방송 비평의 훈련이 되어 있고 언론에 대해 일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단체들에서 시작한 kbs의 방식이 좀 더 유효할 것으로 생각된다.
|contsmark2|3. 몇 가지 해묵은 문제점들(1) 아직도 자사 홍보에 집착(?)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제일 먼저 떨어 버려야 할 것은 자사 홍보에 치우치는 태도인 바, 아직도 일부 코너에서 이러한 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옴부즈맨 프로그램도 시청률 경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인식, 그리고 비판에 치우칠 경우 ‘도마에 오르는’ 제작진의 협조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쉽게 빠지게 되는 이러한 태도는 상업방송의 성격이 강할수록 더 심하게 나타났다.(kbs < mbc < sbs의 순서) 특히 sbs의 ‘프로그램 따라잡기’ 코너는 미디어 교육의 기능도 없지 않지만 일단 자사 프로그램 홍보 코너라는 느낌부터 강하게 주고 있다. 대본과 연출의 문제점을 지적한 시청자의 의견에 대해 작가와 pd가 아니라 출연 배우들이 대답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철저하게 미디어 교육을 위한 코너가 되어야 할 것이다.
|contsmark3|(2) 꼭 넣지 않아도 될 코너들- kbs의 ‘방송언어 바로잡기’ : 방송언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굳이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넣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시청자 의견을 종합한 코너가 아니라 특정 아나운서가 맡아서 진행하는 코너라면 별도의 프로그램에서 소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sbs의 ‘세계의 tv’ : 방송진흥원의 정경미 연구원이 외국 방송사들의 유익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이 코너는 그 자체로 재미있고 유익하다. 하지만 동종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이 보고 배우라는 건지, 일반 시청자들이 보고 우리 tv를 비판하는 안목을 키우라는 건지 의도가 애매하며, 그 많은 외국의 프로그램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미디어 교육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contsmark4|(3) 부적절한 패널 선정kbs의 ‘tv, 아는 만큼 보인다’ 코너는 글자 그대로 미디어 교육을 표방한 코너이므로 방송에 대해 일정한 식견이 있는 사람, 특히 매스컴의 권력과 이데올로기, 매카니즘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맡아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은 여러 학자와 시민단체의 명망있는 분이 칼럼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방송에 대해 지나치게 무지하거나 ‘상아탑의 거룩함’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방송시간을 주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더욱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미디어 교육을 위해서라면(특정 시각에 치우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언론민주화의 큰 관점에서 매스컴의 권위와 신비, 그리고 이데올로기를 해부할 능력이 있는 고정 출연자를 캐스팅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contsmark5|(4) 외주 제작은 ‘독립적’이기 어렵다mbc의 경우 작년 가을 개편 이후 자회사인 mbc프로덕션에서
|contsmark6|4. 시청자의 몫을 확대해야(1) 방송시간 확대에 대비한 새로운 구성 방향제작진에게는 고달픈 일이겠지만 시청자의 직접 제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구성을 바꿔 나갔으면 한다. 그리고 시청자와 제작진 사이의 이해 부족으로 겉도는 얘기만 하다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는 모습을 지양하고, 뜨거운 논쟁이 필요하면 주저없이 긴 시간을 할애하는 과감하고 유연한 구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물론 제작 인력의 확대, 그리고 제작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사내 분위기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contsmark7|(2) 시청자단체에게 프로그램의 기획권과 제작권을 양도할 수 있는가방송은 공적 자산이므로 시청자 평가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의 책임 아래 기획, 제작해야 한다는 건 원칙적으로 틀린 주장이 아니다. 시청자주권의 확대와 다양한 시청자 액서스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므로 이러한 일부 시청자들의 요구는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청자단체의 대표성 문제, 프로그램의 잘잘못에 대한 책임 문제, 방송위원회와 각사 시청자위원회 등 방송유관단체들과의 위상 정립 문제, 시청자단체의 전문성을 높이고 동시에 방송사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일 등 이러한 요구를 실행하기 위해 넘어야 할 벽이 엄청나다. 이 문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참석자들의 결론이었다.
|contsmark8|<방송비평위원회 공동집필>|contsmar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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