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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있어 시청률은 프로그램 경쟁의 바로미터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저녁 뉴스의 시청률 확보를 위한 노력은 치열하다. 중국의 상황은 어떨까? 결론 먼저 얘기한다면, 지금까지 중국 뉴스 프로의 절대 강자는 중국 중앙 TV, 즉 CCTV의 저녁뉴스이다.


하지만 이들은 당과 정부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 받았다. 중국 인민대학의 신문대학에서 조사한 ‘신원롄보’의 평균 방송시간 조사에 따르면, 전체 30분간 진행되는 뉴스 중 가장 먼저 소개되는 정부요인 동정이 157.8초, 정부 정책 선전이 129초, 각종 정부 회의 소식이 93.2초를 차지해 전체 방송시간의 21%를 넘고 있었다. 결국,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기는 하나 과연 이들이 가장 인기 있는 방송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이러한 틈새를 뚫고, 중국에는 새로운 형식의 보도물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하나는 <난징링쥐리>라는 난징 방송사의 보도물이다. 이들은 지역 뉴스 중심이라는 전략을 철저히 견지하면서, 난징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특히,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촬영한 화면을 적극적으로 뉴스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더해갔다. 심지어는, 불이 나고 도둑이 들어도 소방서나 경찰서보다는 이 방송의 담당자에게 먼저 전화가 오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인쇄된 신문을 읽어주는 형태의 보도물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말솜씨 좋은 진행자 한 두 명이 앉아, 각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화면에 띄우면서 빨간 매직으로 밑줄을 치고 해설을 하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까지 곁들어 시청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홍콩의 피닉스 TV가 먼저 <요우빠오텐텐두(有報天天讀)> 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해 자체 방송사 전체 시청률 3위라는 성적을 거두자, 각급 방송사들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CCTV, 베이징 TV, 상하이 동팡 TV, 쟝쑤 TV 등이 연이어 방송을 시작했다. 이러한 장르의 프로그램 중 최근 화제에 오른 것은 항저우 방송국의 <아류토우숴신원(阿六頭說新聞)>이다.


이 뉴스의 진행자는 중국 전통의 만담 형식을 빌어 뉴스를 전한다. 두 명의 남성 진행자는 중국 고유의 치파오를 입고 등장해 사회 및 생활 뉴스를 전하고, 중간 중간 ‘어허, 이래서 살 맛 나겠나…’라는 식의 감탄사를 읊조린다. 형식은 매우 가벼우나, 전하는 뉴스는 심도가 있는 것들이며, 시청자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이다.


<신원롄보>의 지위는 아직도 중국에서 절대적이다. 또한 타 프로그램보다 특수하면서도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의 필요를 간파하고 그에 다가가는 다른 프로그램이 속속 생겨나면서 위기감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보도 프로도 경쟁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북경 = 이재민 통신원 /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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