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빛] “내겐 참 행복한 각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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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제 [覺醒劑](사전전 의미) : [명사]<약학> 중추 신경을 흥분시켜 잠이 오는 것을 억제하고 피로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 습관성, 중독성이 있어서 제조와 판매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각성제 [覺醒劑](나의 의미) : 작은 파동으로 나를 흥분시키면서 일상의 기면증에서 나를 해방시키고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약 아닌 약. 나에겐 습관성, 중독성은 있지만 제조와 판매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지 않다.

 ‘매일매일 새로워 져야지’ 하면서 그렇지 못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것은 날마다 어제와 다른 상황과 환경을 접하면서도 특별히 흥분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무료 하거나, 또는 답답할 때 습관처럼, 중독처럼 펼쳐보는 것이 나에겐 한 가지 있다. 난 스스로 이 대상을 ‘각성제’라 부른다.

그  각성제는 바로 EBS의 〈지식채널 e〉다. 처음 이 영상물을 모니터를 통해 접했을 때,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젠 습관적으로 EBS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다시보기를 클릭한다. 이 영상물을 볼 때 마다 느끼는 감회는 항상 새롭다. 내 정신을 딴딴하게 감금하는 누에의 작업같은 감회가 들기도 하고, 종점이 어디쯤 인지 모를 먼 여로에서 휴식조차 두려운 조바심을 느낄 때도 있고, 누군가 동행해 주었으면 하는 안타까움도 느끼곤 한다. 이 모든 것은 사회적, 문화적 부조리에 둔해져 있는 내 세포를 잠 깨우는 일종의 의식 같은 거다.

특히 최고의 매력은 형용사가 난무하는 내레이션이 없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에겐 언제든지 맘만 먹으면 중독처럼 먹게 되는 각성제인 것이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이 프로그램 제작진의 회의 탁자 위에 음료수 한 박스라도 놓아 두고 싶다.

 

최영기 독립 PD

 

EBS 〈지식채널 e〉는?
2005년 9월 첫 방송한 EBS〈지식채널 e〉는 ‘5분’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새삼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이다. 2007년 한국방송대상 생활 정보TV부문 수상을 비롯해 제18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실험정신상, 제8회 남녀평등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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