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귀신잡는 퇴마사 이야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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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인의 86% 정도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그런데 대부분 귀신의 존재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아체 지역의 쓰나미, 계속 되는 지진과 홍수로 인해 사람은 더욱 더 미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TV 프로그램에서도 귀신 나오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 중에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은 귀신 잡는 퇴마사 이야기인 인도네시아 판 <고스트 바스트>이다. <고스트바스트>는 인도네시아 지상파 방송사인 LaTV에서 월요일 오후 10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평균 시청률이 11%를 기록할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귀신이 나오는 사람들의 사연을 접수 받아 채택되면 5명의 퇴마사가 프로덕션 사무실에서 모여 회의를 한다. 일단 사연과 집의 사진을 보고 대략 어떤 귀신이 있는지 원격 투시를 한 후에 현장으로 이동 한다.
현장 도착 뒤 먼저 집의 곳곳에 소금을 뿌린다. 소금이 방어막 역할을 해 귀신이 도망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집안 곳곳을 다니며 귀신이 있는 곳을 4명의 퇴마사가 탐지해 귀신을 병에 넣고 마개를 닫는다.

이 과정에서 퇴마사들이 귀신을 잡을 때의 액션은 화려하다. 소림사 쿵후처럼 화려한 몸동작으로 귀신을 잡으려는 모습은 마치 허공에서 혼자 무술을 하는 것 같다. 퇴마사들은 합동으로 쿵후 동작을 한다. 시청자들에게 이 모습을 통해 귀신 잡기가 어려움을 보여 주는 듯하다.


이 중 1명의 퇴마사는 눈을 가리고 귀신의 모습을 그린다. 귀신의 모습은 대부분 흉측한 모습이다.
귀신을 잡은 퇴마사들은 귀신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 건강한 남자의 몸을 빌려 귀신의 혼을 빙의한다. 그런 다음 질문하기 시작한다.


‘이름은?’ ‘왜 여기에서 살고 있는지?’ 등등인데 대부분 한이 많은 귀신들이다. 퇴마사들은 귀신의 사연을 들어주고 좋게 설득해 떠나라고 명령한다. 퇴마사가 그 집의 가족과 함께 이슬람식 기도를 하고 나면 프로그램은 끝난다. 이런 프로그램은 대부분 프라임 타임에 방송된다.


이슬람 종교 색채의 권선징악 프로그램도 많이 방영된다. 대부분 ‘죄를 지으면 신의 저주를 받아 죽을 때 몸에서 벌레가 나오고 지독한 냄새가 난다’ 등의 메시지로 마무리한다.
마법사들이 의뢰인의 부탁으로 사람들에게 저주를 거는 블랙매직 관련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실제 생활 주변에 마법사의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주 못생긴 여자에게 마법을 걸어 주면 모든 남자가 좋아 하는 아주 예쁜 얼굴로 보이고, 싫어하는 사람에게 저주를 걸어 아프게 하거나, 정신병에 걸리게 한다는 등등….


지금도 이런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 있는지 의문스럽지만 이런 모든 현상이 사회가 불안하면 더욱 더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2월 초에 자카르타에서는 홍수로 인해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민들은 자연의 거대함에 무력함을 느꼈다. 이런 불안한 군중 심리를 이용해 앞으로도 무속인 이야기가 인도네시아에서 계속 기승을 부릴 것 같다.

 

자카르타 = 김해령(KBS 통신원) good man@kbs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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