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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 대한 애정으로 만드는 ‘신토불이’ 프로그램

|contsmark0|“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라는 노래에 눈을 떠서 ‘깡깡총 체조’를 따라하며 아침을 맞는 아이들. ‘뽀미언니’, ‘하나언니’, ‘늑돌이’, ‘불난코’, ‘삐약이’, ‘댕이아빠’를 좋아하며 자라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이제는 ‘보라돌이’와 ‘바나하나’를 바라보고 자라고 있다. 또 아이들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 상위 10개는 거의 만화 아니면 드라마가 상위에 올라있다. 외국 프로그램에 길들여지고 드라마를 보면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지금의 유아프로그램은 어떤 의미일까. 유아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과 우리 프로그램의 발전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contsmark1|텔레토비.유아대상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에게 <텔레토비>는 풀어야할 화두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그 텔레토비 동산의 제작비만 30억에 이른다고 하고 장기간의 기획과 연구와 물량…. 도무지 쉽게 풀어질 것 같지가 않다. 일반적으로 맡기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유아 대상 프로그램…. 매일 방송을 내다보면 어느덧 일주일은 쉴틈 없이 흘러가 버린다. 그렇게 정신없는데 ‘왜 우리는 <텔레토비>같은 프로가 안나오나’, ‘우리 어린이 프로그램은 왜 외제수입품 일색인가’라는 말이라도 듣게되면 정말 힘이 빠져버린다.“당장의 아웃풋(output)에 급급해하면 안 된다. 인풋(input)이 있어야 결과물이 좋을 것 아닌가.”(kbs 신동인 pd)“텔레토비의 성공엔 이유가 있다. 지금의 주먹구구식 제작 시스템으로는 어려워 보인다.”(mbc <뽀뽀뽀> 이유호 pd)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특히 유아프로그램엔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kbs <혼자서도 잘해요> 강일파 제작위원)선진국과 비교하면 열악한 제작시스템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제작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긴 기획기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울러 유아프로그램에 대한 자료와 pd가 전문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연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유아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많이 오는데, 그 관심이 다른 프로그램과는 차이가 있다. 자녀의 교육에 직결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바라는 것이 많다보니 그것이 이것저것을 다 소화해내는 종합구성물이라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장르를 만들어 냈다는 것.“외국의 경우엔 유아프로그램들이 특화돼 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프로그램의 한 코너가 독립해 방송되는 것이다. 우리는 ‘종합선물셋트’식의 프로그램이다.”(kbs <꼬꼬마 텔레토비> 김수택 pd) “학부모들이 한글, 숫자, 영어에 이르기까지 ‘지식전달’을 선호하지만 지식교육이 최고의 교육은 아니다.”(이유호 pd) 이런 ‘교육적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유아교육을 전공한 유아전문작가가 제작에 참여하거나 pd가 스스로 공부하기도 한다. 교육적인 자문은 프로그램마다 운영하는 유아교육 전문가들에게 받는다. 그러나 이 부분에도 pd들의 고충은 따른다. 교육자와 제작자 사이에 의견이 충돌한다는 것.“자문위원회를 운영하기도 제작비가 빠듯할 뿐 아니라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이론을 프로그램에 녹이기에 어려움이 많다.”(강일파 위원, 이유호 pd)“급박한 제작환경에 자문 받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교육과 방송의 절충이 쉽지가 않다.”(신동인 pd)그러나 이들이 제작환경에 대해 불만만 늘어놓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의 질 향상을 위해 이들의 노력과 마음가짐이 배어 나온다.“‘정부, 방송사, 학부모, 교육자가 모두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 그 핑계의 고리를 끊자’는 어느 교육학자말에 공감한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대변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이유호 pd)“pd는 교육자는 아니다. 그러나 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ebs 정현숙 pd)“유아프로그램 pd는 기본적으로 아이를 좋아해야 한다. 프로를 살리기 위해 아이를 죽일 수는 없는 것 아닌가.”(kbs <엄마와 함께 동화나라로> 박상용 pd)“가끔 어린이 프로는 어린이가 본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kbs <엄마와 함께 동화나라로> 김형진 pd)‘텔레토비’ 인형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혼자서도 잘해요>도 벌써 ‘유아목욕 용품’들에 캐릭터를 빌려줘 우리나라 캐릭터 산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딩동댕 유치원>도 캐릭터 산업에 뛰어들 준비중이다. 또 의 경우엔 한국적인 소재개발에 힘써 ‘닥종이 인형’으로 특집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다른 어느 프로그램들보다도 pd들의 사명감이 요구되는 유아프로그램. 어려운 제작상황을 적극적으로 타파해 나가는 그들의 노력을 지켜볼 일이다. 오랜 세월 ‘어린이와 함께 늙어온’ 강일파 위원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유아프로그램만 30년 넘게 제작해오고 있다. 허락하는 한 일하면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다. 아이들에게 ‘꺼야 할아버지’로 불리면서 늙는 것이 나의 행복이다” <이대연 >|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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