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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싶소 예쁜 여자와 말이요’란 가사로 시작되는 조금은 구성진 노래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내게 소위 꽂혀서 사게 된 1집 <시인의 마을>테이프. ‘시인의 마을’, ‘촛불’, ‘서해에서’까지 4곡을 건졌다.

 

그리고 중학교시절을 지내며 꼬박꼬박 교회에 나가면서도 불교색 짙은 ‘탁발승의 새벽노래’를 비롯한 그 분위기의 노래가 좋았고 ‘사랑하는 이에게’, ‘떠나가는 배’같은 만인의 애창곡, ‘북한강에서’, ‘고향집가세’처럼 국악도 몰랐고 현실을 반영한 가사의 의미도 몰랐지만 가슴을 울린 곡들이 쭉 이어졌다. 그리고 박은옥의 ‘윙윙윙’, ‘우리는’, ‘봉숭아’등도 당연히 좋았다.


대학에 갔고 내가 아는 정태춘이 ‘더 이상 죽이지 마라..’고 외치며 불법음반을 냈고 시대의 주변부에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더 이상 종로에서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던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들으면서 슬펐는지 망설였는지 기억은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도 가끔 듣는 93년의 6집을 끝으로 더는 음반을 사지도, 음악을 듣지도 않은 세월이 길었던 것 같다.


3년에 세 번쯤 가끔 혼자 흥얼거리고 차에서 듣고 컴퓨터로 늦은 밤 듣기도 한다. 작던 크던 내 인생의 빛이 되어 준 노래들에게 나는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하나 생각해 본다.”


정태춘 박은옥은 …
1978년 1집 ‘시인의 마을’로 데뷔한 정태춘은 그의 아내 박은옥과 함께 70~ 90년대 서정적인 가사와 곡으로 폭넒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포크를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갈구하고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음악세계를 펼쳐왔다. 대표곡으로는  ‘사랑하는 이에게’,‘촛불’,‘아 대한민국’ 등이 있다. 정태춘 씨는 지난 14일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김훈석 EBS 교양문화팀 <시대의 초상>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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