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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원 PD(KBS미디어 사업기획팀)

 

일요일 아침 MBC <해피타임>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재미있는 코너를 발견했다.


20여년전 방송되었던 수사반장을 10분으로 압축, 성우의 나레이션과 함께 마치 수사재연 프로그램을 만들 듯 재구성한 코너였다. 원래 수사반장 멤버였던 최불암, 김상순, 조경환씨 등의 옛 모습은 물론이고 범인으로 연기한 김혜자씨, 최근 젊은 연기자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나문희씨, 박원숙씨 등의 색다른 모습이 기존 코너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물론 그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스타의 옛 모습>, <오래된 TV>,등복고풍의 코너가 존재해 왔지만, 이번에 본 흑백 재구성 코너가 내게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아무래도 최근 나의 관심사가 된 <프로그램의 영역확장> 때문이 아닌가 싶다.

 

 <프로그램의 영역 확장>은 프로그램이 방송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틀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방송이 끝난 프로그램들은 VOD, 케이블, 위성, DVD, DMB, PMP, IPTV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또 수출과 해외위성을 통해 다양한 민족,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시청자들에게 공감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이렇게 현재의 프로그램을 짧은 시간내에 다양한 플랫폼으로 펼쳐내는 횡적확장이 아닌 시간적으로 진행되는 종적확장이다. 종적확장은 과거의 프로그램, 특히 이제는 기억에서 사라진 프로그램들을 매체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콘텐츠로 재생산해내는 것을 말한다.

최근 미국의 소니픽처스는 6월부터 자신들이 판권을 가지고 있는 스타스키와 허치, 미녀삼총사 등 옛날에 방송된 유명 TV시리즈를 각각 3분 30초에서 5분 사이의 미니소드(minisode : mini + episode의 합성어)로 만들어 마이스페이스란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메이저제작사 입장에서는 별도의 과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플랫폼의 콘텐츠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로, 각 기업들은 이 미니소드의 성공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수사반장 재편집이나, 미국의 미니소드나 시작하게 된 배경과 이유는 각각 다르겠지만,  하나는 그 통로가 다시 방송으로, 또 하나는 인터넷을 통한 VOD서비스로 쓰인다는 것 외에 과거의 프로그램을 현재의 용도에 맞게 새롭게 재제작했다는 점은 공통적인 요소다.   

3G, IPTV, DMB, UCC등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신조어들이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들이고 인터넷업체고 각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경쟁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오래된 혹은 오래되지 않은> 과거형 프로그램들은 <새롭게 느껴질 수 있도록 포장된> 콘텐츠들로 재생산되어 콘텐츠 시장에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지금 현재 제작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도 인기 및 시청률 여부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그 영역의 확장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 PD들도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어떤 형태로 종적 혹은 횡적으로 확장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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