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사마노 브란치’ 11년 장수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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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사마노 브란치’ 11년 장수비결
  • 도쿄 = 백승혁 통신원
  • 승인 2007.06.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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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침대를 뒤로해야 하는 평일과는 달리 침대 안에서 달콤한 잠의 마지막 자락을 놓고 싶지 않은 토요일 오전, 일본 TBS방송의 ‘오우사마노 브란치(王?のブランチ)’는 시청자들이 침대 안에서 늦잠과 타협하고 있을 무렵인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한다. 오후 2시까지 제1부와 제2부로 나뉘어서 방송되는 총 4시간 30분짜리 초대형 정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보통 한두 시간에 걸쳐서 방송되고 있는 타사의 정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는 달리, 그것도 토요일 오전 시간대에 4시간 30분이라는 방송 편성은 흔한 경우는 아니다.

남녀 두 사람의 인기 탤런트를 메인 사회자로 내세우고 젊은 여성 리포터가 취재해 온 최신 트렌드 정보의 VTR을 체크하면서 레귤러 코멘테이터들과 스튜디오 토크를 함께하는 스타일로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1996년 4월부터 평균 시청률 8.4%라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11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新?調査情報)2007년 5-6).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사회자와 리포터들이 도서, 쇼핑, 여행, 텔레비전, 영화, 음식 등의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의 최신 트렌드 정보를 라이프 스타일과 접목시켜 해설하고 리포트해 왔다. 주로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이 관심을 보일 만한 테마를 중심으로 제작?구성해 왔으며, ‘오우사마노 브란치’에서 소개된 도서나 여성 상품, 음식점 등은 실제로도 그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기 절정의 여성 모델들이 직접 디자인한 아이템을 정기적으로 제작?발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아이템은 억엔이 넘는 높은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1월에는 10년 이상 사회를 담당해 온 테라와키 야스후미(寺脇 康文)에서 30대 중반의 인기 탤런트 타니하라 쇼우스케(谷原 章介)로 사회자를 전격 교체했다. 이는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메인 사회자의 연령대가 프로그램의 주요 공략 대상인 20~3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과 차이가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10년 이상 같은 사회자에게 익숙해져 온 시청자들에게 신선미를 주는 동시에 프로그램의 주 타깃인 20-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층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프로그램 타깃을 한정하는 것은 시청률이 낮은 심야 시간대 프로그램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낮 시간대의 프로그램은 보다 넓은 층의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같은 시간대의 타 방송국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 폭넓은 시청자 공략 방법에 대해서 궁리한다.

그런데 ‘오우사마노 브란치’는 낮 시간대의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시청자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같은 시간대의 타 방송국 경쟁 프로그램에 빼앗기고 있는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 굳이 애쓰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넓은 시청자층의 확보보다 20-30초반의 여성을 확실히 공략할 수 있는 테마를 찾는 것에 더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경쟁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기법이나 형식 따위가 습관적으로 되풀이 된다면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차별화 전략에서도 뒤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잡지나 방송 프로그램은 독자나 시청자와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오우사마노 브란치’는 전혀 그러한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이는 어떤 프로그램을 아끼는 사람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그 시청자층은 영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도쿄 = 백승혁 통신원 / 일본上智대학교 신문학 전공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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