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디어 ‘정크푸드’ 광고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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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한정되었던 영국의 정크 푸드(Junk Food) 광고 제한이 신문, 잡지, 인터넷, 영화 등의 매체로까지 확대됐다. 영국의 비방송매체 광고 자율 규제기구인 CAP(Committee for Advertising Practice)는 잡지, 인터넷, 신문, 게시판, 영화에서 16세 이하 어린이를 겨냥한 식료품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이는 두 달 전 영국 방송규제기구인 오프컴(Ofcom)이 16세 이하 어린이 대상 방송 프로그램 시간에 지방, 소금, 설탕의 함유량이 많은 식료품 광고를 금지한 것에 이은 조치다. 오프컴이 규제 대상을 정크 푸드에 한정했던 것과 달리, CAP는 야채와 과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식료품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 새로운 규칙은 7월부터 시행된다(저스트푸드 4월 11일자).


내년 1월 1일부터 방송에 적용되는 오프컴의 규칙은 FSA(Food Standard Agence)가 고지방, 고염분, 고과당 식품을 구별해내기 위해 개발한 모델을 적용하여 정크 푸드를 분류했다.

 

하지만 이러한 오프컴의 기준은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분하는데 대단히 부정확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기준에 따르면 치즈, 우유 등의 식료품도 정크 푸드로 분류되고, 제품에 함유된 지방, 소금, 설탕의 기준 수치도 식품과 음료에 따라 다르다. 또한 100g당 함유 비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치즈와 같이 하루에 소량만을 섭취하는 음식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타임즈 2월 20일자).


CAP은 정크 푸드를 구분하는 FSA 방법의 부정확성을 비판하며, FSA의 모델 대신 과일과 야채를 제외한 모든 식료품이라는 간단한 분류방식을 사용했다. 이 새로운 규정은 식료품이 “나쁜 영양 식습관과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을 아이들에게 장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를 막기 위해 어린이 대상 식료품 광고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한 효과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제품의 영양적인 혜택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을 겨냥한 캐릭터나 스타를 활용한 광고도 제한했다. 하지만 프로스트의 토니 호랑이 같은 제조사 고유의 캐릭터는 사용 가능하다(가디언 4월 11일자).


이러한 조치들은 최근 영국의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어린이 비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들로, 보건부 대변인은 CAP의 이번 결정이 방송만이 아닌 모든 매체가 함께 정크 푸드 광고를 제한함으로써 비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건강캠페인 단체는 CAP이 오프컴이 채택한 FSA의 모델을 채택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미디어마다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광고인, 규제자, 그리고 대중들 모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업 방송 제작자들은 어린이 시간의 광고 감소가 프로그램의 투자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참고로 오프컴은 이번 조치로 방송사들이 규칙 시행 첫 해 3900만 파운드(한화 약 740억 원) 정도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 = 채석진 통신원 / University of Sussex  ‘Media and Cultural Studies’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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