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⑥ tbs ‘김갑수의 아름다운 오늘’ -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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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또는 연애 편지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직접 진행자와 대화를 한다. 시대가 변해도 라디오는 사람들의 삶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PD저널>은 매주 우리 시대의 라디오 스타를 찾아 그들을 통해 라디오의 매력을 듣기로 했다.   <편집자주>

영화 <라디오 스타>(감독 이준익)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 이유는 뭘까? 먹고 먹히는 도시가 아니라 강원도 영월에서 온전히 라디오를 통해서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는 DJ의 순수한 모습, 틀에 짜여지지 않은 대화, 동네 할머니들과 ‘고스톱’의 룰에 대해 설명해 주는 매니저까지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정이야말로 <라디오 스타>의 매력일 것이다.

교통방송, 그것도 DMB 라디오에서 소수 마니아들과 함께 소통하는 ‘라디오 스타’가 있다.

<김갑수의 아름다운 오늘>(연출 박정호)을 진행하는 김갑수 씨다.

“원래 대본 없이 라디오를 진행해요. 저도 글을 쓰는 사람인데, 작가에게 의지할 수는 없잖아요. 생각나고, 느끼는 데로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청취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죠”

김 씨가 라디오 대본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12년간 라디오에서 진행을 경험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에게 붙은 타이틀 때문일 수도 있다. 시인, 문화평론가, 출판평론가, 방송인, 음악칼럼니스트 등 그에 붙는 직함은 다양하다. 글을 쓰면 문화평론가요. 음악에 대해 글을 쓰면 음악칼럼니스트가 된다. 해박한 지식과 정겨운 입담이야 말로 그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진행자라면 자기 목소리로 자기 말을 해야죠. 요즘은 연예인들이 작가가 짜 놓은 대본에 마치 성우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뭔가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죠.”

▲교통방송 <김갑수의 아름다운 오늘> 진행자 김갑수 씨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DMB 라디오. 기자가 “DMB 라디오가 조금 생소한 것 같네요”라고 묻자 “나도 잘 몰라요. 그런데 DMB는 보고, 듣고, 즉각 반응할 수 있는 미래의 매체잖아요. 콘텐츠가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잘 모르고, 확연하지는 않지만 개척자 정신으로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어요”

‘개척자 정신’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그도 말한다. “저는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고 묻어서 다니는 인생이예요. 개척자와는 가깝지 않죠. 하지만 살다보면 원치 않은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잖아요. 처음에는 DMB 라디오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개척자가 되려고 하죠.”

김 씨는 요즘 DMB 라디오 <아름다운 오늘>에서 연애를 한다고 했다.

“청취자와 함께 한 세월을 보내면서, 연애하고, 야릇한 느낌을 갖기도 하면서, 친구같이 보내는 재미에 빠져 있어요. 그렇다고 진짜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메일을 애청자와 주고받을 때면 연애를 하고 있는 느낌이들 곤 하죠”

김 씨는 음악광이다. 돈을 벌면 모두 음반을 사거나 오디오에 투자한다. 심지어 건물을 빌려 각종 오디오로 세팅해 놓고 자신만의 시간을 즐긴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오늘>에 음악을 선곡하거나 PD의 고유영역을 침범하지는 않는다. 행복에 대해 물었다. 그는 행복한 순간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찾아온다고 했다.

“라디오를 진행하다고 문득 커튼을 열면 녹음이 우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음악이 나오고 약간의 여유 속에서 녹음을 지켜볼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이죠. 그 순간 ‘아~ 세월이 가네!’라는 생각이 들고, 삶의 평화로움이 밀려오죠. 그리고 ON AIR된 상황 속에 녹아들어갈 때, 그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매일 아침 오전 10시~12시. 김갑수 씨가 청취자에게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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