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③ BBS '책 읽어주는 라디오' -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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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또는 연애 편지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직접 진행자와 대화를 한다. 시대가 변해도 라디오는 사람들의 삶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PD저널>은 매주 우리 시대의 라디오 스타를 찾아 그들을 통해 라디오의 매력을 듣기로 했다.   <편집자주>

“읽는 재미 쏠쏠”

“아저씨 나 달걀 하나 주우~”

어머니의 낮은 음성을 연기하던 목소리가 어느새 귀여운 옥희의 목소리로 변했다. 그리고 아저씨로… 또 다시 어머니와 옥희의 목소리로…. 주요섭의 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낭독하며 세 주인공의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연기하는 그녀는 불교방송 〈책 읽어주는 라디오〉(연출 한지윤, 토~일 오전 7시 30분)의 진행자 전현아 씨다.

아버지(탤런트 전무송), 남편(드라마 〈호랑이 선생님〉 출신의 연극연출가 김진만), 동생( 연극배우 전진우) 등 ‘배우 집안’으로 유명한 탤런트 겸 연극배우 전현아 씨. 전 씨는 연극을 통해 훈련된 발성과 연기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한 코너를 맡아 진행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라디오 진행은 처음”이라는 전 씨. 하지만 그녀는 ‘신인’답지 않게 차분한 목소리와 진행으로 주말 오전, 청취자들의 귀를 조용히 사로잡고 있다.

책을 낭독하는 30분 동안, 전 씨는 종종 연기를 선보이곤 한다. 그녀의 말대로 “구연동화”를 하는 셈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원고를 써서 반 아이들에게 읽어보도록 하셨어요. 선생님께서 저를 눈여겨보셨는지 자주 발탁이 됐고, 결국 전국동화대회, 웅변대회까지 참가하게 됐죠. 그때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화술이 정말 ‘제대로’였다는 것을 후에야 깨달았어요. 선생님의 지도가 연기를 하고, 라디오 진행을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책 읽어주는 여자’가 된지 7개월. 전 씨의 독서량은 얼마나 될까. “잘 안 읽어요”라는 게 그녀의 “쑥스러운” 대답이다.

“하지만 〈책 읽어주는…〉 진행을 하면서 대형서점에 가는 횟수가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서점에 가도 연극 관련 구역만 갔었는데 요즘은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살펴봅니다. 다양한 것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책을 읽어주면서 위로를 받거나 반성을 하곤 한다는 전 씨는 최근 ‘가시고기’를 낭독하면서 녹음 도중 눈물을 흘렸다. 이미 읽은 책인데도 “소리 내어 읽는 감동이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듣는 것이기 때문에 읽으면서 상상하는 것보다 덜하지만, 영상을 볼 때 느끼는 1차적인 감상보다는 더 깊고 오래도록 감동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읽는 재미’를 새삼 느끼고 있는 전 씨는 앞으로 ‘흥부전’, ‘춘향전’과 같은 고전을 청취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한다.

“‘흥부전’에서 놀부의 심리를 묘사한 부분을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춘향전’의 사랑가도 정말 아름답죠. 낭독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고전문학의 우수함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요.”

주말 늦은 밤 시간대에 방송되던 〈책 읽어주는…〉은 지난 봄 개편 때 이른 아침으로 시간대를 옮겼다. 청취자가 줄어들었을 법도 하지만, 전 씨는 “소수만이 듣는다고 해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귀로 들으며 책 한 권을 읽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소홀히 할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전 씨는 요즘 6월 12일~8월 12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상연될 연극 〈연인들의 유토피아〉 연습으로 한창 바쁘지만, 매주 금요일 녹음을 앞두고 특별히 조심을 하는 등 목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연극 상연 중에도 마이크를 놓을 계획은 없다. “보이지 않는 관객”, 즉 청취자를 위해서다.

“라디오의 ‘관객’은 보이지 않지만, 라디오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라디오가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요?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고, 좋은 정보들과 젊은 층의 취향도 알 수 있어서 라디오를 종종 들어요. 지금도 라디오의 매력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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