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⑩ SBS 러브FM ‘마음은 언제나 청춘’ - 유영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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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또는 연애 편지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직접 진행자와 대화를 한다. 시대가 변해도 라디오는 사람들의 삶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PD저널>은 매주 우리 시대의 라디오 스타를 찾아 그들을 통해 라디오의 매력을 듣기로 했다.   <편집자주>

노년을 사랑하게 만드는 프로그램  

청춘은 언제나 즐겁다. 누구나 청춘이고 싶다. 그런데 간혹 사람들은 젊음이 곧 청춘이라고 오해한다. 그래서 “늙으면 죽어야 돼”란 한탄이 나온다. SBS 러브FM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매일 오전 5시 5분~6시. 이하 <청춘>)은 “늙으면 죽어야 돼”가 아니라 “늙어도 재밌게 사네”를 느끼게 한다.  

▲유영미 아나운서

<청춘>은 이미 SBS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이란 기록을 깬 지 오래. 그리고 그 기록의 한 가운데엔 14년 동안 한결 같이 프로그램을 지키고 있는 SBS 유영미 아나운서가 있다. 

“<청춘>이 이젠 제 생활의 일부가 됐어요. 라디오 스튜디오가 어느 곳보다 편안하고, DJ를 할 때 즐겁고 재밌습니다. 사실 30대에 처음 DJ를 맡았을 땐 공부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했거든요. 그런데 40대가 되고 보니 스스로 느껴지는 게 많아요.”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재밌는 일도 많다. 특히 ‘어르신’들과 함께 방송하다 보면 다른 DJ들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매일 저희 프로그램을 듣는 분이 계셨는데, 새해 인사를 드리니까 우체국 소액환으로 용돈을 보내주신 거예요. 만원을 보내주셨는데 처음엔 아까워서 못 쓰겠더라고요. 그런데 안 쓰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보내주신 만원은 복사해 놓고, 돈은 썼죠. 호호호.”

유 아나운서가 라디오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인‘인간미’와 ‘정’을 몸소 체험한 순간이다.

‘어르신’들과 함께 방송한다고 유 아나운서가 그저 예의바른 DJ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끔 어르신들 흉도 보면서 ‘친구’ 같은 역할을 한다.

“어르신들이 다리에 힘이 없으니까 치마를 입고 다리를 자꾸 벌리고 앉아 계실 때가 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보기엔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죠. 그래서 방송에서 다리 벌리고 앉지 말라고 솔직하게 얘기해요. 들을 땐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생활의 작은 상식이 되는 것 같아요. 다음에 치마를 입게 되면 한 번이라도 더 조심하게 되고요.” 

때로는 어르신들에게 자신의 유언장이나 묘비명을 써보라는 숙제를 내주기도 한다.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것이기에 쉽지만은 않은 숙제.

“묘비명이나 유언장을 써보라는 숙제를 내면 어르신들도 고민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죠. 그런 걸 써보면 인생이 나오는 것 같아요. 나를 돌아보는 얘기를 하게 되는 거죠.”  

유 아나운서는 “노년을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다”며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동안 열풍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지적했다.

“지금은 젊음만 찬양받는 시대예요. 거기서 오는 위축감이 있게 마련이죠. 그런데 그건 왜곡된 거예요. 60대 할머니가 20대 몸매 자랑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와~’ 이러는데 전 별로 멋있게 안 보이더라고요. 그 몸매를 갖기 위해 포기하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있지 않았을까요?”

유 아나운서는 “늙는 것을 너무 거부하지 말고,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말고 자연스럽게 존중하고 받아들이자”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에겐 열정이 있지만, 노인들에겐 삶의 여유, 완숙함이 있기 때문. 중요한 것은 적당할 때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다 알차게, 재밌게 보낼 수 있도록 뇌의 주름살, 마음의 주름살을 펴주는 다림질 역할을 해주고 싶다”는 유영미 아나운서. 어르신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달해주는 유 아나운서에게서 언제나 즐거운 청춘이 느껴졌다. 오늘도 유 아나운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노인들과 “청춘으로 하나가 된다”.

유 아나운서는 현재 <뉴스와 생활 경제>, <부부솔루션 미안해, 사랑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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