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끌레망 아르떼TV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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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도 공동채널 설립해 범아시아적 문화 공간 마련하길”

KBI 주최 ‘2007 아르떼 국제 심포지엄’에서 ‘문화채널’ 주제로 강연 

 

국경이 맞붙어 있어 지리상으로 매우 가까운 나라인 프랑스와 독일은 한국과 일본처럼 ‘가깝고도 먼 나라’다. 프랑스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의해 점령당하는 아픔을 갖고 있다. 그래서 두 나라 사이를 ‘견원지간’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다.

두 나라 정부가 1992년 자금을 절반씩 투자해 아르떼 TV라는 지상파 문화 공동채널을 만들었을 때 일각의 시선은 불안했다. 두 나라 국민 정서가 크게 다를 뿐 아니라 역사적 앙금 또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뒤 15년이 지난 지금 아르떼 TV는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방송사’라는 명예를 얻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28일 제롬 끌레망 프랑스 아르떼 TV CEO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방송영상진흥원 주최로 열린 ‘2007 아르떼 국제 심포지엄’에서 ‘문화채널이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발제해 호응을 얻었다. 심포지엄이 열리기전 그를 인터뷰 했다.

-아르떼 TV의 설립 목표는 무엇인가?

“‘나눔과 소통의 문화채널, 그리고 공동제작’이란 목표를 지닌 아르떼 TV는 상업적 광고 없이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며 유럽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영화 드라마 및 다큐멘터리 등을 방송하고 있다. 유럽 국가의 대부분 방송 프로그램은 스포츠, 연예, 오락에 집중돼 있다. 문화를 다룬 TV는 드물다. 우리는 TV가 상업방송과 연예뿐 아니라 문학과 예술, 음악, 영화 등 문화 분야도 충실히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주력 방송 프로그램의 장르는 무엇인가?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다. 지난 4월부터 전세계 다큐멘터리를 오후 프라임 타임에 편성하고 있다. 아르떼 TV는 최근 다른 나라 TV 방송사와 함께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한국 방문 목적은?

“우리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 한국, 일본과의 합작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의 프로그램 제작 과정과 공동 프로그램 제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한국 드라마를 구매할 계획이 있나?

“아시아에서 인기를 끄는 한류 드라마는 유럽에서 아직 생소하다. 당장 드라마를 구매할 계획은 없지만 관심은 갖고 있다. 배우 전도연이 깐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밀양’을 잘 알고 있다. 2005년엔 홍상수 감독의 영화(‘극장전’)에 (아르떼 TV도) 자금을 투자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은 10월 15일 아르떼 TV에서 방송된다.”

-프랑스와 독일은 역사적 배경, 국민정서가 다르다. 공동제작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아르떼 TV는 정치적 의지의 산물이다. 당시 두 나라의 정치지도자였던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콜 독일 총리가 공동채널을 만들기로 합의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설립 초기에는 극렬한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다. 설립 6개월만에 방송이 중단되는 사건도 겪었지만 지금은 아르떼 TV가 다양한 영화, 다큐멘터리 등 문화 창작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르떼 TV는 각 나라의 입장을 대변하는 채널이 아니다. 다양한 문화 교류와 서로에 대한 이해 증진이란 공동목표를 갖고 있다. 방송이 두 나라 국민의 의식 변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두 나라에서 시청률은 어느 정도 나오나? 연간 프로그램 제작비는 얼마인가?

“프랑스에서 시청률은 3%, 독일에서 시청률은 1%정도 나온다. 연간 4000억원이 넘는 돈을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하고 있다.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지상파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기에 시청률 수치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한국에서도 중국, 일본과 함께 공동채널 설립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서로를 더 잘 알수록 사이는 더 좋아진다. 한국, 중국, 일본이 꼭 공동채널을 만들기를 바란다. 아르떼 TV는 미국 중심 방송 문화 상황에서 범유럽적 문화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도 문화 공동채널을 만들어 범아시아적 문화 공간을 형성하길 희망한다.”

임현선 기자 vivasun5@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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