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 ‘PD수첩’ 책임PD “반론보도 남용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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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프리랜서 PD의 ‘동원호 취재 방송’과 관련한 재판에서 MBC가 패소하자 송일준 MBC 〈PD수첩〉 책임 PD는 “면밀히 사안을 논의해서 외교통상부의 반론보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송 PD는 12일 PD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재판부가 외교통상부의 반론보도문을 〈PD수첩〉에 어느 정도까지 실으라고 했는지 판결문을 확인하지 못해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동원호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으로서 해야 할 바를 했다고 생각하며 타 언론기관이 국가기관과의 반론보도 청구에서 승소한 판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 PD는 “ 〈PD수첩〉 제작진은 지난해 김영미 PD가 동원호를 취재한 내용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방송한 것”이라면서 “정부기관들이 언론에 대한 반론보도를 남발, 남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이번 판결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 송일준〈PD수첩〉책임 PD ⓒ MBC

다음은 송 PD와의 일문일답.

 

- 항소 의향은 있는가.
“재판부가 외교통상부의 반론보도문을 〈PD수첩〉에 어느 정도로 실으라고 했는지 판결문을 확인하지 못해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동원호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으로서 해야 할 바를 했다고 생각한다. 타 언론기관이 국가기관과의 반론보도 청구에서 승소한 판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면밀히 사안을 논의해서 외통부의 반론보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끝까지 싸우겠다.” 

 

-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동원호 취재 내용을 보면서 나포됐던 선원들을 빨리 구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시급함을 느꼈다. 국민이 위태로운 상황에 빠져 있는 것에 대해 국가기관이 제대로 노력하지 않고 있다면 언론으로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역할 아닌가. 분명히 취재과정에서 김영미 PD는 외통부 쪽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외통부가 거절한 것이다. 뒤늦게 반론보도를 요청한 것은 우리나라 공무원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 〈PD수첩〉첫머리에 반론보도문을 기재하라고 했는데.
“〈PD수첩〉은 매주 방송되는 레귤러 프로그램이다. 〈PD수첩〉 첫머리에 반론보도문을 실으라고 하는 것은 언론에 대해 지나친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는 반론보도라 하더라도〈PD수첩〉을 보는 수많은 국민들은 ‘방송 내용이 잘못됐다’고 느낄 것이다. 이것은 〈PD수첩〉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결국 언론을 위축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정부기관이 언론에 대해 반론보도를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는.

“외통부가 1심에서 승소했기 때문에 항소와 상관없이 〈PD수첩〉은 반론보도를 해야 한다. 반론보도는 언론이 고의적으로 비방을 하거나 신뢰를 추락시켰을 때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약자가 제기하는 것이다. 〈PD수첩〉의 동원호 관련 보도는 국민의 인권 측면에서 언론기관의 책무를 수행한 것이다. 외통부와 같은 국가기관이 언론을 상대로 반론보도를 요구, 법원이 받아준다면 언론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알권리’는 자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기관들이 언론에 대한 반론보도를 남발, 남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국가기관의 반론권을 개인의 반론권과 똑같이 인정해 주는 법원의 인식도 문제다.”

 

-외통부가 김영미 PD를 ‘일개 프리랜서 PD’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김영미 PD는 취재 경력과 능력으로 볼 때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는 PD보다 훌륭한 저널리스트다. 외국에서는 프리랜서 PD들이 조직에 속해 있는 저널리스트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 조직에 있는 사람만이 저널리스트의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외통부는 시대착오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일개 프리랜서 PD’라는 발언은 저널리즘에 대한 외통부의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발언으로 일고의 가치가 없다. 모든 국민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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