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 이윤정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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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황인뢰·안판석 선배 덕”

‘떨리는 가슴’‘태릉선수촌’ 연출로 주목

‘MBC 최초의 여성 드라마 PD’

입사한지 10년이 지나도록 이윤정 PD를 따라다니는 수식이다. ‘여성’이어서 화제가 됐고, ‘최초’였기에 주목받아온 이윤정 PD는 단막극과 2부작, 4부작 드라마 등을 거쳐 7월 방영할 16부작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장편 데뷔를 앞두고 있다. 현재 촬영에 한창인 〈커피프린스 1호점〉은 MBC가 자체 제작하는 하반기 야심작이다.

첫 장편 데뷔를 앞둔 이윤정 PD는 “욕심내지 않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한다.

“초반에 무리한 욕심을 자제하고, ‘현명하게 가자’는 쪽을 선택했어요. 지금 6회분을 촬영하고 있는 중이라 끝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욕심내지 않고 끝까지 ‘사뿐사뿐’ 가는 거죠. 재미있어요.”

▲이윤정 MBC PD ⓒMBC

이 PD는 “여성 드라마 PD로서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항상 “글쎄요”라며 운을 뗀다.

“제가 남자가 아니어서(웃음) 잘 모르겠고, 다만 추측할 뿐이죠. 별로 틀이나 ‘가오’가 없어도 되니까. 그렇게 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요? 혼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각자의 몫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유연함, 겁을 먹지 않아도 되는 것(웃음), 이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 PD가 여성이어서 주목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단편 드라마 안에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재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녀의 작품은 대개 ‘성장 드라마’로 읽힌다. 성인이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전작 3편은 모두 ‘성장’이란 언어를 관통하고 있다. 단막극 〈매직파워알콜〉이 그랬고, 〈떨리는가슴〉 ‘바람’편과 〈태릉선수촌〉이 모두 그랬다. 주인공들은 술 한 잔에, 몸이 아닌 마음이 먼저 떨려온 ‘바람’에, 우승과 탈락, 성공과 실패 가운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모든 드라마가 성장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도 제 작품에서 유난히 ‘티’가 나는 것은 ‘성장’이 제 취향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취향 외의 것에는 관심이 없거든요. 관심 있는 것은 나타나는 법이니까, 제 작품들이 ‘성장’이란 주제로 읽히는 것 같아요.”

이 PD에게도 ‘성장’의 때가 있었다. 그녀에게 성장의 밑거름을 준 이들은 다름 아닌 황인뢰, 안판석 PD. 이 PD는 두 선배 PD를 보면서 어렸을 적부터 드라마 PD의 꿈을 키웠다.

“드라마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연출 방법 등 두 선배가 해주시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영향을 받았어요. 황인뢰 선배가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해요. 안판석 선배와는 조연출 시절 함께 일을 해봤는데, 다른 분들이 들으시면 섭섭하겠지만, 조연출 생활 7년 중 6년 10개월의 시간보다 안판석 선배와 일한 2~3개월 동안 더 많은 것을 배웠어요.”

두 PD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 PD는 “사람을 얄팍하게 보지 않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택시를 잡으면 바로 택시가 잡히고, 도로 어디서나 U턴이 가능하고, 시장 아줌마는 ‘뽀글이’ 머리이고… 이 모든 ‘클리셰’가 이 PD에게는 “사람을 얄팍하게 보는 장치들”이다.

“실제로부터 떠나 있는 것들이 많아요.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받아들이라’로 강요를 하잖아요.”

덧붙여 “마음을 건너서 쿡 짚어보는 드라마가 좋다”는 이 PD는 〈노팅힐〉,〈러브 액추얼리〉 등 로맨틱코미디 영화로 유명한 영국의 ‘워킹타이틀(Working Title)’사와 같은 작품 세계를 추구한다.

“‘워킹타이틀’의 작품들은 트렌디한 이야기에 진심을 담아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석들을 진심으로 담아내며 우려내죠. 그런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요. ‘워킹’사와 같은 팀을 꾸려서요.”

커피 전문점을 배경으로 윤은혜, 공유, 이선균 등이 사랑과 성장을 그려갈 〈커피프린스 1호점〉은 7월 14일 방송될 예정이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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