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순 위원을 거둬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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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순 위원을 거둬 가시라
  • PD저널
  • 승인 2007.04.1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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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입술과 혀의 가벼움이여…

 

“(이번 대선에서)우파가 지면 앞으로 100년 동안 이제 우파들이 목소리도 못 내게 돼.”

“당에서 방송에 좀 관심을 가져주세요.”

대선 대책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방송정책을 고민하는 자리도 아니다. 강동순 방송위원이 한 말이다.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의 측근이 동석했으니 그 당이 한나라당임은 분명하다. 관심을 가지라는 것은 문맥상 방송에 압력을 가하라는 얘기다. 우익 시민단체들더러 방송을 모니터하고 시위하라고 선동하기도 한다.

방송위원은 방송의 공정성을 수호하기 위해 법적으로 독립성을 인정받는 중요한 자리이다. 그러나 그는 마침내 한나라당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방송법의 정신을 경쾌하게 무시해버린다.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됩니다.”

 

아, 한번 뱉어진 말의 견고함이여…

 

강 위원은 말썽이 일자 사적인 자리의 사담이라며, 방송위원으로서는 정치적으로 편향되게 일한 적이 없다고 했다. 거짓이다. 불행하게도 자신의 입으로 증거를 남겼다.

첫째. “내가 불만처리위원회에… 우익 시민단체에서 그걸 문제제기하라고 해서 ‘야, 이런 게 민원이 왔으니까 우리가 이걸 해야 된다’ 해서… 본회의에 넘긴 거야.”

북핵 실험 후 재일교포 김명철과 대담한 프로그램에 대해 보도교양심의위원회가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리자 우익 단체를 동원해 불만 사항으로 접수하게 했다는 것이다.

둘째. “크게 보면 백성학이도 우리 큰 우파쪽에 하나 들어가는 거야. 그거 어떻게 자해행위를 했나 그래.”

강 위원은 1대 주주 백성학 회장의 스파이 의혹으로 경인TV 문제가 답보상태에 있을 때 강력하게 허가추천을 주장했었다. 그의 말이 그의 가면을 벗겨준다. 백회장이 우파라서 그런 것이다.

 

프락치, 한나라당이 거둬 가시라

 

강 위원은 스스로 특정 정파의 프락치 노릇을 해왔다. 그가 스스로 설정한 임무는 정권 장악을 위해 먼저 방송을 장악하거나 방송의 독립성을 교란하는 것이다. 언론 시민 단체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방송의 독립은 한 정파의 대선 승리보다도 중요하고, 방송위원의 자리는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위원 스스로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아직까지 자신의 말이 증거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를 추천한 한나라당이 결단해야 한다. 정체가 폭로된 프락치는 효용가치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를 거둬가는 것만이 한나라당이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존중한다는 의사 표시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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