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문보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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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종영한 KBS〈하늘만큼 땅만큼〉(월~금 오후 8시 25분, 이하 하땅)은 방영 내내 시종일관 따뜻한 시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을 그려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하땅〉은 ‘불륜’ ‘악역’ 하나 없이 평균 시청률 30% 이상을 얻었다.

지난 1월부터 8개월 동안 〈하땅〉을 이끌어온 문보현 PD는 “제가 드라마에서 나쁜 사람을 잘 못 만들었다”며 “몇 년 전만해도 PD로서 극에서 악역을 못 만드는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가족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일일극’ ‘주말극’에서는 악역없는 서민들의 모습을 그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문 PD의 ‘악역없는 드라마’는 ‘가족’이 소재가 되는 주말극과 일일극으로 태어났다. 문 PD가 연출한 주말극, 일일극은 〈하땅〉이 4번째 작품으로 2001년부터 일일극 〈사랑은 이런거야〉, 일일극〈백만송이 장미〉, 주말극 〈슬픔이여 안녕〉 등을 연출해왔다.

특히 〈백만송이 장미〉,〈슬픔이여 안녕〉과 〈하땅〉은 최현경 작가와 함께 작업했다. “다행히 최 작가도 악인을 못 그렸다(웃음). 그럼 점들이 잘 맞아서 계속해서 작품을 함께하는 것 같다.”

문 PD의 드라마에는 유난히 긍정적으로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무영(박해진)부터 〈슬픔이여 안녕〉의 정우(김동완) 등은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캐릭터로 드라마의 현실성을 떨어뜨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느 정도 현실성이 없는 부분 인정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가장 ‘긍정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드라마에만 등장하는 판타지일 수 있어도 말이다.”

문 PD는 건강한 사람들이 모여서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드라마에서 나누고 싶었다. “삶은 소소한 일상이 모이는 것이다. 연속극은 미니시리즈에 비해 극적 갈등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연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상이 잘 묘사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작가와도 삶의 순간들이 잘 묻어날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했다.”

하지만 문 PD는 자신이 연출하는 드라마 형식이 정형화 되는 것을 경계했다.

“앞으로도 ‘가족’이라는 주제에는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다. 가족이라는 틀조차 없는 사람들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다. 그런 가운데 드라마 형식은 계속 변화해나갈 생각이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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