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발 앞서 세상읽는 눈’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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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김환균)는 ‘한 발 앞서 세상을 읽는 눈’(한세눈) 강연회를 16일 오후 3시~6시 여의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진행한다. 이날 강연회 1부에서는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한국인의 소비 행태와 디지털문화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하며 2부에서는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연구실장이 ‘웹2.0과 방송 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발제한다. 강연에 앞서 14일 오후 두 발제자를 미리 만났다. <편집자>

 

 


 

인터뷰/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새로운 것보다 자신의 강점을 먼저 발견하라”

 

2005년 12월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김영사)이란 책을 발간해 화제를 모은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이명박, 박근혜, 고건 등 8명의 대통령 후보의 성향을 분석한 이 책은 지금도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14일 오후 연구실에서 만난 황 교수는 대통령 후보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의 승자는 ‘선비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선비형의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 ‘남들이 하지 않는 짓’에 관심을 두다보니 어느새 트렌드 전문가란 소리를 듣게 됐다는 황 교수는 한세눈 강의에서 ‘한국인의 소비 행태와 디지털문화 트렌드’를 주제로 강의한다. ‘남보다 한발 앞서 세상을 읽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너무 앞서 읽으면 반감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고, 한발이라도 뒤서서 움직이게 되면 경쟁에서 참패하는 것이 현실이 아니던가. 시청률과 전투를 벌이는 제작 현장의 PD에게 필요한 것은 딱 한걸음 앞서 대중의 정서를 파악하는 눈이다. 그러나 그 눈을 얻을 수 있는 정확한 방법과 답은 없다.

“당신이 맞는 답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답이고 정확한 방법이다. 그게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고나가라!”

황 교수는 PD들이 소위 ‘히트치는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소재의 참신성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소재를 택해 대중의 패턴에 잘 어울리게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PD들이 특정소재, 이슈, 스타를 쓰면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사고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자기가 해온 프로그램,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그 프로그램이 왜 대중에게 먹히지 않았는지 원인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PD들에게 이 정도의 조언은 이미 식상한 내용이다. 머릿속으로는 알면서도 현실에서 그렇게 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황 교수는 “현실에 있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해서”라고 지적한다.

 

“PD들은 프로그램을 만들 때 모든 것을 놓아야 한다. 연명을 생각하는 순간 타협을 하게 되고 그토록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없게 된다. 현실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불편해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황 교수에게 PD에 대한 이미지는 ‘글, 영상, 소리 등 진보된 커뮤니케이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황 교수는 그런 점에서 “PD란 직업이 상당히 매력적이며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 교수보다는 PD를 택하고 싶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황 교수는 박학다식(博學多識)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는 대한민국 ‘컴퓨터 사용 1세대’에 속한다. 그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 1학년 때인 81년. 황 교수는 스스로 “공대 학생 수준으로” 컴퓨터를 공부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1년 동안 책 대신 ‘개그콘서트’를 보고 분석하는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컴퓨터 전문가인 그가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웹서핑 보다는 사람들과의 대화와 신문읽기다.
“독특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한편 신문을 열심히 읽으면서 추리를 한다.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면 배후는 무엇일까. 상상하는 훈련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 도움이 되고 있다.”

 

황 교수는 최근 디지털 시대 트렌드의 특성을 ‘비선형’이란 단어로 정리했다. 비선형이란 말은 어떤 형식이 없으며 도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정답은 없을 것이 뻔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황 교수의 ‘비선형적인’ 강연 내용이 궁금하다

 


 

인터뷰/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실장

 

“U-TV시대, 지상파는 엄선된 종합편성 채널역할 해야”

 

“거실에서 안방으로, 화장실로, 부엌으로 내 몸이 움직일 때마다 TV가 나를 좇아온다. 심지어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조차...”

 

‘언제 어디서든지’ TV를 접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TV 시대를 보여주는 생활의 한 단면이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기술의 속도는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TV 영상을 전송하는 어플리케이션(응용가능한 모든 소프트웨어)도 다양화되었다. 그 형태는 가늠하기 어렵다. 기술, 기계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실장은 “미디어의 변화는 시간의 문제일 뿐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질 것”이라며 “미디어는 종이에서 테이프, 디스크, 파일 형태로 발전해왔다”고 말한다. 한세눈에서 ‘웹2.0과 방송환경 변화’를 주제로 강연할 김 실장은 ‘기술전문가’이지만 ‘아날로그’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실장은 2003년 ‘디지털 딜레마’란 삼성경제연구소 내부용 보고서를 썼다. 보고서의 주제는 ‘신문, 출판 등 전통매체가 가진 디지털 환경의 딜레마의 원인이 비용구조에 있다’는 것. 고비용 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꾸지 못한다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전통 미디어 방송은 소수에게 사업권이 있기에 공공성이 강조됐다. 비용이 높아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자원의 희소성이 없어졌다. 웹 2.0시대를 대표하는 UCC는 비용이 싼 미디어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비용이 싼 콘텐츠가 인프라를 통해 돌아다니는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의 변화가 불가피한 환경이 도래한 것이다.”


김 실장은 “매체가 늘어난다는 것은 시청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금은 구조적 변혁기의 시대”라고 단언한다.

김 실장이 예상하는 향후 지상파 방송의 업무는 프로그램 생산보다는 종합편성기능과 프로그램의 가격책정과 재무관리 강화쪽에 쏠려 있다. 김 실장은 ‘1개사 1채널’ 시대는 지나갔다며 지상파 방송사가 추진하고 있는 MMS(Muti Mode Service)가 도입돼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방송의 장점은 신뢰성과 콘텐츠의 질이다. 지상파 방송의 특징은 ‘리얼타임’ ‘종합편성’이다. 하지만 실시간 어플리케이션이 가능한 것은 뉴스와 스포츠다. 쇼, 드라마 등은 사람이 필요할 때 보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지상파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은 “TV 화면이 커진다는 것은 한 개의 화면에 여러 개의 창을 띄울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됨을 의미한다”며 “수없이 많은 동영상 콘텐츠들 중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지상파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지상파가 앞으로 수많은 UCC들 가운데 우수한 콘텐츠를 엄선하는 채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제작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 PD들의 역할 역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그램의 제작보다는 선택하고 가이드 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정보량은 엄청 늘었지만 정보의 편식성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요즘 어린 세대들을 보면 정보 편식이 너무 심해 종합적인 사고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종합편성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실장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보 홍수 시대, 정보 편식을 막고 종합편성자로서의 가이드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임현선 기자 vivasun5@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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