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한국100년…종말론> 오락가락 끝에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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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몸사리기·전도관 가처분 신청 등으로 한때 불방될 뻔

지난 5월 31일 방영을 3일 앞두고 급작스런 방송유보조치를 통보받은 MBC의 <한국100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의 ‘2000년은 없다-혹세무민 종말론’편은 정규편성대로 어제(3일) 방송되었다. 방송은 별탈없이 진행됐지만 이번 사건은 많은 문제점들을 표출시켰다. 먼저 사건은 5월 31일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노성대 사장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회의 중 노 사장은 “공적기여금 문제 등 회사에 시급한 현안이 많은 시점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면서 “MBC가 에 이어 <한국100년…>으로 종교와 전쟁을 벌이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 사장은 해당 프로그램을 소개한 모일간지 기사의 “MBC ‘종교와의 전쟁 끝나지 않았다’”라는 제목을 문제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이러한 노 사장의 입장은 교양제작국장을 통해 제작진에게 전달되면서 반발에 직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대부분의 교양제작국 PD들은 “이미 예고까지 나간 프로그램을 방송 며칠전에 내용의 결함이 아닌 회사 이미지를 들먹이며 유보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담당 PD인 김태현 PD 역시 “이미 6주전에 기획안이 제출되었고 이미 촬영까지 끝난 프로그램에 대해 갑자기 방송유보라니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MBC노조는 회사측과 공정방송협의회를 열고 방송유보조치를 항의했으며 교양제작국 PD들 역시 총회를 통해 회사조치에 대한 반대의사를 확인했다. 한편 천부교전도관측은 <한국 100년…>의 방영분에 포함된 자신들 관련 내용에 대해 방영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는데 일선 PD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노 사장은 공방협을 통해 일단 방영금지가처분소송의 판결 결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방송을 해도 좋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방송 2시간 전인 3일 밤 9시 법원이 천부교 전도관측의 방영금지가처분 신청의 모든 부분을 기각함으로써 방송여부가 불투명했던 <한국 100년…>은 방송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회사 이미지 등을 이유로 방송유보 움직임을 보여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사회비리 고발에 적극적이어야 할 공영방송이 제작진의 의사에 반해 몸을 사렸다 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김태현 PD는 “이제 어떤 PD가 MBC에서 종교관련 내용을 제작하려 하겠느냐”며 “비록 방송은 나갔지만 이번 사건은 PD들의 취재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이 프로그램의 생사(生死)를 가름했던 것이 방영금지가처분소송에 대한 법원의 심리결과였다는 점은 MBC가 현재 방영금지가처분소송에 대해 헌법소원을 준비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아이러니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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