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PD 취재권 수호’ 기자회견, 외통부에 공개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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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호 관련된 외교통상부의 태도는 ‘한국 저널리즘’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외교통상부가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

10일 오전 10시 광화문 프레스 센터 18층 외신기자 클럽에서 열린 ‘PD저널리즘과 독립PD 취재권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이렇게 한 목소리를 냈다.

 

 

▲ 허찬회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장, 김환균 PD연합회장, 이성규 독립PD협회장,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박성제 MBC 노동조합 위원장(사진 왼쪽부터)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날 1부 기자회견에는 김환균 PD연합회장, 이성규 독립PD협회, 허찬회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장,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2부에는 김영미 PD와 당시 동원호 항해사였던 김진국 씨가 참석해 입장을 밝혔다.

김환균 PD연합회장은 “황우석 사태 때에도 정부 관계자들과 보수 신문 등 검증되지 않은 기관들이 황우석 사태 진실에 대해 검증하려고 했다”며 “동원호를 바라보는 참여정부의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현 정부의 언론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회장은 또 현재 동원호 관련해 외교통상부가 요구하고 있는 ‘반론보도소송’의 의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외교통상부가 요구하는 것은 정정보도가 아니라 반론보도다. 역설적으로 잘못된 내용을 고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싶다는 것이다. 김영미 PD는 〈PD수첩〉제작과정에서 수차례 외통부와 연락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일개 프리랜서 PD’라는 말로 외통부가 반론의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장은 “자본․ 외압․국가 이윤을 추구하는 자들에 의해 이 땅의 진실을 전하는 언론 지식인들이 위축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며 “김영미 PD가 취재한 동원호 사건은 취재권 수호를 위한 측면에서 한국 지식인의 위협으로 느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 교수는 “요즘 분쟁지역 등에서 취재하는 방식을 보면 국가권력이 지정한 틀에 따라 취재하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며 “역설적으로 외부의 진실을 찾고자 틀밖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김영미 PD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삶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김영미 PD가 겪고 있는 사건은 PD저널리즘에 대한 위협으로 현 정권의 간섭으로 봐야 한다”며 “이 사건은 노 정권의 신자유주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가기관이 개인과 언론 등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공공기관운영법에 KBS, EBS, 방문진 등을 포함하는 태도에서도 뿌리 깊게 만연돼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정권으로부터의 알권리 수호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찬회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도 김영미 PD가 취재한 동원호 사건과 관련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끝까지 투쟁하고 같이 의논해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PD연합회․독립PD협회는 외통부에 2차 공개 질의서를 제출했다. 독립 PD협회는 3월 20일 외통부에 1차 공개 질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독립PD협회는 외통부에 보낸 1차 공개질의서에서 ▲(외교통상부가 지적하는) 일개 프리랜서 PD에 대한 개념이 어떠한 것인가 ▲김 PD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한 부분에 대한 설명 ▲ 4개월간 잊혀졌던 동원 628호 선원들의 안위에 대해 ‘일개 프리랜서PD’가 가진 관심이 대한민국 외교통상부가 추구하는 국익과 자국민보호에 어떠한 악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답변 등을 요구했으나 외통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PD연합회와 독립PD협회는 10일 외통부에 보낸 2차 공개 질의서에서 다시 한번 ▲ ‘일개 프리랜서 PD’였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에 대한 입장 ▲ 앞으로 해외취재물에 대한 내용검증을 외교통상부가 하겠다는 것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성규 독립PD협회장은 “이번에도 외통부가 공개질의에 대한 답이 없을 경우 김영미 PD가 촬영한 원본 테이프 16개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기자회견문]

 

 

- PD저널리즘과 독립PD 취재권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 -

 

 

일개프리랜서PD운운하며 PD저널리즘 침해하는 외교통상부는 각성하라!!

 

 

 

2006년 7월 25일 MBC은 ‘피랍 100일, 소말리아에 갇힌 동원호 선원들의 절규’(이하 ) 편을 방송했다. 이 소식은 프리랜서PD인 김영미PD가 내전 상태의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 ‘해적’들에게 취재협조를 받아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7월 29일 동원호 선원들의 석방이 ‘합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2007년 현재 선원들은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잊혀져 가고 있던 동원호 선원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던 김영미 PD는 취재 과정에서 ‘100일 동안이나 선원들이 잡혀있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외교통상부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부됐고, 그러한 상태에서 취재내용을 근거로 해서 방송을 한 것이다.

 

그러나 ‘재외국민의 보호 및 지원’을 자신들의 소명으로 여기는 외교통상부는 목숨을 걸고 ‘해적’들의 배에 탑승해 ‘재외국민’인 동원호 선원들의 상태를 알린 MBC에 대해 반론보도를 하겠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외통부와 MBC의 재판과정 중 외통부가 보낸 ‘김영미 PD가 취재한 내용을 방송하는 것에 대한 재검토 요청’을 하며 보낸 공문을 보고 있자면 분노를 참을 수 없다.

 

공문의 내용을 보면 아래와 같다.

 

“공영방송인 MBC가 일개 프리랜서인 김영미PD의 검증되지 않은 취재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MBC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에 비추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외교통상부에게 묻고자 한다.

 

1. 일개 프리랜서 PD였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인가?

 

2. 앞으로 해외취재물에 대한 내용검증을 외교통상부가 하겠다는 것인가?

 

외교통상부는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을 위해 저널리즘의 사명을 다하려는 현장의 PD들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못 할망정 걸림돌이 되진 말아야 할 것이다.

 

“자국민 보호 미명아래, 취재방해 웬 말이냐?”

“동원호 실체 알렸더니, 검증논란 망발인가?”

“일개PD 운운하는 외통부는 사죄하라”

“PD저널리즘 침해하는 외통부는 각성하라”

 

 

 

 

 

2007년 4월 10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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