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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국제적인 인기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인기도는 그 반대다. 계속해서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미국 방송계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은 종종 여성 시청자들의 수퍼볼(Super Bowl)로 불리운다. 단일 이벤트로서 남성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 수퍼볼 경기라면,  여성시청자들에게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최고다.


뉴욕 타임즈(2007년 2월 16일자)에 따르면, ABC 방송은 올해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중계의 방송광고를 미국 대기업들을 상대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일찌감치 매진시켰다. 시상식 광고료는 30초 기준으로 회당 170만 달러, 약 17억 원이다. 


2005년에는 회당 160만 달러, 지난해에는 165만 달러였으니까 매년 5만 달러(약 5000만원)씩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재 미국 단일 이벤트 프로그램으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CBS방송의 수퍼볼 경기와는 아직 회당 100만 달러 가까이의 차이가 있다.

 

올해 수퍼볼 경기의 광고료는 30초 기준 회당 260만 달러였다. 광고료 면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수퍼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시청률에 근거한다. 지난해의 경우 수퍼볼이 930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고, 오스카상 시상식은 3900만 명이었다. 


ABC방송은 그래미 상 시상식 중계도 하는데, 약 200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해서 그래미상 시상식 중계가 오스카상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방송전문잡지 ‘브로드캐스팅 앤 캐이블’(Broadcasting & Cable; 2007년 2월호)에 나온 오스카상 시상식 광고 자료들을  조금 더 보자면, 1996년에는 30초에 회당 79만 5000달러였으니까 10년 사이에 2배 이상이 상승한 셈이다. 수퍼볼 경기에 광고를 사는 미국의 대기업 중 1/3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광고를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의 최대 광고주는 자동차 회사인 GM사로 9950만 달러(약995억원)를 지불했다. 이어서 신용카드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6790만 달러를 지불해 역시 단골광고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광고를 해서 주목을 끌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 5월 16일 처음 시작됐는데, 시상식 중계가 미디어 발전과정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신문에서 라디오로, 다시 TV 생중계로 이어졌다. 방송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신문에 결과가 먼저 나왔고, 그 다음에 시상식은 결과를 이미 알고 가는 자리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처음으로 미국에서 컬러 TV로 방영된 것은 지난 1966년이다.


1971년부터 75년까지 NBC 방송이 방영권을 갖고 있었고, 그 후 1976년부터 30년 이상을 ABC방송이 중계를 해왔다. ABC는 2014년까지 중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방송을 비롯한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모든 법적 권한은 주최 측인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가 갖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상품성은 숫자가 말해주듯이 일반 시청자들이 예상하는 수준 이상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당분간 단일 이벤트 프로그램으로서 미국 내에서 2위 자리를 계속 고수해 나가는 데에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80년이라는 세월이, 그리고 시상식 중계에 미디어의 모든 기술력이 총동원되어 왔다는 전통이 그리 쉽사리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은 일단 할리우드 영화의 국제적 위상 변화와는 별개의 문제인 듯이 보인다.

 

 

 

 

 

 

 

 

뉴욕 = 이국배 통신원 / MK(Media Korea)TV

보도국장 newslee 20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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