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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수 환경 프로그램인 EBS <하나뿐인 지구>(연출 이형관 외)가 15일 방송 900회를 맞았다.


900회 특집 방송에선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를 만났다. 아프리카 그린벨트 운동의 창시자이자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역사상 가장 더울 것이라고 예고된 2007년, 마타이는 “지구의 미래는 나무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EBS <하나뿐인 지구>에 출연한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


1977년부터 시작된 ‘그린벨트 운동’은 무분별한 남벌로 밀림이 급속히 훼손되는 땅을 푸르게 되돌리자는 아프리카 최대의 녹화사업이다. 그 중심에 ‘나무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가 있었다. 이 운동으로 아프리카 전역에 30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고,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 덩달아 변화,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케냐에서는 심어지는 나무보다 베어지는 나무가 더 많은 형편이다. 지독한 빈곤 탓에 나무를 심어 얻게 될 미래의 이익보다 숯을 팔아 생길 당장의 수익이 중요한 것이다. 현재 케냐는 많은 나무가 베어지면서 토양이 황폐화되고, 비가 내리지 않은 건기가 계속 됨에 따라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원인은 바로 지구온난화다. 마타이는 “아프리카의 온난화는 자국의 숲 파괴와 산업국가들의 화석연료 탓”이라고 말한다.


아프리카의 문제는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 문제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은 매년 봄마다 황사에 시달려야 하는 우리가 더 잘 아는 사실이다. 지금 아프리카는 공장 하나 변변히 없으면서 지구온난화의 폐해를 고스란히 껴안고 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 국지적인 문제란 없고, 국지적인 해결책 또한 없다. 2001년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이 비난받는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마타이는 환경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과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투자하고, 미래를 걸어야 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나무라고.


“내일 당장 변화가 오지 않더라도 약간의 차이는 분명 생긴다. 작은 차이의 첫 걸음이 나무를 심는 것이다. 나무는 행동의 상징이다.”
지금 심는 한 그루의 나무가 2007년의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지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다가올 재앙은 막아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다. 그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 꼭 큰 일일 필요는 없다. “아주 작은 일이어도 된다”고 마타이는 말한다.


‘작은 실천’을 위해 <하나뿐인 지구>가 걸어온 역사가 900회를 넘었다. 이형관 담당 PD는 “자연, 환경이라는 것은 인간과 가장 밀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프로그램의 의미를 되짚는다.


900회를 쉬지 않고 달려온 <하나뿐인 지구>는 올해 작지 않은 변화를 맞는다. 올해부터는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해 내용의 깊이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즌제 드라마와 같이 올 상반기동안 지난 방송분들을 재방송하면서 하반기에 방송될 작품을 기획 및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내용의 충실도를 강화해 해외 유수의 환경 다큐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는 작품을 만들 예정이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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