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것이 좋은 것이여!”
상태바
“중국 것이 좋은 것이여!”
  • 북경=이재민 통신원
  • 승인 2007.05.10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에는 ‘샹성(相聲)’이라는 장르가 있다. 이는 송나라 때부터 전해 내려온 것으로, 입담 좋은 이들이 무대에 올라서 재미있는 소재를 가지고 관중들과 만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주로 특유의 전통 치파오를 입고 두 명의 중장년 남성이 진행하는 이 샹성은, 중국 방송에서도 빠질 수 없는 흥밋거리였으며, 샹성으로 유명해진 일종의 스타도 있을 정도로 갈채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 샹성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화려한 무대 공연, 외국 수입 드라마, 갈수록 흥미로워지는 보도 프로그램이 방송 시청률 경쟁에 뛰어든 지금 시점에, 단순히 두 명의 배우가 올라가서 입담 한 가지만 가지고 10분, 20분 동안 시청자들의 리모콘을 고정시키는 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이 샹성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중의 가장 두드러진 예는, Flash와의 결합을 통해 탄생한 <콰이러이잔(快樂驛站)〉이다. 2004년 9월 4일, CCTV-3을 통해 방송되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당시 많은 사람들의 회의적인 눈길 속에 방영을 시작했다. 배정된 시간도 단지 매주 평일의 10분간으로, 일종의 앞 뒤 프로그램을 연결해 주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방송 첫해 단숨에 CCTV 전체 프로그램의 시청률 순위에서 앞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으며, 지금은 다른 방송사를 통해서도 시청자와 만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2006년 9월 4일부터는 매일 30분 방송으로 시간이 대폭 확대됐으며, 토요일에는 1시간 동안 방송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프로그램은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일단, 화면의 구성은 우리나라 영화 <왕의 남자>에서 잠깐 등장했던 그림자 연극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어, 중국 전통 화법과도 연관되어 있다. 즉, 평면성을 중시하며, 입체감은 생략돼 이야기의 주체를 확연히 드러나게 하는 화법이다.
이는, 현대의 Flash에서 추구하는 표현법과도 바로 접목이 되는 부분이다. 목소리 연기는 기존의 샹성 배우들이 전통적인 맛을 그대로 살려, 특유의 악센트를 집어넣은 걸쭉한 목소리로 하고 있다.


결국 이들은 매우 중국적인 것과 최신의 조류를 접목시켜 새로운 콘텐츠 형식을 만들어 내었으며, 점차 힘을 잃어가던 중국 예술의 한 장르를 어린이조차 즐겨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창조물로 빚어낸 것이다. 과거 중국에서 ‘세계화’라는 모토는 즉, 서양 세계의 문화에 근접하게 되는 것을 의미했다. 중국인들도 이제는 가장 본토의 색채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실천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북경 = 이재민 통신원 /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