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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된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둘러싸고 방송사들과 외주제작사들 사이의 힘겨루기는 한국의 방송계에서 자주 논의가 되는 문제이다.

흔히들 갑 과 을의 관계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을 발주하는 측과 외주를 받는 측의 계약에서 프로그램의 편성권과 중계권을 소유하고 있는 방송사들의 위상이 월등하게 우월했던 과거에는 프로그램의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는 외주제작사들은 소위 미운털이 박히는 탓에 일단은 프로그램을 따와야 하는 제작사들의 입장에서는 건방지게 저작권 따위를 요구했다가는 당하게 될 차후의 불이익 때문에 조신하게 발주 받은 프로그램의 제작에만 신경을 쓰던 시절이 있었고, 공중파의 독점시대가 다채널 시대로 변화되고 시장이 넓어진 만큼 제작사들의 위상과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과거의 갑과 을의 관계에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이와 같은 변화로 제작된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요구하는 제작사들과 새삼스럽게 무슨 저작권 운운하냐는 방송사들의 입장이 껄끄럽게 대립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내부적으로야 복잡하지만 우리나라의 방송계도 이제는 저작권, 그리고 지적 소유권에 관해 나름대로의 규칙이 생겨났고 방송 종사자들이 이 문제에 관해 고민한다는 것은 고무할 일이다.

저작권 문제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피디들에게도 중요 문제이고 때로는 골치 아픈 일이다.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료그림이나 음악을 사용하는 것부터 예전과는 달라졌다. 제작비가 충분하다면야 좋은 자료 그림 팍팍 사서 쓰고 멋진 음악 깔아서 프로그램 멋을 내고 싶지만 정말 쥐꼬리만한 자료구입 비용으로 살 수 있는 그림은커녕 책 몇 권 구입하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국내에서야 어떻게 해볼 수 있겠지만, 외국 취재 프로그램일 경우에 그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서울의 제작진들이 프랑스 취재에 관해 문의를 해올 때 자료그림 구입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론 가능하다. 프랑스는 민영방송국은 방송국 소유의 그림들은 자체적으로 판매를 하고 외주 프로그램들은 제작사(외주제작사에서 제작한 프로그램들은 저작권 때문에 방송사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VOD 서비스도 하지 못한다)에서 판매를 하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분당 800유로 정도에 판매한다.

국영방송(France television, F3 F3 F4 f5)의 경우 지상청구 게재권을 위해 방송된 프로그램을 1년간을 방송사에서 소유를 하고 그 후부터는 국립영상연구원 (INA,Institut National Adiovisuel)에서 관리 및 보수 판매를 담당하는데 가격은 뉴스의 경우 분당 400유로 선이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 하고는 프랑스에서 자료 그림 구입하기에는 제작비에 부담이 크다. 더구나 요즘 프랑스는 여름 세일이 한창이지만 자료그림은 세일도 없다. 프랑스에서 자료그림이 우리나라에 비해 비싼 이유는 물가의 차이도 있지만 지적 소유권 때문이다.

▲프랑스 드라마 <너만을 기다리며>(2004)

프랑스는 저작권과 지적소유권의 개념이 철두철미한 나라인 만큼 프로그램 또는 영상, 원고에 관한 저작권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회사가 존재한다.

SCAM(멀디미디어 권리소유자 회사)은 방송된 프로그램의 지적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기자, PD, 작가의 저작권 을 관리하는 회사로 현재 600여명의 국영방송 종사자들이 이 회사에 자신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등록해놓고 그 프로그램들이 재방이 되거나 DVD로 제작되어 판매 되는 경우 또는 다른 방송매체에 방송되거나 자료그림으로 판매 될 경우 일정의 지적소유권 배당금을 받고 있다.

민영 방송 같은 경우 회사와 프로그램 제작 당사자들의 계약으로 소유권과 지적 저작권의 배당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지만 국영방송국(France television, Radio France, Radio France international) 종사자들은 프랑스 방송법에 따라 프로그램의 제작자들이 지적소유권을 가지게 됨으로 프로그램의 재방송 또는 판매 시 짭짤한 보너스를 받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피디 작가들이 자신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이 재방송이 되고 DVD로 판매되고 해외로 수출 될 경우 방송사에 지적소유권 배당금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신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좋은 자료 그림을 구입을 고민하는 PD, 작가분들 지적소유권 배당금이라도 받아서 제작비에 보태면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지려나 ?
 
파리 = 이지용 통신원 / KBNe France 책임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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