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방송쟁이들 얼마나 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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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방송쟁이들 얼마나 벌까?
  • 런던=장정훈 통신원
  • 승인 2007.07.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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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방송 정책이 어떻고, 어떤 프로그램이 어떻게 뜨고 있고 하는 고상한 분석 일랑 집어 치우자. 뭐 그런 것도 알면 좋겠지만 오늘 하루 그런 머리 아픈 학습일랑 접어 두고 재미난 수다나 떨어 보자는 이야기다.
여러분들과 비슷한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영국 친구 셋을 소개 할 테니 지금 이 순간 수준을 조금만 낮추고 시원한 맥주 한 모금씩을 들이키면서 말이다. 누구랑 수다를 떠느냐고? 여기 소개할 세 사람. 필자가 영국에서 방송판 언저리를 기웃거리면서 알게 된 세 사람과 말이다. …

 
그런데 내게 할당된 원고지가 8장뿐이니 수다를 떨다 말고 일어서도 독자 여러분이 너그럽게 용서 해 주시길……각설하고, 당신이 제일 궁금해 할만한 걸 나는 알고 있다. 영국의 방송쟁이들은 한달 수입이 얼마나 될까? 하는 거겠지.

BBC 뉴미디어에서 일을 하던 친구의 이름은 리사. 꽤 가까운 친구 사이라 편하게 물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얼마나 버느냐고. 그녀의 초봉은 세금 떼고, 우리 돈으로 약 260만원. BBC를 떠나기 전 5년 차 PD일 때 월급이 역시 세금을 떼고 약 320만원 정도. 5년 만에 60만원 정도 오른 수준 이었다.
25년 경력의 프리랜서 카메라맨 에이든은 하루에 4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의 인건비를 받는다. 순수 인건비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그는 보통의 카메라맨들 보다 약 6~7만원 정도 몸값을 낮춰 받는다. 장비 대여료는 별도 부과다.

그는 자신의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장비를 소유하고 있는 다른 카메라맨들의 경우 하루에 120만원~160만원, 플러스 시간외 수당과 부과세를 따로 받는다. (참고로, HD카메라는 인건비+장비대여료로 하루에 2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보통 월 10~15일 정도 일을 하는 에이든의 한달 수입은 400만원~600만원 정도. 세금을 떼면 300~440만원 남짓 된다.

지금은 프리젠터 (우리식으로 말 하자면 리포터 혹은 아나운서) 일을 하고 있는 캐더린의 이력은 좀 특이하다. 3년 정도 BBC에서 일을 했던 그녀는 처음에 리서처로 입사했다. 그런데 말이 리서처지 자료 조사에서부터 섭외, 6㎜ 촬영까지 모든 걸 감당해야 했다. 나중엔 아예 카메라 기술을 배워 ENG카메라 우먼으로 활동하기도 했단다.

별로 덩치도 크지 않은 미모의 여인이 카메라를 했다는 게 믿기 어려웠지만 카메라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짓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녀 왈 BBC에서 리서처와 카메라 우먼으로 있는 동안 그녀의 시간당 수입은 2.5파운드. 우리 돈으로 5000원이 안 됐단다. 참고로 영국의 법정 최저 임금은 시간당 5파운드, 1만원 정도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면 시간외 근무를 밥 먹듯 해야 했기 때문에 월급을 시간당 계산해 보면 그 정도 였다는 이야기다.

BBC는 노동착취 안 할 거라고? 천만에 “BBC도 노동착취 한다!”. 다만 BBC에서 일을 하면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게 많고, 이후 방송활동을 하면서 이력에 큰 도움이 되는 걸 알기 때문에 사용자와 피 사용자간 일종의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평범한 방송쟁이들의 수입은 일반직장인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평균 혹은 조금 낮은 정도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뭐, 전문성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영국은 비싸다. 런던의 물가는 특히 살인적이다. 서울의 두 배쯤 보면 된다. BBC를 떠나 고향 핀란드의 한 방송사로 자리를 옮긴 리사는 노동의 강도나 급여 수준은 BBC와 비슷하지만 생활적으로 훨씬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에이든은 카메라맨의 과잉 공급으로 자칫하면 고정 일자리마저 빼앗길 지경인데다, 인건비도 물가에 비해 너무 싸다며 농담 반 진담 반 그의 고향 아일랜드로 돌아가 양치기나 해야겠단다.

리포터 (프리젠터) 일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은 캐더린은 요즘 BBC뿐 아니라 여러 채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었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돈을 받지 않고도 일을 한다는 그녀는 자신의 재능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게 되면 그땐 자신이 프로그램과 몸값을 정할 수 있을 거라며, 그때까지 모든 걸 참고 견딜 생각이란다.

마무리 전에 혹시나 하여 한 가지만 짚고자 한다. 다른 나라든, 우리나라든 방송 판의 노동환경을 볼 때 나쁜 모습을 보고 “그럼 그렇지”, “다 그런 거지 뭐” 하는 식의 생각은 하지 말자. 배울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걸 지혜롭게 구별하자.          

 

런던 = 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www.kb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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