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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CBS 사장이 영락교회의 편성권 침해와 관련해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발표문에서 “일단은 저희가 약속을 어겼으므로 영락교회 측에 사과하는 것이 옳다”며 “설교 편집을 맡은 담당 PD가 부장이나 국장과 한마디 상의만 하였으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혀 CBS 노사 간 입장차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 사장은 이번 사태가 교회권력에 대한 굴복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교회권력에 굴복했느니 어쨌느니 하는 것도 옳은 표현이 아니다. 누가 누구에게 굴복한단 말입니까. CBS는 다른 언론기관과 다르다”며 “CBS는 한국교회를 기반으로 하여 서있는 기관이므로 때로 우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모든 교회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장은 지난해 이번 설교 방송과 비슷한 일이 발생해 새문안교회의 설교가 그로 인해 끊긴 사실을 상기하며 이번 사건의 재발방지를 하지 못한 잘못이 CBS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이번과 유사한 일이 발생하였을 때 관련 교회들로부터 얼마나 격렬한 항의를 받았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 교회의 하나인 새문안교회의 설교가 그로 인해 끊긴 사실은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실 것이다”며 “당시 일방적인 설교편집에 대해 항의했던 교회 중에는 영락교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사태로 올해 초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반 CBS 정서가 확산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교회들이 연합하여 CBS 대책기구까지 만들 움직임을 보였다”며 “그 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편집할 필요가 있을 때는 담당 PD가 먼저 부서장에게 보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편성국 차원에서 편집 관련 PD들에게 충분히 주지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4일 CBS 사내 곳곳에 게시된 이정식 사장의 발표문.

또 이 사장은 CBS PD협회의 대자보와 PD저널에 대한 기사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했다.

이 사장은 “4일(수요일) 아침 PD저널에 CBS를 부끄럽게 만드는 그와 같은 기사가 대서특필 되었으며, 4일 오후에는 PD 대표들이 전날 마치 사장으로부터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한 것처럼 PD협회 이름으로 사장과 담당 국장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써 붙였다”며 “면담을 요청하여 기꺼이 만났는데 대화 내용을 깡그리 잊은 듯이 일방적으로 대화의 상대방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것은 신뢰는 물론 예의에도 벗어난 것이다”고 말했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이하는 발표문 전문이다.  


                                                   사랑하는 CBS 직원 여러분

영락교회 목사님의 설교 편집문제와 관련해 회사가 다소 뒤숭숭합니다.

저를 비난하는 대자보도 붙었습니다. 올해는 중앙일간지 등에 백성학 씨 측이 실은 50여 차례의 허위비방광고를 비롯하여 사내외에서 저의 이름이 어지간히 많이 들먹여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는 소문까지 나돕니다.

대자보까지 붙여진 이번 일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건입니다. 설교 편집을 맡은 담당 PD가 부장이나 국장과 한마디 상의만 하였으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안입니다.

지난해 이번과 유사한 일이 발생하였을 때 관련 교회들로부터 얼마나 격렬한 항의를 받았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 교회의 하나인 새문안교회의 설교가 그로 인해 끊긴 사실은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당시 일방적인 설교편집에 대해 항의했던 교회 중에는 영락교회도 있었습니다.

일련의 사태로 올해 초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반 CBS 정서가 확산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교회들이 연합하여 CBS 대책기구까지 만들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간부들이 정신없이 뛰어 다녔습니다. 제가 영락교회 목사님 등과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설교 내용 중에 지나치게 정치적인 내용이 있으면 방송 전에 편집이 불가피 함을 말씀드리고, 그러나 그것이 목사님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설교인 만큼 교회 측과 사전에 협의하기로 하고 사태를 진정시킨 바 있습니다.

그 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편집할 필요가 있을 때는 담당 PD가 먼저 부서장에게 보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편성국 차원에서 편집관련 PD들에게 충분히 주지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반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은 저희가 약속을 어겼으므로 영락교회 측에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3일(화요일) 오후 이덕우 PD 협회장과 최영준, 양병삼, 이재상 PD가 제 방에 찾아 왔을 때, 이번 건은 담당 PD가 부장이나 국장에게 사전에 한마디 보고만 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며, 담당 PD가 회사의 지시를 어긴데 대해 사과하면 징계는 안 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또한, 재방송 문제는 제가 영락교회 목사님과 빠른 시일 내에 만나 현실적으로 재방이 어렵다는 점을 설득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영락교회 측에 연락하여 5일(목요일) 아침에 제가 직접 당회장 목사님을 만나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4일(수요일) 아침 PD 저널에 CBS를 부끄럽게 만드는 그와 같은 기사가 대서특필 되었으며, 4일 오후에는 PD 대표들이 전날 마치 사장으로부터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한 것처럼 PD협회 이름으로 사장과 담당 국장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써 붙였습니다. 면담을 요청하여 기꺼이 만났는데, 대화 내용을 깡그리 잊은 듯이 일방적으로 대화의 상대방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것은 신뢰는 물론 예의에도 벗어난 것입니다.

교회권력에 굴복했느니 어쨌느니 하는 것도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누가 누구에게 굴복한단 말입니까. CBS는 다른 언론기관과 다릅니다. CBS는 한국교회를 기반으로 하여 서있는 기관이므로 때로 우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모든 교회들과 함께 가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가 처해있는 경쟁 환경이 지금 얼마나 어렵습니까. 설교편집문제는 더 나은 개선책을 마련하면 됩니다. 불필요한 논쟁과 소모전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07년 7월 5 

사  장       이   정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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