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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일본여성과의 대화 상황
(뻔한 한국드라마 얘기 이후 소재를 못찾고 방황 중)
- 저...미래소년 코난 알아요?
- 미래소년이 뭐예요?
- 코난. 미야자키 하야오.
- 아--- 코난! 어렸을 때 아빠랑 매일 봤어요. 너무 재밌어요.

아, 월인천강(月印千江)이라 했던가. <미래소년 코난>이라는 달은 일본 쿄토에서 자란 여자아이에게도 바다건너 강릉에 살던 남자아이에게도 골고루 그 빛을 뿌려줬다. 핵전쟁 후의 디스토피아라는 우울한 캔버스에 그려낸 눈부신 동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폐허를 딛고 다시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는 유쾌한 영웅 코난에게 열광적 지지를 보냈다.

꿈꾸는 소녀 라나, 듬직한 포비, 마초 다이스 선장, 프랑켄슈타인 같던 라오 박사... 지금 당장이라도 그 캐릭터들이 기억 속에서 걸어나와 거리를 활보할 것만 같다.
중학생쯤 되었을 때, 일본만화라는 사실을 대충 눈치채고 느낀 국수주의적인 환멸도 코난의 마력을 빼앗아가지 못했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반갑다’더니, 코난 얘기만 나오면 서로 킥킥 웃는 공통의 정서가 나와 한국의 30대에게 존재하는 걸 느낀다. 그리고 이런 정서가 일본사람에게도 먹힌다는 사실! 지금 당장 확인해보셔도 좋다.

권기덕 OBS 경인TV PD

 

<미래소년 코난>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1978년 연출한 일본 TV 애니메이션영화로 NHK에서 1978년 4월 부터 10월까지 총 26회 시리즈로 방영됐다. <미래소년 코난>은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원작은 알렉산더 케이의 과학소설 <살아남은 사람들>. 가공할 무기로 인한 전쟁으로 모든 대륙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괴력을 가진 소년 코난과 태양 에너지의 비밀을 알고 있는 과학자 라오 박사의 손녀 라나가 레프카의 세계 정복 야욕을 막기 위해 벌이는 모험을 담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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