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택 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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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반대, 광우병환자 생기면 누가 책임지나”

 

4월 2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됐다. 지난 해 수입된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돼 전량 반송한 바 있지만,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뼛조각이 발견될 경우 해당 박스만 반송하기로 하고, 5월 OIE(국제수역사무국)의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안정성 등급 판정에 따라 전면 수입개방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이번 수입재개는 미국 쇠고기 전면개방의 신호탄인 셈이다. 지난 해 10월 29일 에서 방송된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을 제작한 이강택 PD는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내가 프로그램에서 문제제기한 내용들과 진실을 말해 온 시민사회의 여론에 이 정부는 단 한 번도 귀를 기울이고 검토하지 않은 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른바 ‘딜브레이크’로 예정된 수순으로 온 것이다.”


이강택 PD의 목소리에는 정부에 대한 분노와 한미FTA 협상결과에 대한 허탈함이 섞여 있었다. 이 PD는 또 “미육류협회와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언론의 거짓 기사에 근거해 여론을 조작하고 수입재개로 갔다”며 “미국 축산자본과 한국의 FTA 추진세력, 그리고 조중동이 합동공작을 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바로 “미국 초국적 자본과 국내 FTA 추진세력의 이익을 위해서.”


이 PD는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얼굴 뒤에는 카길 등 미국의 초국적 축산자본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내 프로그램에서 과연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따져보자고 했지만 한 번도 진지한 반박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PD는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가 국민의 건강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우려했다.

 


“살코기나 특정위험부위를 제외한 부분도 안정성이 밝혀진 적이 없다. 이는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2005년 73차 OIE 총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한 적이 있음에도 오히려 거짓정보로 여론을 호도했다. 광우병 위험은 근대 과학, 의학으로는 밝혀진 게 없다. 그래서 바로 ‘얼굴없는 공포’다. ‘위험성이 100% 증명되지 않았으니 먹어도 된다’가 아니라 ‘안전이 100% 확보되지 않았으니 먹으면 안 된다’가 돼야 한다. 바로 이게 사전예방조치다. 나중에 인간 광우병 환자가 발생하면 누가 어떻게 책임 질거냐? 이는 통상독재다.”


최근 이 PD는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처럼 초국적 자본이 우리 일상의 영역을 지배해 들어오는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PD는 “단순히 경제가치, 화폐로 환산할 수 없는 부분들이 초국적 자본의 영리추구에 의해 피해를 보는 현상에 주목해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미국 쇠고기 문제도 다시 다룰 것”이라고 했다. 

 

박진형 기자 hangi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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