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시청률 전쟁
상태바
중국, 드라마 시청률 전쟁
  • 북경=이재민 통신원
  • 승인 2007.07.18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중국의 방송도 최근 시청률 경쟁으로 하루 해가 뜨고 진다. 특히 2,000여 개 되는, 가히 세계 최다 수준의 TV 채널들 사이에서 치열한 생존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방송 시장은 크게 3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 부류는 중국의 중앙방송인 CCTV이다. 모두 16개 채널을 가지고 있는 CCTV는, 방송사 자체로 하나의 부류로 분류가 되기 충분할 만큼,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자본과 중앙 정부의 정치적 지원을 배경으로 패권자의 자리를 누리고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성급 위성 채널이다. 즉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성과 성급의 대형 도시들에서 운영하는 방송사 가운데 위성을 통해서 전국으로 방송되는 권한을 가지는 채널이다. 마지막 부류는 지상파 채널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상파 채널’이 주류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주변 지역 정도밖에 커버하지 못하는 지방 방송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구도에서 CCTV의 존재는 지금까지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지상파 채널들은 세력이 상당히 미약하다. 결국 세력 싸움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은 성급 위성 채널들 사이다.
최근 들어 성급 위성채널들은 브랜드화를 추구하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접근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버리기 힘든 시청률을 확보해 주는 카드가 있다. 바로, 드라마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드라마 확보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특히 저녁 황금 시간대에는 각급 채널들이 간판급 드라마를 아예 3~4회분 연속으로 방영하면서 채널을 바꿀 여지를 없애 버린다. 이러한 경쟁구도 속에 쟝쑤 방송국은 새로운 전략을 내세웠다. 드라마 속 검객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현란한 무술을 펼치고, 불륜 관계의 남녀가 시청자들을 뒤흔드는 동안, 보통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짧게 엮어 전하는 쟝쑤 TV의 프로그램 〈런젠(人間)〉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목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인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정도가 된다. 이 프로그램은 잔잔한 터치로 어렵게 살아 온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혀 유명하지 않은 배우가 재연하는 형식으로 전한다.
올 3월 5일부터 방송 전파를 탔다. 놀라운 것은 황금 시간대 드라마 대량 편성의 틈새 메우기 형식 프로그램이 이 시간대의 시청률을 100% 이상 확대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쟝시 TV에도 있다. 바로 〈촨치꾸스(傳奇故事)〉 라는 역시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역시 시청률 강세이다. 이 프로그램은 〈런젠(人間)〉 보다 자극적이고 신기한 내용을 소재로 한다.

이 두 드라마는 이 시간대 이들 방송사의 시청률을 각각 1, 2위로 끌어 올려줬다. 그 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의 앞뒤에 배치된 일반 드라마의 시청률도 덩달아 상승시키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허구의, 다듬어진 드라마에 식상한 중국의 시청자들이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탤런트 같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에 오히려 리모콘을 멈추고 있는 것이다.

북경 = 이재민 통신원 /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