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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대외방송, 그 미래는?
박영석 - KBS 라디오3국 차장
  • 승인 1999.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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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방송개혁위원회에서 지난달 27일 대통령에게 제출한 방송개혁에 관한 최종보고서에는 소위 ‘국책방송’ 설립에 관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 조항에 의하면,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을 kbs로부터 분리하고 아리랑tv를 국제방송교류재단에서 분리한 후 이들 3개 방송을 통합하여 ‘국책방송’을 신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방개위의 이번 결정은 우선 대외방송의 주체인 kbs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박권상 kbs 사장은 공사 창립 28주년 기념사를 통해 방개위 결정에 대한 명백한 반대입장을 밝혔고, kbs노동조합에서도 강력한 저지 의사를 표명하였다.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 현업 프로듀서 및 김제송신소 등 대외방송 송출 현업 엔지니어의 거센 반대는 물론이고, 방송관련 단체와 정부 일각에서도 재원조달의 현실성을 문제삼아 ‘대책없는 결정’으로 폄하하고 있는 실정이다.국민의 정부 대외이미지 추락국민의 정부는 정권 출범 후 지금까지 인권의 신장과 더불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에 의한 민주주의 발전을 이루어내겠다는 의지를 일관되게 천명하고 있지만 과연 방개위의 국책방송 신설이 이러한 대원칙에 부합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21세기 지식산업시대, 정보화시대의 대외방송은 수용자와의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자국에 대한 이해 증진과 국익 신장을 이루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될 것이다. 방송에 대한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대외방송이 공영에서 국영으로 바뀌어 일방적이고 경직된 국가홍보를 강요받는다면 국제사회는 물론 수용자들로부터 한순간에 믿음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따라서 신뢰를 상실한 소위 국책방송을 통해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이루어 낸 개혁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홍보한다 해도 그 성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으며 국민의 정부에 대한 대외이미지도 추락하게 될 것이다.
|contsmark1|대외방송은 공영방송의 큰 몫이자 책무세계적 공영방송사인 영국 bbc와 일본 nhk의 국제적 신뢰가 대외방송을 통해 축적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러시아마저도 대외방송의 주체를 지난 94년 국영에서 공영체제로 전환한데서 알 수 있듯이 공영방송의 대외방송 실시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kbs의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은 지난 50여년간 3천4백만명에 이르는 해외 청취자와 북방 및 북한동포를 대상으로 ‘한국 알리기’ 방송을 실시해 한민족공동체 형성과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 노력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kbs 국제방송은 인터넷을 포함한 뉴미디어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수용자에게 다가서는 등 공영방송 kbs의 세계화에 앞장서왔다.이제 방개위의 결정대로 ‘국책방송’을 신설한다면 지난 50여년동안 쌓아온 대외방송에 대한 신뢰와 인지도는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이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경비와 시간의 낭비가 뒤따를 것이다.국책방송 신설은 막대한 국가 예산 낭비 초래kbs에서 대외방송을 계속 수행할 경우 37만 건의 음악자료와 6만 건의 음향자료, 39만 건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새로운 국책방송이 설립될 경우 이 모든 것을 자체 해결해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막대한 국고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국가예산의 손실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제작된 프로그램의 송출 또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현재 kbs는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 프로그램 송출을 위한 고급인력과 김제·당진·화성 등 5개 송신소에 최신 송출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새로운 국책방송이 신설될 경우 새로운 송신시설 건설과 인원 확보에 엄청난 국고를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정부와 기업, 전국민이 imf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금 이러한 국가예산의 낭비는 국민의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개혁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하지 않을 수 없다.
|contsmark2|새로운 국책방송을 설립하겠다는 발상은 언뜻 듣기에 그럴 듯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외방송의 신뢰도 상실, 한국의 대외이미지 추락, 국가예산 낭비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대책없는 국책방송 설립보다는 공영방송 kbs의 대외방송 기능을 라디오에서 위성tv까지 더욱 확대해 kbs가 세계 3대 공영방송사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만이 21세기를 향한 진정한 방송개혁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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