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강남엄마 따라잡기’가 슬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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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강남엄마 따라잡기’가 슬픈 이유
  •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 승인 2007.08.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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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혁(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요즘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드라마가 화제다.
드라마에 사는 강남 엄마들은 자식 교육을 위해 유전자 검사와 회당 5만원하는 뇌파치료도 서슴지 않으며 훌륭한 학원선생님을 모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좋은 학원을 집어 주는 학원이 따로 있으며 자기 자식의 점수 몇 점 때문에 선생님의 약점도 서슴없이 이용한다.

‘강남 엄마’와 ‘강북 엄마’ 모두에게 욕을 먹고 있다는 이 드라마는 사실 여부를 떠나 적어도 현재 한국사회의 교육 현실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는 충분히 드러내준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사회개혁의 마지막 지점이라는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이 만큼 광범위하게 알릴 수 있는 장치가 또 있을까 싶었다. 드라마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007년의 최대 현안인 대통령 선거. 이번엔 좀 바뀌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여전히 인물 중심, 후보자 중심의 선거판이 될 것 같다. 새 지도자에게 우리는 어떤 사회를 요구할 것인가, 21세기의  새로운 시대정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는 관심 밖이다.

여성계에서는 이번 대통령선거에 ‘함께 일하고 함께 돌봐요’라는 의제를 제안하기로 했다.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 여성이 하던 돌봄 노동을 소중히 생각하여 사회의 일반가치로 삼을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자’는 것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이 육아와 가사노동을 분담하자는 차원을 넘어 근본적으로 일과 생활의 조화를 위한 돌봄 노동의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여성계의 의제는 남성들에게도 그 공감대가 넓혀지고 있다. 작년 KYC(청년단체협의회)에서는 ‘파파쿼터제’ 도입운동을 벌였다.

실제 육아휴직은 부모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러나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출산휴가자 대비 2003년 1.5%, 2004년 2.0%, 2005년 2.3%였고, 노동부에 따르면 2007년 6월까지 고용보험 피보험자 가운데 생후 1년 미만의 영아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78명에 불과했다.

통계에서 보듯이 남성들이 직장에서 육아 휴직을 사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아이는 여자가 키우는 것이 당연하다는 세간의 인식 속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남성은 아마 팔불출로 직장에서 ‘왕따’ 당할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육아휴직 급여가 월 50만원인 상태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현행 12개월인 육아휴직 기간 중 일정기간(1개월)을 반드시 남성이 사용하도록 의무화하자는 것이 파파쿼터제이며 여성계에선 남성의 육아휴직제 도입의 실효성을 위해 육아휴직 급여수준을 전 노동자 평균급여의 50%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육아는 여성의 권리만이 아닌 남성의 권리이기도 하며 육아가 남녀 모두의 권리라는 인식이야말로 여성계가 원하는 일, 가정 양립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육아휴직제와 파파쿼터제의 실효성 담보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의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드라마 제작자들에게 주는 한 가지 아이디어.
올 하반기엔 아이 기르기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어느 아빠의 고단한 보육기를 드라마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누가 알겠는가. 호주제 폐지의 공감대를 형성했던 ‘노란손수건’과 같은 히트작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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