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MBC PD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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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집아저씨’ 김영희 PD가 제13대 MBC PD협회장에 당선됐다. 단독 후보로 출마한 김 PD는 지난 27일~29일 실시한 투표에서 93.4%의 찬성표를 얻어 차기 PD협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PD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PD들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며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요즘 방송환경이 많이 변하고 있잖아요. 거기에 맞춰 PD들의 위상도 변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PD들도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죠. 그동안 PD들이 하는 일과 영향력에 비해 사회적․경제적 대우는 별로 좋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를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의 PD협회장 선거 출마는 사실, 의외였다. 그 또한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하지만 3개월 전부터 여기저기서 출마 권유를 받았고, 선후배․동료들의 “집요한 설득”에 결국 넘어갔다.

▲MBC 제13대 PD협회장에 당선된 김영희 예능 PD

“최근에 한 달 정도 중국 여행을 다녀왔어요. 실크로드를 따라간 여행이었는데, 여행을 마무리할 즈음, 생각이 바뀌더군요. 혼자서 너무 힘들게 다닌 탓인지, 문득 ‘동지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위의 동지들 생각이 많이 났고, 그러다보니 행복해졌어요. 그래서 ‘동지들을 믿고 해보자’ 했죠.”

김 PD는 9월 5일 취임식을 갖고 2009년 9월까지 2년 간 MBC PD협회장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2년이란 시간은, 그가 방송 현장을 떠나 있었던 시간과 일치한다. 그는 2004년 말, 〈!느낌표〉 2탄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이후 2005년 3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예능국장을 맡으면서 현장을 떠났다. 그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느라 1년여를 보냈고, 최근 5개월 동안은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MBC 차세대 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그렇게 2년 동안 외도를 하고 나니 방송 현장이 그리웠다. 그래서 언제든 돌아갈 준비를 하고, 벌써 프로그램 기획까지 해뒀다.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벌써 예능국장에게 ‘이런 시간대에 이런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까지 해뒀어요. 지금은 MBC 프로그램들이 잘 나가고 있지만, 어려울 때를 위해서 나를 ‘대타예비군’으로 기용해 달라고 했죠. 성공시킬 자신이 있거든요. 올 가을이든, 내년 초든, 여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돌아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김 PD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라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편견을 깬 일등공신이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경규가 간다’를 필두로 〈칭찬합시다〉,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눈을 떠요’, ‘아시아 아시아’ 등에서 ‘공익적 오락프로그램’의 가능성을 실험했고, 모든 실험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가 ‘공익적’이고 건전한 오락 프로그램만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오락 프로그램이 즐거우면 그게 공익적인 것”이라는 그는 지금 구상 중인 프로그램도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보다 좀 더 오락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웃음을 공익으로 환원할 줄 아는 그는 PD협회 운영도 “재미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D의 영향력은 문화적인 영향력이 크다고 봅니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PD들의 위상이 정립돼 있지 않아요. PD협회에도 저널리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드라마․시사교양․예능․스포츠․편성 등 PD들이 다양한 일을 하는 것처럼 PD에 대한 정의도 다양해져야죠. PD협회의 행사도 문화적 측면을 강조한 행사로 꾸밀 계획입니다.”

김 PD는 ‘문화권력자’로서의 PD의 역할을 강조하며 그 권위는 시청자로부터 주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런 만큼 언제나 시청자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D들의 존립기반은 시청자들입니다. 시청자를 잊지 않고 늘 염두에 두며 방송을 한다면 대우 받는 PD가 되지 않을까요? ‘시청자 제일주의’를 지키면 PD들은 대우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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