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⑬ SBS FM ‘배칠수·전영미의 와와쇼’ - 배칠수,전영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깊은 밤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또는 연애 편지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직접 진행자와 대화를 한다. 시대가 변해도 라디오는 사람들의 삶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PD저널>은 매주 우리 시대의 라디오 스타를 찾아 그들을 통해 라디오의 매력을 듣기로 했다.   <편집자주>

배꼽잡고 깔깔대며 웃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프로그램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성대모사의 달인 배칠수와 전영미 두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거물급 인사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해 배꼽을 간질인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골라듣는 재미가 있는 SBS 러브FM(103.5MHz) <배칠수·전영미의 와와쇼>(연출 이재춘, 월~금 오후 2시 20분).  5년째 동고동락하며 프로그램을 만든 36살 동갑내기 진행자, 그들의 라디오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들이 처음 만난 것은 6년 전 MBC 코미디 <오늘 밤 좋은 밤>이었다. 서로에 대해 의외로 좋은 첫 인상으로 출발한 그들은 성대모사라는 공통된 장기로 <와와쇼>를 이끌어 가고 있다.

▲ SBS 러브FM(103.5MHz) <배칠수·전영미의 와와쇼>

배칠수 씨는 노무현·김대중·김영삼 대통령부터 이회창·이명박·손석희·최양락 등 수십 명의 유명인들을 완벽하게 흉내 낸다. 전영미 씨 역시 백지연·강금실·박근혜·전도연·이영애 등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한다.

이렇게 거물급 인사들을 흉내 내다 보니 문제도 생기는 법. 전영미 씨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성대모사를 할 때 수첩을 뒤적이면서 ‘검증이 된 겁니까’하고 박 전 대표 흉내를 냈더니 시청자게시판에 박 대표를 희화화 한다고 항의 글이 올라왔다”면서 “대선이나 민감한 국면에는 둘 다 민감한 성대모사는 자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끼가 많은 두 사람이지만 TV보다는 라디오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배칠수 씨는 “제가 버라이어티에 나가 웃자고 한 얘기는 다른 사람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한 번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카메라 감독님이 제 농담을 듣고 ‘너 화났어?’하고 물어보며 스스로 NG를 내시더라고요. 이후에도 그런 일이 많아 웬만하면 얼굴이 안 나오는 라디오에서 목소리로 청취자들을 만나려고 하죠”라며 웃을 수 없는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런 소소한 아픔이 있는 그들이지만 라디오는 매력 있는 매체라고 입을 모은다. 전영미 씨는 “택시를 탔을 때 제 목소리를 듣고 방송 때 제가 한 어릴 적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해주시는 택시기사분이나 우리 둘의 세세한 대사들이나 실수들을 잡아내 ‘청취자 장기자랑’ 시간에 우리 둘의 목소리를 똑같이 성대모사 하는 분들을 볼 때는 ‘와!’하는 탄성과 함께 고마움을 느낀다”며 청취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억에 남는 청취자에 대해 두 사람은 입을 모아 ‘군포 이씨’를 떠올렸다. 배칠수 씨는 “전형적인 직장인인 ‘군포 이씨’는 회사의 프로젝트를 망치고 대리로 강등되고 지방으로 좌천됐는데 입사동기인 김 씨가 부장으로 승진하자 그 한을 방송에서 풀어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다시 돌고 돌아 김 부장이 전화가 와 방송에서 회포 아닌 회포를 풀어 참 많이 웃었다고 한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아옹다옹 30대를 보냈다는 그들. 배칠수 씨는 <와와쇼> 첫 방송 때 낳은 자신의 아이를 보며 프로그램의 세월을 느낀다고 한다. 맛깔스런 성대모사로 ‘와!’ 소리 나는 <와와쇼>의 롱런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