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3~4시 KBS 제1라디오 〈뉴스와이드〉 앵커를 하고 있는 이상호 아나운서. 그는 역사 속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는 KBS 1TV〈한국사 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아나운서 사이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그는 KBS 〈시사투나잇〉(이하 시투)을 지난 6월까지 2년여 동안 진행하기도 했다.
“보도, 교양 장르의 프로그램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시청자들에게 ‘생각있는 사람’ ‘고민할 줄 아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다.”
〈시투〉는 이 아나운서가 입사 3년차에 맡은 프로그램이다. 그 전까지 이렇다 할 프로그램 진행을 맡지 않았던 새내기 아나운서가 매일 밤 생방송인 간판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시투〉는 내가 먼저 진행을 맡고 싶다고 뜻을 밝힌 프로그램이다. 입사 3년차로 새내기였지만 〈시투〉를 통해 세상에 대한 솔직한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투〉는 기존 뉴스처럼 기성화 되지 않은 매력이 있었고 진행하는 동안 나 자신을 스스로 치열하게 만들어 줬다.”
이 아나운서는 〈시투〉를 통해 세상에 대해 좀더 ‘깊고 넓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시투〉를 진행하면서 목요일마다 ‘낮은 목소리’ 취재를 나갔다. 〈시투〉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시투를 진행하기 전엔 잘 알지 못했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깨닫게 됐다.”
〈시투〉는 현재 맡고 있는 라디오 뉴스인〈뉴스와이드〉 진행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함께 진행했던 오유경 선배는 ‘기계적인 중립에 빠질 수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원칙은 〈뉴스와이드〉 진행에서도 마찬가지다. 멘트를 한 번 할 때에도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아나운서는 “평소 ‘부조리’에 관심이 많았다”며 “원래 꿈도 ‘아나운서’가 아닌 ‘기자’였다”고 밝혔다.
“기자는 정형화된 틀인 기사로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것이 제약이 있었다. 그에 비해 아나운서는 다양한 형식을 빌려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판단해 아나운서로 방향을 바꿨다.”
앞으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국제 시사 프로그램. “기회가 된다면 〈세계는 지금〉〈특파원 현장보고〉처럼 진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외에 나가 취재한 내용을 방송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아나운서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생방송 시사투나잇〉〈열려라 동요세상〉 〈정오뉴스〉등을 진행해 왔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