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5% VS 525,900명
시청률 VS 시청인구수
최진용(MBC 파리주재 PD특파원jinyong@worldnet.fr)

|contsmark0|이 곳에 머무른 지가 3년 남짓 되면서, 매사를 볼 때마다 우리와 비교하는 게 버릇처럼 되었습니다. 아마도 너무나 다른 두 문화권에 양다리를 걸친 자로서 어쩔 수 없음이라 볼 수도 있겠지요.처음에 차이에만 주목하게 되더니 요즘엔 자꾸 유사함에 눈길이 거는 걸로 봐서도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 하고 느끼기도 합니다.방송을 보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건 방송계의 화제거리에 접할 때이건 곰곰이 생각해보는 건 항상 우리와의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소해 보이는 차이들의 배경에는 대개 드러난 것 이상으로 사회적, 문화적으로 상이한 습성들이 뿌리처럼 자리잡고 있음을 깨닫기도 합니다.가령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나타내는 방식을 놓고 보더라도, 프랑스에서는 5월 27일 방송된 프로그램들 중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를 이백칠십팔만칠천이백육십구명의 시청자가 보았다고 말합니다. 시청점유율로 말하면 16.5%이지만 시청률로 말하기보다는 몇 명의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는 표현을 더 많이 합니다. 여기서 1%의 시청률은 네 살 이상의 연령층 중 525, 900명의 시청자를 의미합니다. 같은날 kbs <추적60분>의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서 말할 때 12.9%의 시청률을 올렸다고만 말하는 우리하고는 사뭇 다른 방식입니다. 여기서 통계 방법론의 정확도와 접근 방법의 과학성을 놓고 높낮이를 따지자는 건 아닙니다. 물론 우리도 추산하면 몇 가구 몇 명의 시청자가 어떤 프로그램을 시청했는지는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끝자리 수까지 빼지 않고 몇 명의 시청자가 그 프로그램을 보았다는 표현은 별로 안하는 것 같습니다.시청률로 말하는 것과 시청인구수로 말하는 것이 그게 그거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겠습니다만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단순한 경쟁 지표를 드러내는 시청률보다는 몇 명의 시청자가 봐주었느냐라는 수치가 훨씬 의미있는 통계치인 듯도 싶습니다. 특히나 질적으로는 좋으나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의 경우 예컨대 2%의 시청률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백이십육만이천백오십구명의 시청자들이 감동을 받았다라고 표현하는 쪽이 바람직해 보이기도 합니다.문화적으로 대국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나라에서 변방 출신 이방인으로서 주목하게 되는 차이라는 게 결국은 우리가 못 가진 것들에 대한 선망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면 지난 3년은 끊임없이 콤플렉스를 확인하는 세월이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 선망은 자주 우리가 이르러야 할 지평을 제시해주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오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요.파리 통신을 마감하려 하니 소개하려다 못한 것들도 많이 아쉬운 감도 들지만 저는 “pd는 프로그램으로 말해야 한다”라는 선배들의 가르침을 아직도 금과옥조처럼 여기기에 pd의 펜은 카메라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기에 못다한 말들은 돌아가서 카메라로, 프로그램으로 하고자 합니다. pd는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 때가 가장 행복한 때입니다.
|contsmark1|※ 이번 호를 끝으로 해외리포트-파리통신을 마칩니다. 필자인 최진용 pd는 pd특파원 임기를 마치고 오는 6월 9일 귀국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해외리포트-파리통신을 집필해 주신 최진용 pd와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contsmark2|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